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夫婦)


결혼하여 60년 이상 함께 살아온 노부부가 있었다. 노부부는 모든 것을 나누었고, 모든 것을 이야기 했으며,   서로 아무런 비밀이 없었다.
단 하나 예외가 있었는데 할머니가 간직하고 있는, 장롱 맨 위에 보관하고 있는 구두상자였다. 할머니는 남편에게 절대로 열어보지도 말고 물어보지도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지금까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할아버지는 그 상자에 대해 물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가 심하게 병이 났다. 의사는 할머니가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거라고 하였다.
함께 쓰던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할아버지는 구두상자를 꺼내어 아내의 침대 곁에 갖다 놓았다. 할머니는 이제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남편에게 알려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할아버지가 상자를 열자 상자 안에는 코바늘로 만든 두 개의 인형과 95,000달러의 돈뭉치가 들어있었다. 할아버지는 상자 안에 들어 있는 것들에 대해 물어보았다. “내가 결혼할 때 할머니가 제게 일러주셨어요.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결은 절대로 다투지 않는 것이라고. 그러면서 남편에게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조용히 코바늘로 인형을 만들라고 하셨어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는 너무나 감격했다. 흐르는 눈물을 감추려 안간 힘을 썼다. 상자 안에는 겨우 두 개의 인형만이 들어 있었다. 그 오랜 시간 살아오면서 아내가 자신에 대해 화가 난 적이 단 두 번밖에 없었다니 그는 너무나 행복해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여보” 할아버지가 물었다. “인형은 이제 알겠는데, 이 돈들은 무엇이요. 어디서 난 돈이요?” “아!” 할머니가 말했다. “그 돈은 인형들을 팔아 모은 돈이 예요”
정신분석학자인 칼 융(C.G.Jung)은 남성 속에는 여성적인 성품이 내재되어 있고, 여성 속에는 남성적인 성품이 내재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나온 이론이 아니마와 아니무스에 대한 학설이다.
남성 내부에 있는 여성적 요소를 ‘아니마’(anima)라고 부른다. 아니마의 영향을 받는 남자는 여성적이고 섬세하며 때로는 감정처리가 잘 안 된다. 아니마는 ‘에로스’(eros)라고도 하는데 관계 지향적인 특징을 지닌다.
여성 속에 있는 남성적 요소를 ‘아니무스’(animus)라 하는데 이를 ‘로고스’(logos)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분석하고 집중하고, 인식하고, 차별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아미무스의 영향을 받는 여성은 목표 지향적이고 강한 승부욕을 갖게 되며 때로는 자기주장을 강하게 펼친다.
재미있는 것은 아니마와 아니무스의 특징은 오랜 동안 감추어져 있다가 나이 40정도에 이르면 드디어 밖으로 표출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가정에서 40이 넘으면 남성들은 유순해지는 반면 40이 넘는 아내들은 드세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젊은 시절에는 남편이 가정에 주도권을 쥐고 있다가도 40대 후반부터는 여성이 주도권을 쥐게 되고 여성들의 권위와 힘이 발휘되는 이유가 바로 이 같은 심리적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부부는 이인삼각이 되어 평생 함께 걸어가야 할 사이이다. 결혼하는 것은 쉬운 일이나 복된 부부로 살아가는 것은 피차간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바보온달을 훌륭하게 만든 평강공주가 우리의 가정에 필요하다. 동시에 평강공주의 이야기를 해맑은 웃음으로 들어주며 대답해 주는 바보온달도 너무나 필요한 시대이다.

안남웅 본부장.
안남웅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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