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당의 자연치유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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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얼굴엔 귀 눈 입 코가 있습니다. 이를 일러 이목구비라 합니다. 눈과 코와 귀는 이름과 기능이 단순하게 일치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입은 먹고 마시는 기능 이외에 특별이 말하는 기능이 담겨있습니다. 동물도 나름의 언어를 소리로 담아낸 다곤 하나 인간의 언어처럼 깊은 감정을 언어로 드러내지 못합니다. 이렇듯 입에 고유의 언어를 실은 탓에 인간만이 나머지 기관의 오작동여부를 표현해 관리 조정 받을 수 있습니다.  

생명체의 절대적 조건은 밥에 달려 있습니다. 먹으면 살고 굶으면 죽습니다. 그러다보니 밥을 담는 입과 소화기관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사람은 땅에서 나는 모든 음식을 취하는 유일한 영장류입니다. 입안에 담겨있는 정교한 장치와 구조는 단순한 자연물의 조합을 소화가능한 밥으로 바꾸어 줍니다. 아무리 진수성찬이 갖춰진들 입 안의 수고로움을 거치지 않으면 한 무더기 돌과 다름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입은 이목구비 중 생존에 가장 직접적이랄 수 있습니다. 

그럼 밥을 담은 입속에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또 각각의 장치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요? 왜 입 속엔 코나 귀 눈에 비해 특별히 자신만의 이름을 갖는 장치들이 구비되어 있는 걸까요?  
한 굽이의 장에서 출발한 원형동물이 진화를 거치는 사이 음식을 받아들이는 최초의 그릇에 이처럼 다양한 장치들을 갖춘 이유는 뭘까요?  

입안에 갖춰진 장치는 바로 치아와 잇몸 혀와 목젖 그리고 위아래를 덮는 덮개(양악) 입니다.  한 숟갈의 음식은 요리라는 수단을 거친 자연의 1차 가공물입니다. 입 속에선 음식을 위로 보내어 소화가 가능하도록 2차 가공물을 만듭니다. 이 역할을 입안에 갖춘 장치들이 통합적으로 관여해 촘촘히 수행하게 됩니다. 이 중 단 한 가지장치라도 기능이 약화되거나 멈춘다면 소화가능한 밥이 되긴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은 음식을 통해 자연의 기운을 온전히 섭취합니다.  음식의 재료는 낮과 밤이 키운 대지의 부산물입니다. 낮은 태양이 지배하는 시간이요 밤은 달이 지배하는 시간입니다. 태양은 양(陽)이요 달은 음(陰)입니다. 음양(陰陽)은 태양과 달이라는 운동과 상징을 통해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렇게 받아들인 음양의 크기에 따라 어떤 것은 목(木)기운이, 어떤 것은 화(火)기운이, 어떤 것은 금(金)기운이, 또 어떤 것은 토(土)기운과 수(水)기운이 차고 넘치는 동식물로 분화하고 성장합니다. 우리가 선택한 자연의 식재료들은 모두 특별하게 한쪽으로 치우친 존재들 입니다. 이것을 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모자라고 넘치는 부분들을 입안에서 조화롭게 하는 것-이것이 장엄한 밥 공사의 실체입니다.      

이제 밥 공사를 상상해 봅시다. 자연물을 조리해 1차가공물인 음식을 먹습니다. 입 안에 음식이 담기는 순간부터 구비된 각각의 장치들은 밥을 소화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2차 가공행사에 참여합니다. 2차 공사는 음식에 담긴 오행의 기운을 각각의 장기에 원활하게 배분하도록 순치시키는 일입니다. 치아는 음식을 잘게 부수고 침을 흘려 반죽합니다. 혀는 뜨거운 온열로 음식을 치대고 두드려 부숙(腐熟)시킵니다. 목젖 사이로 나온 바람은 잘게 부수어진 음식사이에 공간을 넣어 잘 발효되도록 돕습니다. 잇몸은 한번 들인 음식이 새나가는 것을 굳건히 가두는 역할을 합니다. 입 덮개는 음식이 담긴 공간을 굳게 여닫아 찌고 삶는 압력솥 역할을 합니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인 것은 다른 동식물의 치우친 기운과 달리 오롯이 우주의 기운을 완벽히 담아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밥 공사는 우주가 지상 위에 드러낸 기운을 한 몸에 받아들이는 장엄한 행위입니다. 그래서 내장은 각각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다섯 장기(五臟)로 분화했던 것입니다. 분화된 다섯 장기의 이름은 간(木) 심(火) 비(土) 폐(金) 신(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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