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00씨가 쓴 테마 별 감사

안양교도소 감사나눔 공모전 출품작

 

1. 감사나눔 신문에 감사합니다.

우리 같은 재소자에게 불평하지 않고 늘 감사하며 살도록 기회를 주신 신문사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곳에서 지내다 보니 그 어떤 것도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나 자신을 성찰하고 여기가 내 영혼의 쉼터가 됨을 알게 되어 다시 한 번 감사하며 100감사를 통해 나의 감동과 회개와 각오와 후회를 써 내려가며 나를 믿고 도와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2. 2년 6개월의 실형에 감사합니다.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서 처음엔 모든 것 다 포기하고 죽고 싶은 심정뿐 아무 생각없이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모든 것에 원망과 분노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문득 사업 핑계로 멀리했던 신앙을 찾고 나서부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이 나에게 에덴동산 같이 내 영혼의 쉼터처럼 느끼게 되니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2년 6개월의 시간이 헛된 세월이 되지 않도록 감사의 글들을 써 보겠습니다. 새 마음을 갖게 되어 감사합니다.

 

3. 98세 되신 어머니의 기도에 감사합니다.

나는 지금도 감옥에서 매월 치매 3급이신 어머님께 약값에 쓰시도록 20만원씩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휠체어를 타고 접견을 오셨는데 휘어진 어깨, L자로 굽은 허리, 굳어버린 팔과 다리를 쓰다듬으면서 한없이 통곡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의 어머니로 살아계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가 100세가 되시면 그때 내가 출소를 합니다. 어머니께서 나에게 묻습니다. 너 언제 나오냐고, 내가 너 앞에서 죽을 건데 왜 안 나오냐 이놈아, 이놈아 하시면서 우셨습니다.

 

4. 아버지 같은 형님이 계시니 감사합니다.

안양 사랑의 교회 목사님이신 나의 형님이 나를 위하여 날마다 울면서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주마다 설교 말씀 적어서 보내 주셔서 내가 영적인 삶을 윤택케 하시니 감사합니다. 나에게 로마서 8장을 암기하라고 권면을 해 주셔서 열심히 암기를 했습니다.

이 말씀을 암송하면서 죄책감을 떨치게 되고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5. 나보다 마음이 넓은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도저히 용서 받을 수 없는 죄인이 이렇게 글로나마 용서를 구하고 날마다 죄를 뉘우치며 가족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가장으로서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영치금도 넣어주고 접견 와서 도리어 나를 위로해 주며 집안일은 걱정 말라고 나를 안심시켜주며 내 몸만 건강하면 되니 꼭 기도하며 지내라고 해 주어 감사합니다.

아이들 간병뿐만 아니라 내 옥바라지까지 해 주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당신에게 사랑한단 말 한마디 못해주어 미안합니다. 내가 눈물로 용서를 비니 꼭 받아주오.

남은 세월 가족 위해 헌신하며 살겠으니 용서해 주기 바랍니다.

 

6. 차마 부치지 못한 아들에게 쓴 감사편지

나는 아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습니다. 무슨 낯으로 아들을 보며 용서를 받을까, 어찌 하늘을 쳐다보며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재판 때 나를 위해 탄원서를 써 준 내 아들아, 난 네가 있었기에 비록 이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너와 바꿀 수가 없다.

이 애비는 이제 너를 아프게 한 죄로 30개월, 900일을 이곳에서 보내게 되었다. 미안하다 아들아, 내가 네 이름을 지어 주었건만 너의 이름을 부를 수가 없구나. 이 애비가 이제 어찌 살거나. 네가 있어서 이 세상 어느 곳에 있어도 두려움이 없었는데, 아들아 아직도 너에게 할 말을 다 못했다. 너의 용서가 있었기에 징역 10년 구형이 2년 6개월로 감형되었다.

천륜을 무너뜨린 이 애비를 용서해라, 난 너에게 평생 엎드려 용서를 빌면서 가족을 위해 살게, 네가 잘 버티어 주고 건강해 주니 이 세상 다 얻은 기쁨이어서 오로지 감사뿐이로구나.

 

7. 날 지탱하게 해 준 딸에게 감사합니다.

내가 구속되면서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날 챙겨준 딸이 잘 자라서 중국어 강사가 되어서 감사합니다. 힘든 몸에도 불구하고 나를 챙겨 준 딸은 언제나 나에게 ‘우리 아빠는 슈퍼맨이야, 우리 아빠는 다 견딜 수 있어, 아빠 우리 꼭 이겨내야 해, 아빠 이 시련은 장래에 더 큰 축복이야, 힘내야 해’ 하는 딸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딸이 있기에 나는 지금도 잘 버티며 늘 감사하며 언젠가는 꽃을 말려 편지지에 붙여서 감사한 마음을 전해 주리라.

 

8. 교도소 생활을 통해서 건강을 되찾게 되어 감사합니다.

내가 교도소에 들어오기 전에는 지방간이 매우 심한 상태였습니다. 교도소 생활 일 년이 지나고 지난번 검진 결과 간의 모든 수치가 건강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허리 둘레도 8cm나 줄었고 체중도 정상적이 되었습니다. 정신적으로는 불편한 상태지만 육체적으로는 고질병인 간과 과체중이 해결되어 참으로 감사합니다.

 

9. 지난날들을 회상해보니 감사합니다.

어릴 때부터 기억나는 것들을 일기장에 모두 다 썼습니다. 그런데 5장을 넘기지 못하고 기억이 멈추어 버렸습니다. 쓰다 보니 모든 기억들이 다 아쉬운 것, 아픈 것, 슬픈 것, 고독한 것, 고생된 것, 미안한 것, 도움 받은 것들뿐이었습니다. 지난 나의 삶이 앞으론 그렇게 살지 말고 보람되며, 기쁘게, 외롭지 않게, 행복하게, 감사하며 도움을 주면서 살아야겠습니다. 비록 교도소 안이지만 이런 마음을 갖게 되어 감사합니다.

 

10. 우울증이 완화되어 감사합니다.

나는 이곳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우울증이 오래 되었다고 했습니다. 흔히들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라고 하는 정말 무서운 병입니다. 늘 죽고만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약을 끊고 감사로 약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11.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어서 감사합니다.

15번이나 반복해서 읽은 책이 있습니다. 데이빗 씨맨즈가 쓴 ‘상한 감정의 치유’라는 책인데 이 책의 주인공이 바로 나였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책을 읽다 책이 눈물에 다 젖어서 새로 한 권을 구입해서 읽을 정도로 나는 이 책을 통하여 엄청난 치유를 받았습니다.

접견을 온 딸과 아내에게 이 책을 읽어 보라고 권하면서 최소한 5번을 읽어야 한다면서 꼭 읽어 보라고 애원을 했습니다. 부디 이 책을 읽고서 마음 안에 있는 상처들을 빨리 낫게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감사하게도 딸로부터 편지가 왔습니다. 너무 좋은 책을 알려 주어서 감사하며 자신도 같이 공감했고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좋은 책을 써 주신 씨맨스 목사님에게 감사합니다.

 

12. 시신 기증을 할 수 있는 결심을 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나의 소중한 딸은 지금 31살입니다. 17년째 강직성 척후염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 딸은 밝게 살아가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나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동안 사회로부터 나는 많은 혜택을 받았습니다. 빈손으로 시작한 나의 사업을 남 못지 않게 이루었습니다. 그러함에도 나는 이제까지 사회에 무엇하나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천한 몸이지만 죽어서 시신이라도 기증하여 좌절과 절망에 빠져 있는 아픈 사람, 누군가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자 시신을 기증할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런 마음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13. 새벽에 깨워 주시니 감사합니다.

나는 새벽형 인간이어서 감사합니다. 나는 지금까지 늘 부지런하게 살아왔습니다. 나는 교도소 안에서도 모든 것이 항상 1순위입니다. 나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먼저 씻고 나서 기도를 하며 다음 사람을 깨웁니다. 새벽에 그날 하루를 생각하게 하며 어두움을 깨뜨리고 나를 깨우쳐 주어 감사합니다.

 

14. 나에게 다가온 노랑나비야 감사합니다.

어느 날 작은 감옥 창가에 이름 모를 노랑나비가 얼쩡거립니다. 마치 지난여름 날 잘 지냈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라도 할 듯 한참을 맴돌다 날아갑니다. 나비도 한 세상 살아가면서 주어진 공간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데 하물며 우리 인간인 나, 나는 지금 무엇에 감사하며 살아가는가, 나비야, 너에게 감사한다.

 

15. 네 잎 크로버를 보면서 감사합니다.

토요일 운동 시간입니다. 운동장에 잠시 앉아 있는데 내 앞에 네 잎 크로버가 보입니다. 흔히들 네 잎 크로버는 우리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데 오늘은 나에게 무슨 행운이 있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난 그 잎을 곱게 말려서 딸에게 쓰는 편지 속에 넣어서 크로버 잎 하나는 아빠, 하나는 엄마, 하나는 오빠, 하나는 너야 하니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딸아, 나는 이 시간 우리에게 행운을 전해 주는 크로버에게 감사한단다.

 

16. 자존감이 높아지니 감사합니다.

매사에 나는 도전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사업도 불모지에 가서 개척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비교의식이 강했고 열등감도 심했으며 나 자신에 대해서 늘 만족감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니 많은 것을 알게 되고 깨닫게 되어 오히려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고 이전보다 더 잘할 수 있게 되었으며 지난날이 내가 참 괜찮은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합니다.

 

17. 무기수와의 대화에 감사합니다.

나는 무기수와 같이 공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루는 내가 무기수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이냐고. 그는 처음엔 소원이 없다고 했습니다. 한참 있다가 다시 물었습니다. 한참 후에 그가 한 말은 감형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당신은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출소할 날이 있으니 희망이 있지 않냐고 했습니다. 한순간 나는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18. 고마운 동료 김용환씨에게 감사합니다.

늘 내곁에서 나를 위로하며 내 마음을 토닦여 주는 김용환씨에게 감사합니다. 오늘 방 안에서 더운 물 사용으로 인하여 상당히 심각한 분위기였는데 내 편에서 나를 옹호해 주신 김용환씨에게 한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 자신이 부끄럽고 선생님이 존경스럽습니다.

 

19. 운명 (시)

하늘이시여 지금이 운명이라면 받아들입니다.

슬픔도 서러움도 외로움도 이별도 한많은 세월 껴안고 가렵니다.

멀리온 나그네 밤하늘 보고 싶다오

그리운 나의 님을 언제 다시 볼까

지금이 운명이니 기다릴라오

 

20. 감사나눔신문 안남웅 목사님께 감사합니다.

가족에 대해서 감사함을 알게 해 주신 목사님께 감사합니다. 이성미 기자님께서도 관심을 가지고 대해 주시면서 공모전에 한번 응시해 보라고 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팠던 마음의 상처의 쓴 뿌리를 뽑아내라고 강의를 해 주셔서 다시는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아픔도 주지 않고 살아가도록 가르쳐 주시니 안남웅 목사님께 감사합니다.

 

소 감 문

먼저 감사노트를 쓸 수 있게 도움을 주신 교도소측과 감사나눔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처음으로 써보는 1일 5감사, 또 100감사가 낯설고 어설프나 이곳에서 회개하고 깊이 뉘우치며 가족의 소중함과 나 자신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이 감옥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제껏 느끼지 못했던 나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앞으로 1일 5감사와 100감사를 계속해서 쓰겠다는 감동을 갖게 해서 감사합니다.

안양교도소 우 0 0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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