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침과 뜸으로 승부한다(2)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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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침이든 약이든 오래된 병이나 만성병은 오래 치료해야 낫는 거예요. 게다가 할머니가 앓고 있는 좌골 신경통은 재발이 잘 돼 아주 괴로운 병이죠. 그래서 7년 넘게 병원도 다니고 한약도 많이 먹고 했지만 결국 여기 까지 오시게 되었잖아요."
나는 문진(診)을 하면서 이씨 할머니가 나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 아니 침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를 풀어주어야 했다.

"아무리 침이 신통하게 병을 잘 고친다고 해도, 침으로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는 겁니다. 물론 정말 신통할 정도로 침 한 번으로 치료되는 게 있죠. 아주 많아요. 뜀뛰기를 하다가 비 장근이 파열되는 경우가 그런데요. 그렇게 장딴지 근육에 탈이 나면 아무리 뛰어난 의사도 방 법이 없어요. 하지만 침으로는 한 번으로 씻은 듯이 낫지요."

비장근이 파열되어 장딴지가 뚱뚱 부었을 때 의사는 오랫동안 물리치료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 다. 하지만 침으로 치료하면 아주 간단하다. 부어오른 장딴지를 만져 보면 돌덩이같이 딱딱한 데 이럴 때는 오그라진 힘줄이나 힘살을 펴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곤륜(崑崙)혈과 위중 (委中)혈, 승산(承山)혈에 침을 놓으면 된다.
곤륜은 바깥 복사 뒤쪽과 아킬레스 건 사이에 있고, 위중은 오금 정 가운데에 있다. 승산은 종아리의 중앙부로 종아리에 힘을 주었을 때 'ㅅ'자 모양으로 갈라지는 지점이다. 그리고 가장 딱딱한 곳을 아시혈(阿是穴)로 잡아 침을 놓는다. 이렇게 몇 군데만 침을 놓으면 잘 걷지도 못하고 온 사람이 똑바로 걸어 나간다.

"하지만 오래된 병은 그렇지 않아요. 걸어간 만큼 다시 되돌아가야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것하고 같은 이치예요. 침으로 손이나 발, 귀에 자극만 해도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무 조건 믿어도 안 되지만 겨우 침 한두 번 맞아보고 효과가 없다고 그만 둬도 안 됩니다. 병의 상태에 따라서 다르다는 걸 아셔야 해요."

설명을 한참 듣던 이씨 할머니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럼, 내 좌골신경통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오래 치료하셔야 해요."
이씨 할머니는 크게 실망했다.
"아이고, 이를 어쩌나! 시골에서 여기까지 매일 왔다 갔다 할 수도 없고, 농사일 밀어놓고 서 울 딸네 집에 눌러있을 수도 없으니...."
나는 세상이 무너지듯이 걱정을 쏟아내는 이씨 할머니의 손을 잡았다.

“걱정 마세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치료를 하고 마친 뒤에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나는 이씨 할머니를 엎드리게 하고 손으로 척추 양쪽을 눌러 내려갔다. 좌골신경통 환자의 척 추 양쪽을 눌러 내려가다 보면, 압통을 크게 느끼는 부위가 있다. 바로 그곳이 병의 뿌리이다.
                                                                <구당 김남수 옹의 책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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