지속가능 미래를 만드는 선도적 키워드

사회공헌, 함께 합시다 “사회적 가치 실현에 무게를 두겠습니다.”라고 선포한 SK 최태원 회장. “착한시민 기업시민이 되겠습니다.”라고 선포한 포스코 최정우 회장. 두 수장이 서로 손을 맞잡은 이날 만남은 사회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 대처하는 기업의 적극성을 보여주었고, 당시 모인 관중으로부터 큰 갈채를 받았다. 사진=이춘선 기자

 

지난 11월 3일 포스코(회장 최정우)는 서울 테헤란로 포스코센터 1층 아트리움에서 ‘기업, 시민이 되다’를 주제로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공유의 장’ 행사를 개최하였습니다. 그룹 임직원, 정부 기관장, SK 경영진, 전문가 및 일반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6대 대표사업 실천다짐식, 포스코그룹 기업시민 성과 및 벤처플랫폼 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최정우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100년 기업을 지향하는 포스코는 기업시민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와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모범시민으로 거듭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포스코와 같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SK 최태원 회장이 ‘사회적 가치와 기업시민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도 했습니다.

오후 내내 진행된 행사를 보고 난 뒤 포스코와 SK그룹, 무엇으로 묶일 수 있을지 생각했습니다. 이를 최태원 회장의 강연을 중심으로 해서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편집자 주)

 

키워드① 함께 가는 선도적인 기업들

이날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카이스트 이지환 교수는 두 기업을 ‘선도적인 기업’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무엇을 가지고 이렇게 말했을까요? 이교수는 우리 사회에 산적한 문제에 주목하였습니다. 그리고 유엔이 천명한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해결 주체로 기업을 지목하였습니다. 정부는 세금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비영리재단은 기부금으로 동참을 하지만, 기업은 수익 창출을 통한 자산 증식이 가능하기에 여러 난제들을 푸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포스코는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채택하였고, SK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최대 과제로 추구하고 있습니다. 기업시민은 “기업에 시민이라는 인격을 부여한 개념으로, 현대 사회 시민처럼 사회발전을 위해 공존·공생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주체를 의미”하고 있고,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고객과 사회가 요구 하는 사회적 가치를 충족시켜야만 기업의 지속성장과 생존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기업시민’과 ‘사회적 가치’, 이는 기업만의 독자적 성장 가치관에서 벗어나 더불어 함께 가는 성장 가치관으로의 대대적 전환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에 공감하는 기업들이 많지 않아 포스코와 SK는 만나게 되었고, 둘은 표현 방법만 다르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지환 교수가 말한 ‘선도적인 기업’이라는 말은 대단히 정확한 평가가 되는 것입니다.

이날 강연에서 최태원 회장이 한 말을 보겠습니다.

“사회적 가치 이야기를 10여년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정착되지 못했습니다. SK 혼자 하니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힘들어서 왔습니다.(모두 웃음) 포스코도 대기업이고 SK도 대기업이라고 하지만 이는 상법에나 있는 것입니다. 사이즈가 크다고 해서 대기업이 아닙니다. 많은 데이터를 가져야 합니다. 유무형 자산을 공유해야 합니다. 

공유는 남이 쓸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데이터, 아이디어, 다른 사람들도 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요즘은 자동차도 공유 하고, 옷도 공유하고, 부엌도 공유합니다. 그런데 기업끼리는 잘 안 합니다. 이는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나만 독점으로 쓴다는 생각은 버리고, 공유를 통해 기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삽니다.”

이 말은 최정우 회장이 강조한 “기업이 이윤 추구 활동만 열심히 해서는 영속할 수 없다는 반성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면과 같습니다. 이와 같은 공감이 서로를 한 데 모일 수 있게 했습니다. 분명 인류가 안고 있는 어려움들을 극복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앞장서서 간다는 두려움은 있지만, 이제 둘이라도 함께 가니 멋진 결과를 낼 것입니다.

 

긍정적 선순환의 바탕은 감사나눔

 

SK 최태원 회장이 “우리도 살기 위해서 ‘생존을 위해서’ 글로벌 트렌드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에 기반한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리스크를 반영하고 등등의 일들, 힘들고 어렵습니다.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라는 진심어린 고백에 최정우 회장이(사진 내 원 안)이 공감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이춘선 기자

 

키워드② 우리가 살아야 나도 산다

이날 패널 토론에서 양원준 포스코 기업시민실장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기업시민 포스코가 추진하는 여섯 가지 대표사업은 이렇습니다. 동반성장, 저출산 해법, 바다숲 조성, 청년 취업과 창업 지원, 벤처 플랫폼 구축, 글로벌 모범시민 되기입니다. 이러한 사업들이 포스코만이 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모든 기업이 행하는 보통명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업무와 일상에서 한 발짝 나아가다 보면 산업생태계가 더 강건해질 것입니다.”

기업들이 왜 이처럼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질까요? 사회가 안정적으로 지속되어야 그 안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도 존재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이에 대한 인식이 약했습니다. 기업은 돈을 버는데 전력을 쏟고, 그 돈의 일부를 사회공헌기금으로 내놓으면 되었습니다. 그 외 부분은 정부와 비영리재단이 주도적으로 행하면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기업은 열심히 돈 벌어 세금만 충실히 내면 의무를 다 한다고 여겼습니다.

최태원 회장의 강연 내용을 또 보겠습니다.

“전통적으로 기업은 경제적 가치 창출이 본래 목적이었습니다. 경제활동 이익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면 국가는 기업과 개인이 하기 어려운 안보, 복지, 분쟁, 교육 등을 맡아서 사회를 안정적으로 지속시켰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회적 가치이든 기업시민이든 기업이 해결 주체로 적극 참여해야만 한다는 마인드가 생겼습니다. 이는 글로벌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최 회장이 ‘새로운 마인드’를 갖게 된 과정도 그의 말을 통해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는 기아, 질병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교육, 젠더, 경제 양극화, 빈부 격차 등 백 가지, 천 가지가 넘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태평양에서 한반도 여섯 배 사이즈로 떠다니는 쓰레기 섬입니다. 이거 다 우리가 만든 것입니다. 대기오염으로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하는 연간 사망자가 3백만 명입니다. 세계 청년 인구 18억 명에서 5억 명이 실업이나 불안정 고용 상태입니다. 전체 시각장애인 가운데 3퍼센트만이 점자를 읽을 수 있습니다. 장애인 교육 불평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경제적 가치 창출로 풍요해졌지만 새로운 문제가 많아졌습니다.” 

이 대목만 들으면 대기업 회장의 발언이라기보다 인류를 걱정하는 학자나 비영리재단 이사장의 울분 같습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 최태원 회장의 세계 인식입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사회는 점점 더 불안정해집니다. 미래로 가면 갈수록 힘들어집니다. 사회 문제 발생속도는 빨라지고 해결속도는 늦어집니다. 이제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발생속도는 늦어지게 하고, 해결속도는 빠르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새로운 마인드이고, 새로운 트렌드입니다.”

바로 사회가 지속가능해야 기업도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인식, 즉 우리가 살아야 나도 산다는 가치관이 확고히 뿌리를 내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키워드③ 시민이 고객이다

칼럼을 통해 ‘기업시민’ 개념을 언급 해온 송호근 포스텍 교수는 이날 “기업 시민 포스코가 시민들과 같이 공감과 혁신의 매뉴얼을 만들어나가기를 다같이 기원하겠습니다”라는 축사를 했습니다. 송교수가 말하는 기업시민의 역할은 3P로 요약됩니다. ‘공론장에 참여 하고(participant), 혜택을 공여하고 (provider), 시민권을 촉진(promoter) 한다’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을 이끄는 최태원 회장은 기업시민과 일맥상통하는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을까요? 강연 내용을 보겠습니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가격을 형성하는 전통적인 시장이 사라졌습니다. SNS를 하다 보면 새로운 제품을 공유하게 됩니다. 좋다고 하면 그냥 사기도 합니다. 공급과 수요를 좇아가지 않습니다. 개별적인 시장들이 부서졌습니다. 그렇지만 개별 고객들은 알 수가 있습니다. 즉 전에는 불특정 다수가 가격으로 만났으나 이제는 공급자와 수요자 한 사람이 일대일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급자, 수요자 모두 더 많은 인포메이션과 데이터를 원합니다. 

여기에서 고객들은 사회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합니다. 가령 육아를 하는 경우 옷을 사야 하는데 오래 쇼핑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 수요자에게 육아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게 옷 소비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시장의 변화 트렌드를 읽어낸 최태원 회장은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이렇게 말합니다.

“고객들은 기업의 사회활동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기업은 저런 사회공헌 활동을 하기에 지지한다고 말합니다. 글로벌 기업이 이런 걸 잘 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구글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장애인 문제 하나만을 다루었습니다. 세계 인구의 15퍼센 트가 장애인이라고 한다면 그들도 중요 고객이기는 하지만 뭔가 다른 게 있지 않았을까요? 

이 문제를 다루는 것도 돈 버는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는 저도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구글도 살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장애인 의제를 다루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돈을 벌었던 방식이 통하지 않을 수 있으니 새로운 방향을 찾는 것입니다.”

이제 최태원 회장은 자신이 말하고 싶은 SK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우리도 살기 위해서 생존을 위해서 글로벌 트렌드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에 기반한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리스크를 반영하고 등등의 일들, 힘들고 어렵습니다.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모두 웃음) 사회적 가치가 달가워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도 변해야 하니까, 그게 글로벌 트렌드이니까 어렵더라도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이중 가장 큰 변화는 고객이 시민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입니다. 내 물건을 사는 사람도, 협력업체도 고객인데, 그 고객이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시민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디지털 세상이 만든 새로운 변화 트렌드입니다.”

직설적이면서도 솔직한 최 회장의 토로에 많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키워드④ 긍정적 선순환과 감사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세상은 정말 발생속도는 빠르고, 해결속도는 느려지고 있습니다. 그에 따른 부정과 긍정의 양면이 크게 충돌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자동차 산업이 본격화되면서 마차 관련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자동차가 많아지면서 제철소가 많이 생겼습니다. AI가 많은 일자리를 앗아갈 거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는 피해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기술 발전을 막을 수도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모두 웃음) 즉 장사하는 방법을 달리하면 됩니다. 바로 사회적 가치 추구입니다.

그럼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하는 것도 힘든데, 싫습니다. 사회적 가치나 사회공헌이나 다 내 돈을 남한테 주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입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적 가치는 사회공헌을 하는 게 아니라 고객한테 새로운 가치를 전해주는 것입니다.내 고객한테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사회적 가치 추구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쏟아냈습니다. 계속 들어보겠습니다.

“관성이 있습니다. 이를 바꾸라는 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내가 변하는 것은 어렵고 남이 변하는 것은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말합니다. 모든 게 긍정적으로 변할 거라고 말입니다. 이러한 긍정적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로가 힘을 보태고 도와주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바뀌고, 긍정적 선순환의 바탕을 마련하는 길, ‘감사나눔 운동’이 최고의 툴(tool)입니다. 감사합니다.

 

 

 SK 최태원 회장에게 묻다

“이해관계자들의 모든 행복을 바랍니다”

 

최태원 회장의 강연장에서 세 건의 질의응답이 있었습니다. 소개합니다.

 

질문① : 포스코 원료실 이동준 과장입니다. 회장님과 SK의 최종 목표는 무엇입니까?

최태원 회장: SK에는 최종현 선대회장이 만든 ‘SKMS(선경경영관리시스템)’이 있습니다. 여기에 ‘기업은 영구히 존속 발전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종 목표는 쓰지 않습니다.(모두 웃음). 그래도 목표가 있다면 사회적 가치 추구로 구성원들이 행복한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SK뿐만이 아니라 우리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도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어야 우리도 행복해지기 때문입니다. 남의 행복을 빼앗아서 우리의 행복을 도모하지는 않습니다.

 

질문② : 마케팅운영그룹 김가은 대리입니다. 오늘 생신인 걸로 알고 있는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모두 박수). 기업으로서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 포스코 직원들 위해 짚어주세요.

최태원 회장: 한 마디로 말씀드린다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속가능 사회를 위해 사회적 가치 측정, 경제적 가치 측정 등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에서 기업들의 연합이 이루어진다면 좀더 나은 소사이어티, 당장 무너지지 않은 소사이어티를 만들 것입니다. 이것이 이 시대 기업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질문③ : 전기전자마케팅실 김준희입니다. 사회적 가치 추진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말씀해주세요.

최태원 회장: ‘내가 변하기 싫으니까 네가 변해라’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니가 가라 하와이(모두 웃음) 식의 냉소주의를 탈피해야 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막힌 방법은 없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꾸준히 찾는 노력만이 이를 해결합니다. 감사합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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