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침과 뜸으로 승부한다(3)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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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골 신경통은 요추 사이가 중심 치료점이다. 눌렀을 때 압통을 크게 느끼는 부위이다. 나는 먼저 이 중심 치료점에 침을 놓았다. 그리고 그 위아래 요추인 제 2요추와 제 3요추 사이, 제 4요추와 제 5요추 사이에도 침을 놓고 세 곳에 모두 뜸을 떴다.
좌골신경통을 치료할 때, 동양의학이 치료원칙으로 삼고 있는 허실보사(虛實補瀉;몸의 기가 모 자라면 보태고 넘치면 깎는다)에만 매달려 경락치료만 해서는 완전히 낫지 않는다. 다리로 뻗 은 좌골신경의 뿌리가 있는 요추의 이상 부위를 치료해야 완치가 된다.
이런 처방을 사람들은 비방(秘方)이라고 한다. 기가 막힐 정도로 치료 효과가 있는데, 드러내 보면 너무 간단해 남에게 알려줘도 잘 믿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숨긴 꼴이 되어 버리고 비방 이 되어버린다.

"앗, 뜨거워...."
뜸봉이 타들어 갈 때마다 이씨 할머니는 몸을 조금씩 움칫거렸다.
"약간 뜨끔하죠. 조금 참으세요. 처음에 뜸하면 그런 거예요."
나는 이씨 할머니를 다독거리며 다음 혈자리를 잡았다. 우선 요추 뼈의 이상은 신(腎)이 허해 생겼으니, 신(腎)을 보하기 위해 신(腎)의 정기(氣)가 등허리에 모여 머무는 신유(腎)을 잡았다. 그리고 신(腎)과 표리(表裏)관계인 방광(膀胱)의 경락 중에서, 허리와 다리에 기를 보강 해주고 통증을 가라앉히는 혈인 엉덩이 부위의 포황(胞盲)혈, 넓적다리 뒤쪽의 은문(殷問)혈, 장판지의 승근혈을 잡아 침을 놓았다.
"잘 참으셨어요."
나는 이씨 할머니를 돌아눕게 했다. 그리고 다리의 삼리(三里), 팔의 곡지(曲池)혈, 배의 중완 (中)에 침을 놓고 뜸을 떠, 몸 전체 기의 균형을 잡아 주었다. 
"자, 치료가 끝났어요. 일어나세요."

할머니는 천천히 일어나 진료대에서 내려섰다. 몇 걸음 내딛다가 눈을 껌벅거리며 허리를 틀 어보기도 하고 한쪽 다리를 바닥에 여러 번 구르기도 했다. 옆에서 부축하려는 딸의 손을 마 다하면서 이씨 할머니는 딸에게 하는 말인지 혼잣말인지 모르게 중얼거렸다.
"으응.... 이상하네. 아픈 게 없어졌네. 이거 정말 안 아픈 거 맞나?"
조글조글 주름진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다.
신기해할 만도 하다. 7년이나 신경통에 시달리다가 갑자기 통증이 느껴지지 않으니 마치 병이 다 나은 것 같은 생각이 들만도 하다. 그러나 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는 이씨 할머니를 불러 다시 진료대에 앉혔다. 그리고는 "실제로 통증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다. 통증이 크다가 갑자기 가라앉아 작아졌기 때문에 잠시 사라진 것처럼 여겨지는 것일 뿐이다. 적어도 6개월은 계속 치료를 해야 완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당 김남수 옹의 책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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