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행복 사회를 만들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20년 SK 그룹 신년회에서 구성원 대표들이 행복을 주제로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2020년 경자년(更子年) 쥐띠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디지털타임스 카드뉴스를 보면, 경자년 뜻풀이로 “‘경’자는 하얀색이므로 밝고 큰 것을 상징하고 ‘자’자는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도 있어 ‘회복’의 뜻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흰쥐 뜻풀이로 “동양에서 흰 동물은 좋은 의미로 해석된다. 쥐는 부와 다산을 의미한다. 흰쥐는 타인과의 관계, 대처 능력이 좋다고 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모두 긍정적입니다. 올해 좋은 일들이 풍부하게 열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 주위에 쥐가 나타나면 어떻게 합니까? 비명을 지르며 고양이나 쥐덫을 떠올리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이 농민 신문에 쓴 글을 보겠습니다.

“쥐는 곳간의 식량을 훔쳐먹고 페스트 같은 몹쓸 전염병을 옮기는 해로운 동물로 여겨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 과학계에선 쥐의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쥐는 갖가지 난치병을 치유 할 수 있는 유전공학의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동물이다. (중략)

우리 문화를 살펴보면 쥐에 대한 상징과 의미는 상황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달리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쥐띠는 잘산다’ ‘ 쥐띠가 밤에 태어나면 한평생 먹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로 요약된다는 점이다.”

하수구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쥐는 분명 걱정거리이지만, 시대별로 달라진 쥐의 위상으로 우리는 지금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쥐띠인 올해 더욱 좋은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겠지요?

 

신년사 없는 신년회
중앙일보는 1월 2일자 기사에서 경자년 경제계 대표 ‘쥐띠’ 인사를 소개했습니다. 여기에 ‘60년생 최태원 SK 회장’이 언급되었고, ‘신년사 화두(최근 발언)’로 “기업이 돈 벌기도 힘든데,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하는 게 저 역시 힘들고 싫다. 하지만 변해야 하니까 한다”가 게재되었습니다. 그리고 ‘과제’로 “내수 위주 그룹 포트폴리오 한계 극복하며 사회적 가치 목표 달성”이 선정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신년사 화두(최근 발언)’이라는 문구에 주목해 보겠습니다. 최태원 회장의 말은 한 해의 가이드라인을 밝히는 ‘신년사’가 아니라 ‘최근 발언’이었습니다. 최 회장은 SK신년회에 참석은 하였지만, 신년사는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SK가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겠습니다.

“SK는 이날(1월 2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2020년 신년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SK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UPEX추구협의회 의장 및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신년회는 최태원 회장의 별도 신년사 없이 다양한 이해관계자 인터뷰, 특별 초청한 이해관계자 대표들의 현장 발언, 신입사원을 포함한 구성원들 간 대담 등으로 꾸며졌다.

현장 발언에는 소셜벤처 지원사업을 하는 ‘루트 임팩트’ 허재형 대표, 안정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 학원 교수(SK텔레콤 사외이사), 전북 군산의 지역공동체 활동가 조권능씨 등이 나섰다.”

이른바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신년회를 진행하는 동안 최태원 회장은 어떻게 했을까요?

보도자료를 계속 보겠습니다.

“최태원 회장 등 주요 경영진들은 이들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제언을 주의 깊게 경청했다. SK 측은 ‘이처럼 파격적인 방식의 신년회를 도입한 것은 SK가 지향하는 행복과 딥체인지를 고객, 사회와 함께 만들고 이루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목을 접하면서 SK의 사회적 가치와 감사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꾸준히 탐색해온 감사나눔신문은 또다시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기업의 이윤 추구에 사활을 거는 경영이 아니라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사는 가치관은 언제 어떻게 정립되었는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 해답을 2014년 10월에 발간된 최태원 회장의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이 책에서 쥐를 상징으로 등장시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것도 주요 이유였습니다.

 

 

‘SPC(사회성과인센티브)’ → ‘최태원 Credit’

 

2020년 경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적절한 우화, 치밀한 논리
그럼 이 책의 내용을 성찰해 보겠습니다. ‘시작에 앞서’ 꼭지를 보면 아주 길게 쥐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마을이 풍요롭게 되면서 사람들이 늘어나자 쥐가 들끓었다. 쥐 퇴치 방법으로 야생동물로부터 마을을 지켜주던 사자를 들여왔으나 속수무책이었다. 대안으로 들여온 개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야생동물과 쥐는 사회 문제(국방, 치안 등)를 가리키고, 쥐의 폭증은 새로운 양상의 사회 문제(산업화, 도시화, 취업준비생, 노인 문제)를 말합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요?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야기가있는집최태원

 

‘1장 변화가 필요하다’도 앞에서 이어지는 우화로 시작합니다. 옮겨 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은 주인이 시키지 않았는데도 고양이가 열심히 쥐를 잡는 것을 알았다. 지켜본 결과 고양이는 사자만큼 힘이 세지 않고 발톱도 크지 않지만, 워낙 날쌔 도망가는 쥐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또 쥐를 보면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큰 소리로 짖기에 바쁜 개와 달리 고양이는 몰래 쥐에게 다가가 재빨리 낚아채버렸다.

게다가 고양이는 사자나 개에 비해 비용도 적게 들었다. 사자 한 마리를 키우는 비용이면 고양이 수백 마리를 키울 수 있을 정도였다.”

왜 사자 대신 고양이가 등장했을까요? 본문을 또 보겠습니다.

“사자는 야생동물의 침범을 막는 데 적합한 해결사다. 하지만 사자는 쥐를 잘 잡지 못한다. 사자는 정부를 상징한다. 정부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지만, 모든 종류의 사회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서 최태원 회장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사회적 기업에 주목하고 이렇게 정의를 다시 내립니다.

“사회적 기업이란, 사회 문제 해결을 기업의 목적으로 하면서 스스로 자립 하기 위해 영리 활동을 하는 기업이라고 보았다. 다시 말해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면서 자립하기 위해 재무적 가치도 창출하는 조직이란 것이다.”

‘2장 사회적 기업에 주목하라’에 나오는 우화입니다. 요약합니다.

“흰 고양이는 생선 구하랴 쥐 잡으랴 고생하다 보니 숫자가 줄었다. 검은 고양이는 쥐를 잡지 않고 있었다.”

최태원 회장은 검은 고양이에 주목합니다. 본문을 보겠습니다.

“검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주어 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의 고양이를 확보하고자 한 것이다. 내가 제안하는 새로운 해법도 이와 같이 인센티브를 제공해 아직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는 보다 많은 수의 기업가, 기업, 조직을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동참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제 폭넓은 최회장의 행보가 펼쳐 집니다.

‘3장 SPC,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마중물’에 나오는 우화입니다. 요약합니다.

“촌장은 쥐를 잡은 숫자에 비례해 생선을 주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금전적 보상을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본문을 보겠습니다.

“SPC(Social Progress Credit)는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인센티브’를 뜻한다. 이것은 사회적 기업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도록 동기를 유발 시키는 일종의 보상(補償)이다. 기업이 매년 결산을 통해 납부할 세금을 정하듯이, 사회적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그 가치의 일정 비율(세금과 유사함)을 정부가 사회적 기업에 유가증권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에 상응하는 상금과 같은 개념이라 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엄밀히 밝힙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4장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위하여’도 우화로 시작합니다. 요약합니다.

“잡은 쥐 숫자로만 보상을 하니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어미 쥐와 새끼 쥐를 구분해 차등을 두었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촌장은 쥐 잡는 것을 즐기는 흰 고양이들이 없거나 적다면, 이들의 행동을 기준으로 쥐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는 방법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흰 고양이가 가장 필요한 중요한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4장에서는 제도적인 해법만으로는 지속적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헌신적이고 이타적인 사회적 기업가들을 육성하는 방안을 다루면서 이들의 사랑과 헌신이 확산 되는 현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5장 몸으로 부딪혀 얻은 교훈’에서는, 사회적 기업을 경영하면서 겪은 경험을 나누기 위해 SK그룹이 설립하고 지원했던 다양한 사회적 기업 중 대표 사례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 사례들을 통해 사회적 기업의 어려움과 고민, 그리고 희망을 공유했습니다.

 

오직 한길로 간다
문정인 당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추천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첫째, 저자의 철학적 성찰이 돋보인다. 개인이나 기업의 이윤 추구만으로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공공선(公共善)’의 창출과 확산을 위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 하려는 저자의 고뇌가 책 곳곳에 잘 녹아 있다. 특히 공동체 정신과 이타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저자의 규범적 깊이도 읽을 수 있다.

둘째, ‘문제 해결 접근법(problemsolving approach)’의 진수를 보여준다. 저자가 제시하는 ‘Social Progress Credit’라는 아이디어는 충분히 획기적인 발상이다. ‘최태원 Credit’라는 별칭을 붙여줘도 무방할 정도다. 더욱이 이러한 접근법이 탁상공론에서 나온 게 아니라 ‘행복도시락’, ‘행복한 학교’, ‘행복 나래’ 등 저자 스스로가 현장에서 실험한 바를 통해 얻은 통찰이라는 점은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이 자본주의의 새로운 대안을 꿈꾸며 내놓은 행복한 미래 사회의 청사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떻습니까? 문정인 교수의 말처럼 지금까지 살펴본 것만으로도 SK의 사회적 가치 실현 과정은 우리 사회에 산적한 여러 사회 문제를 대승적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경제 모델이 될 것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행복 지수를 상승시키는 데 크게 일조를 할 것입니다.

‘이타’라는 아름다운 정신이 관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탄탄한 논리로 뒷받침 되고 있기에 더욱 확신이 갑니다. 이를 재확인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저자의 말을 보겠습니다.

“이 책은 사회적 기업 활동을 한 나의 경험과 고민, 그리고 거기서 발견한 희망과 아이디어를 정리했다는 의미에 더해, 앞으로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일종의 출사표와 같다. 앞으로 나는 영리 기업을 경영하면서 활발한 CSR 활동과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통해 사회 공헌을 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계획이다.

흔히 기업인이 쓰는 책에는 창업 당시의 고생담과 수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성공담이 담긴다. 하지만 나는 고생담도 성공 스토리도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 오히려 많은 실패담이 있을 것 같다. 그런 만큼 이 책에 담긴 것은 영웅담도 실패담도 아니다. 단지 기업 경영의 가치에 대한 고심과 우리 사회의 문제를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60년생 쥐띠 2020년 1월 첫째 주 운세로 “노력의 대가가 기대 이상의 효과로 나타난다. 자신의 능력과 재력운, 건강운 등을 십분 고려해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라. 변화나 변동은 자제하고 성실하고 근면하게 추진할 때 대길하다” 라고 나온 게 있습니다.

재미삼아 보는 운세이지만 SK와 최태원 회장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그동안의 노력을 발판으로 올해 꽃길만 걸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움이 닥쳐 다른 변화를 모색 하는 게 아니라 이타 정신이 만드는 행복 사회가 꽃피우면 좋겠습니다.

이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2014년에 출간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마련한 청사진이 지금도 활짝 펼쳐져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바탕이 감사나눔이라는 것을 함께 공유하면서 감사나눔신문도 행복한 대한민국, 행복한 세계를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감사나눔신문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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