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결함

“결함 있는 주인공을 보면 우리는 오히려 공감하고 응원하게 된다.” ‘이야기의 탄생’ 저자 윌 스토가 했던 말입니다. 가수 겸 배우인 엄정화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자기 이름으로 3행시를 지어야 하는 순서가 되었습니다. 진행자가 운(韻)을 뗐고, 그녀가 예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엄) “엄청 예쁘죠?” (정) “정말 예쁘죠?” 가뜩이나 매력적인 여배우의 ‘자랑질’이 이어지자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시기와 질투의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미묘한 상황의 절정에서 3행시의 마지막 문답이 이어졌습니다. (화) “화장발이예요!” 자신의 결함을 과감하게 드러낸 답변에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엄정화는 미워할 수 없다니까!” 때로는 결함(缺陷)이 완벽(完璧)을 이깁니다.

감사의 온도

장수말벌은 세상에서 가장 큰 말벌로 분류됩니다. 길이가 4cm나 되는 이 말벌은 꿀벌의 천적으로 불리는데, 꿀벌 집에 침입해 집게 같은 이빨로 닥치는 대로 꿀벌을 참수합니다. 장수말벌 10마리가 30분 동안 무려 꿀벌 2~3만 마리를 학살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일대일로 맞장을 뜨기에는 역부족인 꿀벌이지만 가만히 앉아서 당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꿀벌들은 장수말벌이 침입하면 일제히 날개를 비벼서 벌집의 온도를 높입니다. 집단생활에 익숙한 꿀벌은 고온에서 잘 견디는데, ‘뜨거운 맛’을 견디지 못한 장수말벌이 결국 줄행랑을 놓는다고 합니다. 청량리에 위치한 서울성심병원은 ‘감사의 온도 1℃ 올리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직원을 웃음 짓게 만들고 고객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가장 밑바닥

조앤 롤링은 20대 초반 포르투갈로 가서 그곳 남자와 결혼했지만 딸을 낳고 2년 만에 이혼했습니다. 딸과 함께 영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정부 보조금으로 근근이 먹고 사는 싱글맘이 되었습니다. 조앤 롤링은 어린 딸과 함께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가난에 시달렸습니다. 우울증도 찾아와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딸에게 동화책을 사줄 돈이 없었던 조앤 롤링은 아이에게 읽어줄 동화책을 직접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를 영국 여왕보다 더 큰 부자로 만들어준 ‘해리 포터’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실패했지만 나는 살아 있었고, 사랑하는 딸이 있었고, 낡은 타자기 한 대와 아이디어가 있었다.” 비록 가진 것이 적어도 그것에 감사할 수 있을 때 인생의 가장 밑바닥이 새로운 출발의 도약대가 됩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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