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현의 건강칼럼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가장 빠르게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국가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65세 노인이라는 말도 어색하고 노인의 기준을 70세 혹은 75세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람마다 다양하게 노화가 진행이 되다보니 신체 기능과 정신적 기능도 다르게 노화가 된다.

특히 70대 이상의 노인들은 건강문제에 많이 직면하게 되는데, 단순하게 한 가지 질병이 아닌 복합만성 질병에 노출이 되며 더불어 생활에 있어서도 기능상실이 있게 된다. 전신 허약, 보행 장애, 낙상, 식욕감소, 요실금과 같은 여러 증상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러한 여러 증상들을 모두 모아서 ‘노인병 증후군’이라고 한다. 대부분 이러한 노인병 증후군은 건강한 노인이 아닌 만성질환을 가지는 등 여러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나타나고 이러한 상태를 노쇠라고 한다.

 따라서 이렇게 노인병 증후군을 가진 노인 환자는 한 가지 질병으로 정의되지 않기 때문에 노쇠를 비롯한 건강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는 도구가 필요하며 이것을 바로 노인포괄평가 도구 (Comprehensive Geriatric Assessment, CGA)라고 한다. 이를 통해 노인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며 향후 요양 서비스 제공 계획을 수립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보통 대학병원의 노인병클리닉을 하는 가정의학과나 내과에서 노인 포괄평가를 하는데, 여기에는 신체적 건강 평가, 사회경제적 평가, 일상생활 기능평가, 보행 및 균형능력 평가, 정신인지 심리평가, 복용약물 평가, 영양 평가가 포함이 되며 이러한 평가는 약 1시간에 걸쳐서 이루어지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문제목록 정리 및 중재계획, 중복된 약물 정리를 하게 된다. 특히 인지기능 평가도 포함이 되어 이 검사에서 MMSE 평가 점수가 유의미하게 낮을 경우 약물을 복용할 수도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일차의원에서는 적용이 어려워 바쁜 외래에서 시행할 수 있는 간단한 노인포괄평가 도구도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이러한 노인종합평가에 대한 수가가 마련되지 않아 일부 병원에서 연구 목적이나 환자 진료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암 치료나 수술 전 노인 환자에서도 많이 적용되어 치료의 예후나 부작용, 합병증 등을 예측기도 한다.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국가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며 이를 통해 노인 환자들도 적절한 평가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포괄평가 도구를 통해 단순하게 질병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노인을 평가하고 관리하면 더 건강한 노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