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 님의 책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힘내라는 말’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힘내라는 말

바이북스
2014년 2월 10일
김요한

‘고마워! 사랑해! 힘내!’ 한마디 만으로도 가슴을 따뜻하게 채워 주는 말들입니다. 제목부터 우리의 마음을 밝게 비추는 이런 말들로 이루어진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힘내라는 말’은 글쓰기와 강연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요한 님의 책입니다.

그는 공연, 출판, 강좌 등으로 문화 발전을 이끄는 (사) ‘WAFL’(www. jwafl.com)의 대표이며, YAP의 홍보 대사이고, 카페 H의 대표인 동시에 PK장학재단의 이사입니다. 지은 책으로 《인생 비타민, 응원》, 《Mom: 한국인으로 살아온 미국인 엄마 이야기》, 《예술이 마음을 움직입니다》, 《어린아이처럼》 등이 있습니다.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힘내라는 말’의 책 표지에는 이런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에 잔잔히 새겨질 희망일기’ 소박한 문장으로 잔물결처럼 다가가 희망을 전하는 63편의 에세이 중 두 편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운전하는 이유

2010년 여름, 운전면허 시험에 960번 도전한 할머니 이야기가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전라북도 완주에 사시는 차사순 할머니, 69세의 연세에 자동차 면허 필기시험을 무려 960번이나 본 할머니는 결국 시험에 합격했고, 마지막 기능 시험까지 합격하면서 2종 보통 면허 취득에 성공하셨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아흔 번도 아니고, 아흔의 열 번도 아니고 자그마치 1,000번에 가까운 횟수라니... 생각할수록 할머니의 도전 정신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어떤 일을 해내기 전 몸이나 마음이 조금만 불편해도 쉽게 포기하고 마는 요즘 세상에 차사순 할머니는 많은 일에서 우리의 의지가 얼마나 약한지 깨우쳐 주신다. 어떤 일이 내 마음과 생각대로 되지 않아 벽에 부딪힐 때 우리는 얼마나 간단히 기권해버리는가. 나 역시 할머니와 같은 상황에 있었다면 열 번, 아무리 많아도 스무 번 정도 시도한 끝에는 포기했을 것이다. 차사순 할머니의 의지는 나를 마냥 부끄럽게 한다.

그런데 우리를 더 부끄럽게 하는 사실이 한 가지 더 있다. 누군가 차사순 할머니에게 왜 그렇게 운전면허에 집착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할머니는 한 마디로 마을에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이동하는 데 불편함이 많아 그들을 마음껏 모시고 다니기 위해서라고 했다.

배우자가 먼저 떠나 혼자 되신 시골 마을의 어르신들. 자녀들마저 각자의 일거리를 찾아 타지로 떠나 고즈넉한 마을. 그 마을 어른들을 생각하는 한 사람. 69세의 나이에 거동이 불편한 동네 할머니들을 위해 차를 마음껏 태워드리고 싶다며 960번의 도전 끝에 간신히 운전면허를 취득한 전북 완주의 차사순 할머니.

완주의 구석진 시골 마을에 차사순 할머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웃음꽃을 피울 동네 어르신들의 얼굴을 상상해 본다. 바로 여기에 희망이 있다. 미래가 있다. 아름다움이 있다.

 

가장 듣기 싫은 말

얼마 전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에서 국가 대표 올림픽 선수들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피땀 어린 훈련을 하는 선수들에게 코치가 하는 말 중에 가장 상처 되고 듣기 싫은 말이 있다는 것이다.

5위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5위, 외박 없다./ 4위, 나도 너만큼은 하겠다./ 3위, 한 번만 더!(고된 훈련 끝에 도저히 일어날 기운조차 없을 때 말이다.)/ 2위, 그것밖에 못하냐?/ 1위, 집에 가라, 집에 가!

올림픽 국가 대표 선수가 되기 까지 얼마나 혹독한 훈련 기간을 거쳐 왔을까. 더욱이 대회 결과가 금메달이든, 은메달이든 동메달이든, 심지어 무메달이든 한 나라의 대표 선수가 되는 일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진 선수 본인의 피땀 나는 노력은 물론이거니와, 코치의 헌신, 코치와 이루는 팀워크가 아니고서는 절대 대표 선수가 될 수 없다.

까다로운 음식 조절, 체중 조절, 같은 동작을 셀 수 없이 반복하는 일을 견뎌야 할 뿐 아니라 메달을 따지 못하면 또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하는 아픔 등 대표 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은 끝없는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일이다.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내려주는 선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겠는가.

그런데 코치가 툭툭 던지는 저 말들은 선수들에게 때로 상처가 되기도 하고, 의욕을 꺾기도 할 것이다. 물론 사람이 사노라면 때로 듣기 싫은 말도, 짜증나게 하는 말도,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도 참고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선수도 코치의 쓴소리나 잔소리가 없으면 최고 경지에 오를 수 없다. 그들은 모든 인내를 모아 온갖 힘듦을 견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말에 의욕을 잃기도 하는 것이다. 한 나라의 대표 선수이기 전에 여린 감정을 지닌 보통의 한 개인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비단올림픽 국가 대표 선수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를 죽이는 말이 있는가 하면 우리를 살리는 말도 있는 법이다. 우리를 지치게 하는 말이 있는가 하면 좀 더 살맛나게 하는 말도 있는 법이다. 오늘 내가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은 무엇이며, 나는 타인에게 어떤 말을 던졌는가? 우리는 오늘 다른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할 것인가? 그리고 내일 나는 타인에게 어떤 말을 할 것인가?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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