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암치료 로드맵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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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1971년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하고 졸업 후 고대부속병원 전공의를 거쳐 전문의를 취득한 현대의학 전공 의료인이다. 
전문의 취득 후 딱 10년간 개업을 했었는데 보통 하루에 200~300명을 진료했고 환자가 많은 날은 400~500명을 진료하기도 했다. 
1986년부터 1996년 봄까지 개업을 하고 인계한 뒤 온 가족과 함께 홀가분한 마음으로 인도네시아 의료봉사를 떠났다. 당시 미국에서 공부하던 10대의 큰 아들도 이 일정에 합류했다. 

그런데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가족들과 자카르타에 머물며 의료봉사를 위한 준비를 하던 어느 날이었다. 목욕을 하고 나온 큰 아들의 다리에서 검은 반점을 보았는데 자세히 보니 출혈반점이었다.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자카르타 병원에 입원시켜 검사를 해보니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었다. 그 당시 핏기 없는 얼굴로 아들이 내 손을 잡고 “아버지...나 너무 힘들어요...”라고 말하던 모습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할 수 없이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지역에서 펼치려던 의료봉사를 포기하고 급히 귀국길에 올라 모교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 입원을 시켰다. 그리고 그때부터 2년 반 동안 피 말리는 암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하지만 1999년 5월 24일 아들은 끝내 암과의 전쟁에서 패해 하늘의 별이 되었다. 혈액암 쪽은 현대의학에서 치료율이 괜찮다고 믿었었는데 안타깝게도 골수이식 공여자도 못 찾았고 두세 차례 재발한 끝에 사망에 이른 것이다. 
아들을 암으로 떠나보낸 후 나는 암 치료 연구의 현주소를 되짚어 보며, ‘가장 현명한 암치료 로드맵은 과연 무엇일까?’에 깊은 관심을 갖고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대의학 이외의 분야로도 관심영역이 확대되었으며 특히 1999년부터는 오직 외길로 대학병원에서 포기한 환자나 난치암만을 연구했다. 돌이켜 보면 의대 입학 후 25년은 현대의학 분야만, 그 후 지금까지 27년 동안은 현대의학 이외 분야에 파고든 삶이었다. 

지금도 나의 유일한 꿈이자 숙원은 대학병원에서 포기한 난치 암 환우를 1명이라도 더 살리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아들이 내게 유업으로 남긴 과제로 생각하고 비록 힘겨운 길이지만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700명 가까운 암 환우가 새로 생기고 230명 전후의 환우가 사망하고 있으며 암은 사망원인으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암 환우의 10년 생존율(암치료 시작 후 10년째 살아있을 확률)은 갑상선 암을 제외하면 59.5%에 불과하다. 
즉 하루에 발생하는 700명의 환우 중 300명 전후는 최첨단 대학병원 치료를 통해서도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기에 병원에서 안 되면 병원 밖에서라도 건강을 되살릴 방법을 찾아봐야 하리라 생각한다. 병원에서 포기했다고 해서 그냥 손 놓고 생명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사실 현대의학도 장단점이 있고 현대의학 이외 분야도 장단점이 있기에 단점만 부각하고 따지면 치료할게 거의 없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현재로서는 ‘통합 의학적인 암치료’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동안 4만 명 이상의 암 환우를 상담하면서 꼼꼼하게 데이터를 축적하고 집요하게 암 극복을 위한 방법을 찾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작은 희망들을 앞으로 지면을 통해 하나씩 소개하고자 한다.
                            
    김태식 (G샘통합암병원 명예고문/ 메디람 한방병원 명예병원장/ 통합의학적 암치료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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