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

나는 나이 들면 불행한 사람이 되는 줄 알았는데,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독일의 철학자   칸트(Immanuel Kant)가 알려주었다. 칸트는 행복이란 첫째, ‘지금 현재 어떤 일을 할 것’,  둘째,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셋째,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첫째, ‘어떤 일을 하라’고 했는데, 나는 1945년 해방둥이(만 77세)로서, 1973년 스물여덟 살에  월간현대경영 기자로 입사한 후 50년째 접어드는 지금도 현대경영에서 일한다. 
둘째, ‘어떤 사람을 사랑하라’고 했는데, 내가 평생 사랑(존경)하는 분으로는 연대순으로 신영철 한국능률협회 전 회장, 송인상 한국능률협회 전 회장,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이시다.  

1973년 당시엔 KMA(한국능률협회)의 기관지였던 월간현대경영에 기자로 입사해 만난 분이 고(故) 신영철 한국능률협회 전 회장이시다. KMA의 월간현대경영 초대편집장으로 그 후 전무, 부회장을 거친 신영철 회장님과는 KMA에서 20여 년 동안 고락을 같이했고, 훗날 신영철 회장의 ‘신 사장의 편지’라는 책을 내가 편집해서 발간했다. 

그 후 이승만 정부에서 부흥부장관과 재무부장관을 지낸 고(故) 송인상 KMA 전 회장님을 모시면서 큰 가르침을 받아, 신영철 회장에 이어 송인상 회장의 ‘부흥과 성장’이라는 회고록을 또한 내가 편집해서  발간했다. 
그 후 1993년 월간현대경영이 KMA에서 분사하면서, 현대경영의 이사장으로 모시게 된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로부터 세상을 참되게 사는 큰 가르침을 받아, 변 이사장의 회고록 ‘학현일지(學峴逸志)’를 또한 내가 편집해서 발간했다. 
학현(學峴)이란, ’배움의 언덕‘이라는 뜻의 변형윤 이사장의 아호다. 나는 한 세상을 살면서 세 거인(巨人)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또한 내가 사랑(존경)하였으니, 칸트의 두 번째 ‘행복의 조건’에서도 ‘합격’이다. 

그러나 칸트의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지라’는 세 번째 조건에선, 나는 지금 희망을 갖기를 양보한다. 이 원고를 쓰면서 생각컨대, ‘나의 버킷리스트’는 ‘적멸보궁(寂滅寶宮)’이다. 오대산과 오대천 자락에 조그만 집을 짓고 나서, 해마다 봄이 되어 연분홍 꽃산을 이룰 때면 오대산 상원사의 ‘적멸보궁’을 다녀오면서 나는 배웠다. 

인생 70을 넘어 미래에 더 이상 희망을 걸지 않는 적멸(寂滅)이야말로 보궁(寶宮: 즉 천국, 극락, 낙원)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   
                                                              박동순 (월간현대경영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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