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화 박사의 경영서신(25)

“당신은 누구 이십니까?”라고 질문하면 대부분 자신의 이름을 말하거나 소속한 회사의 직책을 말한다. 

내 이름이나  회사의 직책은 외부적으로 정해 놓은 나를 표현하는 포장지에 불과하다. 이름도 개명하면 현재 이름을 사용할 수 없고 현재 근무하는 직장에서 퇴직하면 회사의 이름이나 직책이 적힌 명함을  사용할 수 없다.

나는 누구이고 나답게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이 나답게 사는 것일까? 나다움을 잃어 버린 채로 외부에서 불러주는 역할로 또는 외부에서 만들어진 기준에 맞추어서 사는데 급급하지는 않은가? 

아내는 내가 늦잠을 자면 당신 답지 못하게 왜 늦잠이냐고 나무란다.  한번 정하면 그대로 실천하는 질긴 남편이라는 인식이 있기에 항상 3시에 일어나서 원고를 쓰고 컨설팅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남편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만들어진 기준은 보편성과 대중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  기준에 맞추어서 살다가 보면  살기는 편하지만 “평생 나답게 살지 못하고 남이 원하는 기준에 맞추어서 살다가 가는 구나”라고 임종할 때 되어서 후회한다고 한다. 

내가 내 삶의 감독이 아니고  감독의 지시대로 하는 배우로서의  삶을 살았다면 제대로 된 삶을 산 것일까?

외부의 보편적 기준에 따라 사는 삶의  수행자로서의 삶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기준의 생산자가  되어 볼 수는 없는 것일까? 

1977년에 김정용 박사가 세계 최초로 B형 간염 백신을 개발하였지만 상용화를 한 것은 세계에서 3번째가 되었다.그 이유는  정부 관계 부처에 인증 하려 하니 인증 기준이 없어서 등록할 수 없었다고 한다.  4년 후에 미국과 프랑스 회사에서 B형 백신을 상용화한 후에야 그 기준을 인용하여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백신 허가 부서에서는 기준의 생산자나 창조자가 된 적이 없어서 다른 나라의 것이 기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 사회에서는 기준의 생산자가 가져온 허가 서류는 적용사례를 가져오라고 하며 쉽게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기준을 받아들여 성장하는데 익숙해져 있으며 스스로가 기준의 창조자가 되지 못하고 외부의 기준을 자기 기준으로 삼아 사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사는 기업도 자신의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준이 없이  경영하는 회사도 많다. 

“ 우리회사는 왜 존재합니까?,무엇이 되고 싶습니까?,어떤 기준으로 일을 합니까?”라는 질문을 해보면 제대로 답하는 기업이 드물다.

사훈, 경영이념 등이 액자에 걸려 있지만 그 의미는 대부분 추상적이며 직원들이 공감하지 않고 내용은 오너만 알고 있다. 

한번도 회사를  경영하는 기준을 제대로 만들어 보지 않았기에  다른 회사의 기준을 베끼거나 돈이 최고라고 강조하며 매출을 올리자고 외치기만하고 가치관 기준의 생산자가 되지 못한다.

기준 만들기를 싫어하는 회사의 공통점은 구글에게 물어보기를 좋아하고 타사사례가 있는지 물어보기를 좋아하며 자료는 많이 가지고 있어서 경영학 교수보다 더 많이 알고 있지만  현장에 가기를 싫어하고 장님보다 행동은 더 적게 한다. 

드러내기 경영 VM을 도입하면 맨 먼저 하는 것이  경영가치의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을 내재화하여 기준대로 행동하게 한다.

회사의 존재가치인 미션을 정하고  그 미션의 달성을 위한 목표가 되는 비전을  명확하게 하며  업무 수행의 기준이 되는 핵심역량과 행동강령을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만든다. 

그리고  업무 시작하려고 컴퓨터를 켜면 가치관 체계도가  맨 먼저 화면에 나타나고  월1회 VM 활동 점검시간에 내재화 적용사례를 드러내고 공유한다. 

우리가 살아갈 기준을 만들고 우리의 꿈을 노래하고  우리의 존재가치를 드러내면  그 가치 속에서 내가  누구이고 내가 왜 일하는 가를 알 수 있기에  기업의 가치관 정립과 행동화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므로 통상이념의 틀에 갇히면 곤란하다.

우리가 만들고 생산한 기준을 가지고 그 기준대로 움직이면 내적 동기가 생기지만 외부의 보편적인 기준으로 살아가면 외적 동기가 생기어서 일하는 재미를 못 느낀다.

나를 나답게 우리를 우리답게 살게 하는 것은 우리가 기준의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보편적 이념이 내재화된 것을 내 것으로 우리 것으로 착각하지 말자. 

배움에만 흠뻑 빠져서 한 걸음도 앞서서 나가지 못하는 가분수의 삶을 살지 말고  일상에 의한 일상의 삶에서 일어나는 나의 일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일을 정직하게 드러내어 팀장에게 코칭을 받으며 우리가 만든 우리의  기준대로 살아가는  컴튜게더 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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