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칼럼

21세기에 들면서 세계가 군사력을 바탕으로 하는 하드 파워에서 스프트 파워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조지프 나이 교수는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하드파워의 중요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지만 큰 흐름은 소프트 파워의 시대라는 것을 부정 할 수 없다.

제주도 서귀포 쪽에 <생각하는 정원>이라는 분재원이 있다. 이 분재원의 지난 30년의 변화를 보면서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 관광협회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으로 <생각하는 정원>을 꼽고 있다. 일본에서는 나까소네 수상이 퇴임 후에 다녀 갔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짱쩌민, 후진따오 같은 중국의 리더가 현직에 있을 때 다녀가서 지금까지 중국의 공무원들을 한국의 우공(愚公)에게 가서 자강불식의 정신을 배우고 오라고 만명이상을 연수 보냈다. 특히 후진따오는 현직에 있으면서 두 번이나 다녀갔다. 다른 외국에서 우리나라 새마을 연수를 올 때, 중국에서는 생각하는 정원에 공무원을 파견하여 배우게 하였다. 중국의 지도자들이 배우고 싶어 한 것은 국가의 도움 없이 한 개인의 힘으로 돌밭을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고 생각을 바꾸게 할 수 있는 곳으로 굳게 믿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돌아가신 삼성의 이건희 회장님이 다녀가셨다. 이건희 회장님이야 말로 삼성을 오늘날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바꾼 분으로 생각하는 정원을 다녀 가실만하다.

분재는 자연을 조그마한 화분으로 모셔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연 속에서 크게 자랄 수 있는 식물들을 화분 속에서 키우고 그것을 실내로 옮겨 놓고 즐길 수 있고 열매를 맺게 하는 또 다른 자연 사랑법이라 하겠다. 분재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동양 세 나라에서 이어져 오고 있다. 그것은 궁중문화의 한부분으로 동양인의 자연철학 사상을 담아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식물을 인위적으로 잘 자랄 수 없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라고 분재를 말살 시켰었다. 그러다가 제주도 생각하는 정원에 와서 보고 중국 사람들도 생각을 바꾸었다. 식물들이 키만 크고 열매를 맺지 못하면 살아는 있으나 참 생명력이 있는 것이 아니고, 작아도 열매를 맺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정말 생명력라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그렇게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3년에 한번씩 뿌리를 잘라주어야 한다. 오래된 뿌리를 잘라주면 새로운 뿌리가 나오고 다시 왕성하게 생명력을 발휘하여 열매를 주렁주렁 맺는 것을 보게 되었다..

식물은 이렇게 3년마다 뿌리를 잘라주면 생명력을 도로 살릴 수 있는데 사람의 경우는 생각을 바꾸어야 늙지 않는다. 시대가 변하는데도 나때는 말이야하면서 옛날이야기만 해서는 젊은 이들이 따르지 않아 리더십을 잃게된다.

생각하는 정원은 단순한 분재원이 아니라 생각하게 하는 인문학을 공부할 수 있는 강의실이다. 아니 철학을 공부하는 학교이다.

그래서 12년전에 생각하는 정원에 갔을 때 다음과 같은 졸시 한편을 써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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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따라 사는 것도/ 쉽지 않은데/ 거슬러 사는 삶이/ 어떠했을까 

화산석 성긴 틈으로/ 날아다니는 햇볕을 잡고/ 그 그늘에 한그루 두그루/ 가꾸어 온 긴 세월

뒤돌아 보면/ 지나온 시간들이/ 아득하고

앞을 바라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어도

이제는 먼나라에서/ 찾아오는 발길이/ 더욱 잦구나 

흔들리는 풀잎/ 하나하나에도/ 짙은 땀내음이 풍겨서/ 가슴이 한없이 더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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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졸시를 한글 붓글씨 잘 쓰는 분이 예쁘게 쓰고 붉은 낙관을 찍으니 더욱 의젓한 모습이 되었다. 지난 11월 5일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중국어로 번역되에 30주년 기념 화보집에 실려서 대륙으로 진출하게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조지프 나이 교수의 소프트 파워를 생각하게 되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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