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교도소 감사교육 참관기

비바람이 몰고 간 낙엽들과 밤사이 내린 비가 겨울의 길목을 재촉 하듯이 서늘하고 무거운 날이었다. 지난 11월 29일 안양교도소에서 감사나눔신문사 안남웅 본부장이 사회 복귀 한 달 후를 기다리는 수용자 대상으로 진행하는 ‘감사나눔 인성 교육’에 참관을 하게 되었다. 
이번 교육은 11월초 재소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교육 담당자가 “이런 인성 교육은 사회 복귀를 앞둔 분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 같으니 한 번 교육을 더 해주시면 어떠실까요?”라고 요청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 교육에 참관했던 나 역시 다시 참여하게 되었다. 

두 번째 참관이어서 그런지 처음 때보다는 조금 편안하게 다가왔다. 교육을 받는 모습이 진지하고 의욕이 넘쳐보였다. 
세상과 단절되어 있는 곳에서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얻은 느낌이 전해질 정도였다. 자연에 사계절이 있듯이 이제 곧 자유로운 시간과 공간이 주어져 오늘 이 시간을 기억하고 큰 학습의 시간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 되었다.

안남웅 본부장은 감사 쓰기의 방법과 대상을 설명하고 나서 “지금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에게 5감사를 써보세요?”라고 하면서 체험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쓴 글을 발표하도록 했는데 들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졌다. 

나는 조용히 다가가 인터뷰를 하며 질문에 답하는 모습들이 너무 진지하였다. 한 분은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에 마치 시인과도 같이 담장 너머 풍경을 묘사하며 “눈물이 날 것 같다”고 고백을 했다. 중년이 훌쩍 넘어서 버린 지긋한 나이로 보이는 그 분의 모습이 내 가슴에 깊은 메아리로 남았다.

사랑하는 아내를 향한 한 수용자가 쓴 7감사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① 마음이 나쁜 생각으로 물들어 갈 때 당신에 대한 고마움으로 인해 보답할 생각을 하게 되어감사합니다.
② 분노의 감정으로 나 자신과 주위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게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③ 세상이 나를 손가락질을 할 때에도 내 말을 믿어 주어 감사합니다.
④ 자살이나 자해할 생각에 빠져들 때 당신을 생각하면서 다시금 힘을 얻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⑤ 떨어지는 낙엽에 우울감이 들고 인생이 무상함을 느낄 때 당신의 미소를 떠올리며 다시금 살아 보겠노라고 다짐을 하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⑥ 신 앞에 무릎 꿇고 싶을 때 네가 전해 준 성경을 읽으며 새로운 용기를 갖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⑦ 생활이 곤고하여 절망에 빠져들 때 늘 좋은 얼굴로 대해 준 당신의 모습 감사합니다.

안양교도소 ‘감사나눔 인성 교육’ 참관을 마치고 일상의 삶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그리움으로 부르짖고 있었다. “사랑은 덜 아픈 자가 더 아픈 자를 안아 주는 것이다”라는 명언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한진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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