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마지막 대사

“고마워(Thank you).”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등 7개 부문을 석권한 ‘그래비티’의 마지막 대사입니다.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는 ‘산소도, 중력도, 소리도 없는’ 600km 상공의 우주에서 90분 동안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였습니다. 산소도, 중력도, 소리도 지구에선 너무나 당연하고 흔해빠진 존재입니다. 감사는커녕 일상의 소리를 소음(騷音)으로 취급하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적막한 우주를 떠돌며 구조 요청 신호를 보내다 우연히 듣게 된 지구의 소음, 희미한 전파를 타고 들려온 중국인의 목소리와 개 짖는 소리에 스톤 박사는 그만 감격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지요. 마침내 ‘산소도, 중력도, 소리도 있는’ 지구로 돌아온 스톤 박사. 두 손으로 물과 흙을 움켜쥐며 외쳤습니다. “고마워(Thank you).”

 

노블리스 오블리제

 

계층별 맞춤형 행복전략을 연구해온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에 따르면, 상위 계층에게는 삶의 의미 추구가 아주 중요합니다. 의미 추구는 계층을 망라해 누구에게나 행복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정도가 상위 계층 사람들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지요. 우리는 부와 지위를 이용해 기껏 개인의 쾌락을 추구하는 맹목성이나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오만함 때문에 불행과 오명의 나락으로 추락한 재벌 2세나 3세를 종종 목격해 왔습니다. 실제로 연구 결과 ‘의미를 추구하는 부자’가 ‘의미에 관심 없는 부자’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건강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부자에게 요구되는 의무인 동시에 최고의 행복 투자 종목인 셈입니다. 듀티(Duty)를 뷰티(Beauty)로 여기는 사람이 진짜 부자입니다.

 

한 사람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달밤의 풍경을 소리로 완벽하게 빚어낸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이 작품은 베토벤이 아름다운 달밤을 볼 수 없는 한 시각장애인 소녀에게 바치려고 작곡하면서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인류의 소통과 진보를 빠르게 앞당긴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전화기. 이 문명의 이기는 벨이 난청(難聽)의 아내를 위하여 보청기를 만들던 와중에 우연히 발명한 것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해서/ 이 세상 전체가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안도현의 시 ‘봄날, 사랑의 기도’의 한 구절입니다. 때로는 한 사람을 위한 연민과 사랑이 전 인류를 구원합니다. 지금 정말 보고 싶은 한 사람이 떠오르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전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마지막 초콜릿

 

한 연구팀이 초콜릿의 맛을 평가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이번에 먹을 초콜릿입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참여자들에게 초콜릿을 건네고 맛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네 번째 초콜릿까지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평가를 마친 후에 마지막 다섯 번째 초콜릿을 주면서 절반의 참여자에게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초콜릿입니다.” 그런 다음 지금까지 먹은 다섯 개의 초콜릿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고르게 했습니다. ‘이번에 먹을 초콜릿입니다’라고 들었던 사람 중에선 22%만이 다섯 번째 초콜릿을 선택했지만, ‘이제 마지막 초콜릿입니다’라고 들었던 사람 중에선 무려 64%가 다섯 번째 초콜릿을 선택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면 ‘마지막 초콜릿’을 떠올려보세요.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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