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일 의학박사의 건강이야기

 

생명체는 광선 없이는 살 수 없다. 광선과 색깔은 인류 역사상 오랫동안 하나의 치유의 수단으로 사용 돼 왔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병원과 연구소에서 그 효능에 대해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된 것만도 온전 파장 광선(full-spectrum light)이나, 자외선(ultra-violet light)이나 색채 광선(colored light)이나 레이저 광선(LASER) 등이 만성 통증, 우울증을 비롯해서 면역계 질환이나 심지어 암까지도 어떤 측면에서는 임상적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선요법이란 자연 햇빛이나 인공 광선을 이용하여 인체의 생리적 변화를 유도하는 요법이다.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의 원조로 알려져 있는 차라카란 의사는 이미 기원전 6세기경에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 햇빛을 이용했었다. 1970년대에 들어와서는 현대의학에서도 사람들의 행동이 광선의 노출과 관계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낮이 긴 봄과 여름에는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유 없는 행복을 느끼고, 생활에 만족을 느끼며, 일에 대한 의욕이 왕성 해지지만, 밤이 긴 가을과 겨울이 되면 반대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정서는 불안해지며, 이유 없이 울적해지고, 심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고, 불면증을 호소하고, 식욕 부진에 빠지거나 폭식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봄이 오면 다시 기분이 들떠지는 계절적 주기가 해 마다 반복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따라서 이러한 계절성 정서 불안증 환자에게 햇빛을 많이 노출시키는 것이 하나의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이론이 성립된다.

인체에는 여러 가지 리듬이 있는데 이들 모두 호르몬과 기타 화학물질에 의해 조절된다. 어떤 시간이 되면 졸음이 오고 또 어떤 시간에는 잠이 깨는 소위 수면-각성 주기도 이러한 리듬 중의 하나이다. 빛은 매우 강력한 각성 자극제 이기 때문에 수면 각성 주기는 우리 눈의 망막에 들어오는 햇빛에 의해 많이 좌우된다. 망막의 수용체들은 이 햇빛 자극을 뇌의 각 부위에 보내어 이제 자야 될 시간이라던가 아니면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될 시간이라는 정보를 전달 하여 준다. 그런데 햇빛이 부족하게 되면 낮 시간인데도 몸이 나른 하고 피곤하며 축 늘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은 졸음과 우울증을 유발하는데 빛은 이 멜라토닌의 생성을 억제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고 난 후부터 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이는 소변을 볼 때 켠 밝은 불 빛에 노출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생체 전기자장 연구소 창설자인 짐머만 박사에 의하면 실내에서는 비록 낮에 유리창 커튼을 치지 않은 채로 있거나 전등을 켜고 있어도 실외에서 받는 일조량에 비해 겨우 100분의 1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몸이 충분한 광선을 쬐이지 않으면 피곤증, 충치, 우울증, 적개심, 면역력 저하, 중풍, 탈모증, 피부 손상, 알코올 중독, 약물 중독, 알츠하이머 병, 암, 근력 약화, 근육 탄력 감소 등을 유발하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미 해군에서 발표한 한 연구에 의하면 주로 실내에서만 근무하는 사람들에게서 흑색종(멜라닌 종양)의 발생률이 가장 높은 반면에 실내와 실외를 왔다 갔다 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낮았다.

미국의 다우닝 박사는 망막에서부터 흐르는 광전류를 측정하고 이것과 환자의 증상을 비교 연구한 결과 “이런 증상이 광전류의 저하와 관련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광전류의 저하는 학습능력 저하, 집중력 저하, 기억력 상실, 협응 능력과 수행능력 저하, 수면장애, 자존심 상실, 불안정한 정서, 계절적 정신 질환, 우울증, 공포와 불안증, 과잉 활동 행태, 피로증, 두통, 광선 알레르기, 주변시야 야맹증 등의 뇌기능 저하를 야기시킬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우닝 박사는 적당한 색깔을 지닌 광선을 눈에 조명함으로써 신경시각 통로를 통하여 광선전류가 뇌의 상위 중추로 흐르는 것을 향상시키고, 이렇게 증가된 광선전류의 자극이 광선전류 결핍증을 없애거나 감소시키는 사실을 관찰하였다.

광생물학 연구가 오트 박사는 광선 결핍이 건강을 해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으며, 건강을 유지 하는 데에 필요한 광선은 “온 파장 광선”이어야만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광선은 파장이 각기 다른 색깔을 다 함유하고 있는데, 모든 파장을 몽땅 다 포함하고 있는 광선을 우리는 온전 파장 광선이라고 부른다. 이 온전 파장 광선은 아주 섬세한 자극을 방사함으로써 여러 신체기능을 조절하는 것이다.

백열등이나 형광등과 같은 대부분의 인공 광선은 자연광선의 “온 파장”을 모두 지니지는 못 하고 있으며 이것이 영양분의 적당한 흡수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리창, 안경, 스모그, 자외선 차단 로션 등은 다 광선 스펙트럼의 일부를 차단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밝기의 척도를 럭스라 하는데 햇빛은 50,000럭스이며, 계절성 정서 장애를 치료하는 데는 10,000럭스의 빛이 필요하다. 하루에 15분 내지 3시간 동안 햇빛이나 인공광선 조명등 아래 앉아서 치료를 받을 경우 수일 내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최근에는 특별한 성질을 지닌 다양한 광선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치료에 응용하고 있다.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세로토닌(Serotonin)은 햇빛이 있어야만 나오는 주행성(晝行性) 호르몬이다.

 

※전세일 박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과 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재활병원 원장, 차의과대 통합의학대학원 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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