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호의 건강칼럼

 

느낄 감(感)과 사례할 사(謝)라는 한자어로 구성된 “감사”의 사전적 의미는 ‘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 ‘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이다. 하지만 영어로 보면 감사를 의미하는 ‘gratitude’는 라틴어 ‘gratia’로부터 유래되었는데 이것은 은혜와 연관되는 grace, graciousness, gratefulness 등을 의미한다.

여기서부터 파생된 말들이 친절 (kindness), 관대(generousness), 재능(gifts), 상부상조의 미덕(the beauty of giving and receiving) 등으로 모두 다 사람에게 소중한 가치들과 연관이 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했던 좋았던 일들에 대해서 타인의 도움을 인식하고 고마움의 감정을 느낀다. 이런 정서 상태가 늘 있는 사람들을 감사 성향이 높은 사람이라고 하며 이런 사람들이 보다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감사는 이렇게 단순한 마음이 아니라 정서, 태도, 도덕성, 습관, 성격 특성, 대처방식 등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다. 그래서 감사 성향이 높은 사람은 더 우호적이며, 성실하고, 낙관성이 높고, 외향적인 경향이 크고 정서적으로 덜 민감해서 상처를 덜 받고 우울, 불안, 고독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도 덜 겪고 삶에 대해서 만족감이 높다고 한다. 게다가 감사는 긍정적인 기분, 만족, 유쾌한 정서 등을 높여준다.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갤럽의 연구는 감사를 자주 표현하는 90%이상의 사람들이 “매우 행복하다” 거나 “대체로 행복하다”는 응답을 한다는 결과를 나타냈다.

감사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그 안에서 긍정적인 특성을 찾아내고 결국은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해낼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견디기 쉽다.

감사는 청소년에게도 힘이 된다. 고마워할 줄 아는 10대는 약물과 알코올에 빠지거나 비행을 저지를 위험이 낮으며 더 행복해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지아코모 보노 박사 연구팀은 청소년 700명을 4년의 시차를 두고 조사했다.

그 결과 감사하는 마음이 가장 큰 청소년들은 삶에 의미가 있다는 느낌이 더 많았고, 가정이나 학교, 이웃과의 관계에 더 만족해했고, 행복하고 삶에 희망적인 태도가 더 많았고, 부정적 감정을 경험한 사례가 적었고, 우울증상도 더 적었다.

보노박사는 “처음에는 감사하는 마음이 별로 없었다가 4년이 지나는 동안 감사가 커진 학생들도 비행을 덜 저질러서 음주나 약물 사용, 시험 부정행위, 결석, 징계 등이 모두 적었다. 이처럼 감사는 생각보다 큰 효용가치가 있다.

필자가 만든 보다 행복하고 가치 있게 살아가도록 하는 프로그램인 옵티미스트 프로그램에서도 그 행동 가치를 세 가지 영어 단어의 머리글자인 ABC로 축약했는데 이것은 A, Appreciate, 감사하기, B, Better & Better, 더욱 더 나아지고 변화하기, C, Care, 섬기고 연결하고 사랑하기이다.

이 중에서도 역시 가장 우선적인 것은 “감사”한 삶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감사가 좋다는 것은 다 알면서도 도저히 감사할 수가 없고, 세상을 돌아보면 불만거리가 가득하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은데 내 인생만 찌질 하게 느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누가 감사를 하는 것이 좋은 줄 몰라서 그러나 감사할 것이 없어서 그런 것이지. 하지만 감사에서 중요한 것은 환경이나 여건이 아니라 의지이다. 감사할 것이 없을 것 같아도 찾아야 한다. 사실 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한글을 해득할 수 있고, 글을 읽어서 해석할 수 있고, 글을 읽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으며 최소한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감사는 훈련에 의해서도 확실히 증진될 수 있다. 그래서 비록 아무것도 감사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에도 의지적으로 감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하루에 3가지 정도 감사했던 일을 강제적으로 쓰게 하는 훈련을 마치고 나니 만족도와 행복도가 올라갔다는 연구도 있다. 감사할 것들을 억지로라도 찾고 외우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한 가지 “일회적”으로 감사를 찾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회적”이 아니라 “일상적”이 되어야 한다. 내 삶에서 어쩌다 감사를 찾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 쌓여야 한다. 쌓이는 것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

올림픽은 전 세계에서 정말 대단한 선수들이 모여서 기량을 뽐내는 축제다. 그러나 그들의 기량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적어도 4년 이상, 아니 어떻게 보면 선수들이 평생 동안 쌓은 것이 그 때 발휘되는 것이다.

감사도 이와 같다. 4년을 감사하면, 아니 평생 감사한다면 어찌 쌓이지 않겠는가. 감사하면 행복하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한 번 도전해 볼만한 가치 아닌가.

감사하자. 그 어떤 여건 하에서라도! 의지적으로 또 일상적으로!

< 월간 비타민 일부 발췌 >

 

채정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긍정학교 교장)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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