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현의 건강칼럼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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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를 보면서 가장 어려운 상황 중 하나는 바로 약을 제대로 먹지 않을 때이다. 약을 먹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첫 번째는 약 효과에 대한 불신, 반대로 말하자면 본인이 생활습관을 잘 고치면 병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약보다는 다른 건강 기능 식품을 먹어서 고치고자 할 때, 그리고 나머지는 약값에 대한 부담이나 혹은 너무 바빠서 잘 못 먹을 때이다. 

마지막 이유들의 경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지만 건강 기능식품으로 고친다던지 혹은 생활습관만으로 한다는 것은 환자 본인의 결정이라 의사가 아무리 잘 설명한다고 해도 바꾸기 쉽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약은 좋지만 또 나쁘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약을 먹으면서도 불편하고 그래서 웬만하면 약을 먹지 않고 해결해 보고자 한다. 

이 경우 본인이 경험 해보고 나서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올 때에 비로소 약을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만큼 치료 시기가 늦어진다. 약을 복용하더라도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나쁜 결과에 대해서 그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 약을 제대로 안 먹어서 결과가 나쁘게 나온 것인지, 약 용량이 부족해서 인지, 혹은 약은 먹었지만 생활습관이 너무 안 좋아서 그런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이러면 적정수준으로 치료되지 못하고 불필요한 약을 더 쓸 수 있고 오히려 이 때문에 부작용과 비용이 늘어 약을 더 안 먹을 수 있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약을 복용법에 따라 꾸준히 잘 먹는 것이 병이 악화되는 시간을 줄이고 올바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약값이 우리나라처럼 저렴한 곳도 드물다. 그래서 해외에 살고 있는 교민들도 우리나라에 와서 약을 타간다. 따라서 믿을 만한 의사가 있다면 찾아가서 그 지침을 따라 복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이다. 
건강기능식품 자체가 나쁘지 않지만 약으로서의 효능이 부족하기 때문에 약을 대체할 수 없다. 즉 그것을 먹는다고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 목표만큼 좋아지지 않는다. 대부분은 ‘도움을 주는’ 기능성 제품이므로 질병치료에 까지 이르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약을 멀리한다고 건강기능식품도 먹게 되면 전체 비용도 더 늘어나면서 실제 먹는 알약이나 캡슐개수는 더 늘어나는 웃지못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전문 의약품을 TV나 매체를 통해 광고할 수 없기 때문에 약을 접할 기회가 적다. 이 때문에 환자가 약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의사나 약사도 노력해야 한다. 친구가 늘 좋을 수만은 없는 것처럼 약에도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알고 인지하고 의사와 상의해서 먹는 것도 필요하다. 약과 좀 더 친해지려고 노력하면 건강에 더 가까워진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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