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수용자가 보내온 편지

전북 전주시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 연말에도 어김없이 사랑을 전하러 왔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2000년부터 23년째 노송동 주민센터에 이웃돕기 성금을 놓고 간 익명의 천사는 올해엔 7600만원을 보내왔다고 합니다. 그가 지금까지 이어 온 성금액은 무려 8억 5천만원에 이릅니다. 
연말에 저희 신문사에는 교도소 수용자로부터 한통의 편지가 날아왔습니다. 비록 영어의 몸이지만 자신도 연말을 맞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작은 나눔을 하고 싶으니 방법을 알려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나눔은 본인이 처한 상황이나 여건이 아니라 ‘마음’이며 ‘사랑’임을 다시 되새겨 보게 하는 편지였습니다. 수용자가 보내온 따뜻한 편지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저는 올 여름 1심 선고재판에서 법정 구속되어 동부구치소에서 다섯달째 수용생활중인 000이라는 수용자입니다. 지금은 모든 재판이 끝나고 내년 초 형이 확정되면 기결수가 되어 이감을 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점심시간에 KBS 1TV에서 “나눔은 행복입니다”라는 연말연시 이웃돕기 행사 생방송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추운 계절에 쓸쓸한 연말을 보내고 있을 세상의 불우한 이웃들의 춥고 외로운 환경들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어릴 때 불우한 환경, 결손가정의 환경에서 자라며 주변의 이웃 분들과 학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왔기에 그동안 연말이 되거나 어려운 분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내가 가진 작은 것이나마 덜어서 보태주고, 조금씩이라도 나누며 살아왔습니다.
연말이 다가올 때면 1년 동안 모아온 동전이 든 돼지저금통을 은행에 가지고 가서 환전을 하던지, 아니면 그대로 들고서 동네 주민센터를 찾고는 했습니다. 소년, 소녀 가장들이나 홀로 살아가시는 독거노인 분들께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은 마음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진 지난 몇 년 동안은 저도 먹고 살기 힘들어 현금으로는 도움을 드리지 못하고 겨울만 되면 군고구마 장사를 하며 일주일에 한번 두 박스씩 고구마를 구워 주민센터를 찾았습니다. 동네에 홀로 사시는 독거노인 분들께 전해 달라 부탁하거나 제가 직접 방문하여 전해드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제가 이렇게 영어의 신세가 되어 예전과 같은 방법으로는 나눔의 실천을 할 수가 없음에 참으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오늘 TV에서 ‘나눔은 행복입니다’라는 프로그램을 보며 감사나눔신문사를 통해 저의 마음을 알리고 작은 금액이라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어 이렇게 펜을 들어 저의 마음을 옮겨봅니다.  

비록 죄를 짓고 담 안에서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는 있지만 제가 연말만 되면 늘 그래왔듯이 세상의 저보다 조금 부족하고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제가 조금 가지고 있는 것을 영치금으로든, 밖의 가족들을 통한 온라인 계좌로든 조금이라도 덜고 나누고 싶습니다. 
부디 저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어 불우한 세상을 향한 작은 나눔의 방법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감사나눔신문사에서 혹시 송구영신 불우이웃돕기 행사를 하시면 계좌번호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족한 가운데서도 조금씩 덜어드리고 가장 아끼는 것까지 선뜻 내어줄 수 있는 그런 나눔이 참 나눔이 아닐까 생각하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