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과 감동이 솟구친 감사나눔페스티벌

수용자인 남편이 읽어준 감사를 듣고 그 품에 안겨 눈물을 터뜨리는 아내와 가족들.

 

안양교도소 감사나눔 공모전이 기대 이상의 뜨거운 성원 속에 진행되어 감사페스티벌로 활짝 꽃을 피웠다. 수용자들이 정성스럽게 써서 보내준 감사쓰기 응모작들은 한 편 한 편이 가슴 뭉클한 감동의 연속이었다.

특히 가족들에게 쓴 진정성 가득한 감사편지들은 내 눈시울마저 붉게 물들였다. 또한 그분들이 보내준 감사의 대상은 가족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대상을 향해 뻗어있었다.

응모작에는 교도소의 동료수용자들에게 쓴 100감사도 있었고, 안양 교도소 자체에 대한 감사도 있었다. 또한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던 ‘100 감사에 대한 100감사’도 있었다. 게다가 이 소중한 행사에 사회자로 나설 수 있었음은 내게 또 다른 감동과 설렘을 안겨주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450여명의 수용자들
행사 당일엔 겨울 날씨 같지 않게 포근했다. 날씨가 좋은 날엔 수용자들이 운동하러 나가는 경우가 많아 실내 행사에는 참여율이 저조 해진다기에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예상했던 250명을 훌쩍 뛰어넘는 450 여명의 수용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워준 것이다. 때문에 열기가 느껴지는 강당에 들어서자마자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수용자들의 좌석이 정비된 후 강당 한 편에 마련된 가족석에 수상자 가족들이 들어와 앉는데 수용자 전원의 고개가 동시에 그 쪽을 향하고 있었다. 가족을 그리워하는 그들의 마음이 느껴져 내 심장도 일렁거렸다.

팡파레와 함께 시작된 감사페스티벌은 수용자들의 적극적인 호응 속에 큰 박수와 함성이 이어지며 진행됐다. 한 명 한 명을 호명할 때 마다 다소 긴장된 표정의 수상자들 얼굴을 보니 내가 상을 받는 것처럼 기뻤다.

한 젊은 수용자는 천진난만한 아이가 상을 받을 때처럼 얼마나 좋아하던지 내 입꼬리에도 미소가 번졌다. 행사는 수상자들이 가족들 앞에서 자신이 쓴 감사를 읽는 순서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나 또한 얼마나 떨리고 울컥하던지 눈 물을 참느라 혼났다.

첫 번째로 감사를 읽은 수상자는 아내를 위해 100감사를 쓴 수용자였다. 맘고생이 심했을 아내 앞에서 생애 첫 감사를 읽어주었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아내는 고개를 숙인 채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이 방울방울 뺨을 타고 흘렀다. 남편도 울먹이면서 감사를 읽었고 따스한 포옹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한 수상자는 아내 앞에서 울먹이며 차마 감사 쓴 것을 못 읽겠다고 했다. 그러자 아내가 재치 있게 감사노트를 빼앗아 자신이 대신 읽겠다며 직접 남편이 쓴 감사를 읽어나갔다. 아내가 대신 읽은 그의 100감사에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진심을 담은 감사의 울림이 마음을 촉촉이 적시며 강당 안에 퍼져나갔다.

또 다른 수용자는 소중한 가족 앞에서 더듬더듬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를 읽으며 노트를 들고 있는 양손조차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내 가슴도 요동치며 떨려왔다.

 

“새로운 사람이 되어라”
우수상을 수상한 한 수용자의 감사발표 순서에는 부모님과 누님까지 가족이 한걸음에 달려와 단상 위로 올라왔다. 그는 부모님에 대한 감사를 읽었다.

무대 위에서 아버지 어머니의 얼굴을 보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진 아들은 첫 감사부터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떠듬떠듬 힘겹게 토해 내는 뜨거운 감사의 표현들이 지켜보는 이들조차 먹먹하게 만들었 다. 발표가 끝나고 아들의 감사를 들은 소감을 묻자 어머님은 단 한 마디 말씀조차 못한 채 조용히 눈물만 흘리셨다. 담담히 아들이 전해준 감사 하나하나를 귀담아 들으셨던 아버님은 참았던 눈물을 봇물처럼 터뜨리며 절규하듯 앞에 선 아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곳에서 새로운 사람이 되어 나와라! 기다리겠다!”

아버님의 그 울부짖음에 내 눈에서도 왈칵 눈물이 터져버렸다. 부모님 뒤에서 묵묵히 서있던 누님에게도 동생에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를 부탁했더니 힘주어 이렇게 말했다.

“누나가 끝까지 네 뒤에서 지켜 줄께! 힘내라!”

감옥과 수도원의 차이는 ‘감사가 있고 없고’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이 말도 바꾸어야 될 듯 싶다. 감옥에서도 감사의 꽃은 피어나기에!

수상자들뿐 아니라 모든 수용자들이 한 마음으로 응원하며 감사를 나눴던 귀한 시간을 함께하며, 감사가 있는 한 안양교도소의 겨울도 그렇게 춥지만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모든 수용자들이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감사의 꽃을 잘 보듬고 가꾸어 새롭게 변화된 모습으로 새 소망을 향해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공모전 수상자 선정 소감

재범률을 낮춘다

수상자 선정 기준은 <100감사쓰기 10회 이상-60점, 매일 5감사쓰기 2개월 이상-30점, 감사 내용-최고 30점>으로 총점 120점을 만점으로 채점하였다.

응모자는 총 50명이었는데 그 중에서 100감사를 10회 이상 쓴 사람이 20명이었고 매일 5감사를 2개월 이상 쓴 사람이 32명이었다.

수상자 선정을 위해 수용자들이 보내온 감사를 읽으며 채점자인 나는 너무나 감동이 되어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원래 수상자는 최우수상 1명, 우수상 3명, 장려상 8명으로 정 하고 공모전 광고를 신문에 게재 하였다. 그러나 응모자들의 감사 쓰기 내용을 읽어나가며 응모작들이 너무나 훌륭해서 수상자 숫자를 늘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최우수상 1명에 우수상 6명, 장려상을 11명으로 늘렸다.

우수상을 수상한 1명은 한 달에 2번 발행되는 감사나눔신문을 5개월간 모아두었다가 신문 9면에 있는 100감사쓰기란에 부모님, 아내, 자녀, 수용자 동료 등 10명의 대상들에게 쓴 100감사를 보내주었다. 또 다른 응모자는 누나에게 100감사를 쓰면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노트에 써내려 간 100감사 글씨가 눈물에 번져 서 알아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또한 어떤 응모자는 같은 방에 거주하는 동료들을 향해 100감사를 씀으로 해서 비록 그가 영어의 몸으로 갇혀 있지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만큼 삭막한 생활이 아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시상식을 할 때 수상자들의 가족을 초청하였는데 전체 수상자 가운데 6명의 가족들이 면회실이 아닌 교도소 안 대강당에서 직접 대면하여 수상을 하는 장면이 연출 되었다.

보통 가족들이 면회를 하면 투명 유리로 차단된 공간에서 면회를 하기 때문에 신체 접촉을 할 수가 없다. 그날 한 수상자는 자기 아내가 면회를 왔을 때 눈물을 흘리기에 순간적으로 차단막이 있다는 것을 깜박 잊고 아내의 눈물을 닦아 주려고 얼굴을 향해 손을 뻗히는 순간 차단막에 손이 막혀 당황한 경험이 있었다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고백하였다.

그러나 그날만큼은 몇 년 동안이나 손 한번 잡아보지 못했던 아내를 가슴에 안아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많은 수용자들에게선 너무나 부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였다. 아버지에게 100감사를 쓴 우수상을 받은 한 수상자는 아버지 앞에서 자신이 쓴 100감사를 읽으면서 얼마나 우는지 대강당 안이 온통 눈물의 공간이 되어 버렸다.

비록 한순간의 실수로 담장 안에 갇힌 몸이 되었지만 세상에 대한 원망만으로 지새우지 않고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감사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교도소 안에서의 그들의 삶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많은 교도소 수용자들에게 인성교육 차원에서 시행해 본 결과에 따르면 감사나눔 교육이 그들의 재범률을 낮춰주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감사나눔 교육에는 감사나눔 신문이 반드시 보급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감사나눔 신문은 단순히 뉴스를 전하는 소식지가 아니라, 긍정성을 바탕으로 마음밭을 바꾸는 교재로 활용 될 수 있도록 제작되기 때문이다.

전국 교도소에도 감사나눔 교육을 위한 신문 보급이 가능하도록 정부나 기업체, 그리고 사회단체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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