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조문 행렬이 남긴 감사의 말들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왼쪽부터)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왼쪽부터)

재계의 거목 지다

“일단 삼성으로만 따지면 기업평가를 하는 업체에서 조사한 결과 이 회장이 평생 800조 원 가까이 삼성을 키웠다 이런 분석이 오늘 나왔습니다.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의 자산이 고 이건희 회장의 재임 기간, 그러니까 투병기간을 포함해서죠. 790조 원 이상 증가했다. 그래서 결국 10대 그룹 중에서 가장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이 회장의 취임 첫 해인 1987년 자산은 10조 원이었습니다. 2019년에는 803조원으로. 그러니까 793조 원이 커졌고요. 이걸 비율로 따지면 무려 7600%가 넘습니다. 계열사 숫자 또한 37곳에서 59곳으로 전체적으로 22곳이 는 셈입니다.”

지난 10월 28일 이건희 회장의 시신을 장지로 모시는 발인 모습을 생중계하는 YTN에서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가히 이건희 회장이 한국 재계의 거목이라고 할 수 있는 숫자들이다. 하지만 살아생전 그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 그룹 지배구조, 경영권 승계, 비자금 조성, 무노조 원칙 등에 관한 사안이었다.

그런데 이건희 회장의 장례가 소박하게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동안 그가 이룬 업적 중심으로 추모 열기가 이어졌고, 이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 불황에 새로운 심지를 심어놓고 있었다.

“우리나라 경제 모든 분야에서 1등 정신을 아주 강하게 심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조문에 앞서 언론에 한 말이다. 이건희 회장의 경력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일이 자동차 진출과 실패였을 텐데, 그 경쟁업체였던 그룹의 후배가 전한 ‘감사’에서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까? 현대차가 국내 1위이기는 하지만 당시 해외시장에서의 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못했는데, 이건희 회장의 1등 철학을 마음에 새기며 이제는 세계적인 기업이 된 것에 대한 감사의 말이었을 것이다.

정의선 회장의 발언이 촉발제가 된 것은 아니었겠지만, 이건희 회장 추모 분위기는 그의 정신을 되새기는 쪽으로 흘러갔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공감을 가져오는 말은 다음과 같다.

“한국도 1등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만들어준 삼성, 지금 한국의 위상은 삼성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그 과정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이건희 회장에 대한 감사의 말은 조문 내내 이어졌다.

 

감사의 말, 말, 말

“2세 경영인으로서 놀라운 업적을 남겼던 고인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정세균 국무총리)

“고인께서는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탁월한 혁신을 이루셨다. 세계적 기업으로 국가적 위상과 국민의 자존심을 높여주신데 대해서 감사드린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베트남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고인의 노고에 대해 베트남은 매우 감사하고 있다."(응우옌 부 뚱 신임 주한 베트남대사)

“어제 워낙 사람이 많이 밀려서 문상을 못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이 쓰러지니 참 안타깝다. 우리 경제 일으켜주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렸다.”(심재철 전 국회의원)

“고 이건희 회장이 이끄시는 삼성을 통해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주신 것을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원유철 전 국회의원)

“이건희 회장은 이 나라에 자신감을 주셨다. 해외 어디에 나가서도 '내가 한국인이다' 이런 자신감이었다. 감사하다.”(정경화 바이올리니스트)

“삼성전자를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켜 주셔서 감사드린다.”(삼성 직원)

"이 회장은 한국은 물론 전세계를 위해 반도체, 휴대폰, 컴퓨터 등 여러 좋은 일을 많이 하셨다. 항상 좋은 추억이 있고, 우리를 위해 많이 희생하고 특히 경제 개발을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회 회장)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일등공신이자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신 고인께 강원도민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권성동 국회의원)

“세계에 나가 어깨 펴고 자랑스럽게 코리안이라고 말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네티즌)

 

감사의 말을 듣고 떠난 영혼

젊은이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은 삼성일 것이다. 그들은 이건희 회장의 부고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이 회장의 세계적 영향력은 세종대왕보다 낫다. 한글이나 금속활자를 칭송해 봤자 한국 안에서의 일인데, 세계 기술 발전에 영향을 미친 반도체 사업을 일으킨 것이야말로 위인으로 칭송받을 일이다.”(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

“이 회장은 국민장(葬)해줘야 한다.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수십조(원)를 끌어올린 사람이다. 기업가를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4차 산업 시대에 희망이 있다.”(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

아마 이들이 살아생전 이건희 회장의 행보를 보았다면 그의 업적 칭찬에 감사의 말을 덧붙였을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도 감사의 말을 전하는 마음, 그것은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결심의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이고, 감사의 말을 전해들은 영혼은 그 어디에선가 편안히 잠들 것이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처럼 풍성한 감사의 말을 들은 이건희 회장의 뛰어난 삶에 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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