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의 리더십(3)

평상시에는 초연 … 위기시에는 앞장

1974~1975년 신원배 소령은 경북 포항에 자리잡고 있는 해병대1사단에서 수색대 중대장을 지냈다. 1968년 울진, 삼척 무장공비사건 때 큰 공을 세웠던 해병수색대는 예나 지금이나 혹독한 훈련을 하는 부대로 유명하다.

수색대 고유의 지상훈련 외에 고공낙하, 수중폭파 등 육군의 특전사나 해군 특수부대가 하는 훈련까지 실시한다.

훈련 강도가 너무 세다 보니 사고 위험도 컸다. 훈련 도중 사고가 나면 지휘관이 문책을 받게 마련이다. 따라서 일부 지휘관들은 사고를 우려해 병사들에게 혹독한 훈련을 시키길 꺼린다.
하지만 신 소령의 생각은 달랐다.

“나는 항상 ‘이 계급이 마지막 계급’이라는 생각으로 근무에 임했습니다. 지휘관이 소신을 갖고 일하려면 다음 보직과 진급에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강한 훈련에는 위험이 뒤따릅니다. 하지만 위험하다고 훈련을 안 시켜서야 강한 군대가 될 수 없지요. 지휘관의 보신주의는 병사들을 나약하게 만듭니다. 나는 좀 위험한 훈련이다 싶으면 내가 먼저 부대원 중에서 가장 능력이 뛰어난 병사와 함께 그 훈련을 받습니다. 직접 시도해 보고, 좀 위험하긴 해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훈련이라고 판단되면 그대로 밀어붙였습니다.”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강한 부대를 만들려면 무엇보다 지휘관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신소령은 강조한다.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싸운 중동전쟁 전사(戰史)를 보면, 수적으로 훨씬 열세인 이스라엘군이 이집트 국경을 넘을 때 늘 전선의 최전방에 섰던 사람들이 바로 소대장들입니다. ‘나를 따르라’는 거죠. 소대장이 앞장을 서니 병사들은 소대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적의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갔죠. 지휘관이 중요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지휘관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는 병사들의 사기와 정신력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죠.”

4월 15일은 해병대 창설기념일이다. 신 장군이 수색대 중대장을 하던 그 해 해병1사단은 기념일에 맞춰 수색대의 제주 공수낙하훈련을 계획했다. 훈련 당시 풍속은 20노트였다. 

“문을 열어라. 내가 먼저 뛰어내린다!”

문이 열리자 신 소령은 강한 바람 속으로 제일 먼저 몸을 날렸다. 낙하산이 바람에 끌려가는 바람에 몇몇 장병이 부상을 입기는 했지만 훈련은 그런대로 성공적이었다. 신 소령도 등을 조금 다쳤는데 중상은 아니었다. 월남전 짜빈통 전투에서 수류탄 파편에 맞아 손가락과 고막을 다친 이후 두 번째로 입은 부상이었다. 

신소령은 리더십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렸다.

“평상시에는 초연할 줄 알고 위기시에는 앞장서는 이, 그가 리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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