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

1. 큰 아들이 주짓수 체육관을 열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기를
아들은 작년까지 나의 강요에 못 이겨 공무원 시험공부를 했었다. 그 과정에서 수차례 언쟁도 하고 험한 말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카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이모, 재현이는 공부보다는 좋아하는 운동을 시키는 게 좋겠어요. 재현이가 원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하도록 지지해 주세요.”
그 말을 듣고서 큰 충격을 함께 쓰라린 반성이 밀려왔다. ‘나는 그동안 왜 내가 사랑하는 아이의 자질과 기쁨을 헤아리지 못했을까?’ 그 후 아들에게 “엄마는 늘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을 응원하겠다”고 말해주었다. 그 뒤로 아들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지... 

아들이 건강하고,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과 용기를 가진 것만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싶다. 한 걸음 물러나서 주위를 둘러볼 수 있게 된 지금은 너무 마음이 편하다. 그러고 보니 “감사”는 사람을 아주 평온하게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다.

2. 둘째 아들이 수의사로서의 삶을 잘 살아가길
언제나 힘든 내색 없이 꿋꿋이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엄마까지 응원하는 착한 둘째 아들. 지금은 국가의 부름으로 2년차 공중방역수의사로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다가오는 4월에는 근무지를 집근처로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매사에 감사하니 정말 감사한 일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예전에 어머니가 밭에서 풀을 매며 “풀들이 밤새 새끼를 쳤네.”하시던 말씀처럼, 감사도 하면 할수록 새끼를 치는 것 같다. 그때 땡볕아래에서 하얀 수건을 쓰고 풀을 매시던 내 늙으신 엄마가 너무도 그립다. 감사는 초라하지만 아름다웠던 엄마와의 추억도 되살아나게 하는 마약이다. 

3. 막내 늦둥이 딸이 의사가 되길 
사랑스러운 우리 딸이 어렸을 적부터 키워온 작은 꿈을 잘 이루길 바라며, 희망대로 훌륭한 의사가 되었으면 한다.  본인의 소원대로 의사가 되고,  전공의 자격을 거치며 전문의, 더블보드, 트리플보드가 되는 길을 잘 닦아 주는 것이 나의 아주 소중한 꿈이다. 어린 딸아이의 이타적인 마음이 너무 예쁘다. 
  
4. 남편이 술을 줄이고 건강을 챙기길 
항상 본인보다 주변을 더 챙기고 배려하는 성품인 남편은 부르는 곳도 많고 따르는 사람도 많아, 술자리가 잦아서 걱정이 된다. 이제 남편도 나이가 들었으니 자기 자신을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고 건강에 좀 더 신경 썼으면 좋을 것 같다.

5. 퇴직 후 남편, 반려견 보리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길   
교정공무원으로서 30년간 나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퇴직 후에는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반려견과 소소하고 평온한 일상을 함께 누리며, 그러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살고 싶다. 더불어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 나 이주연을 참으로 사랑이 가득하고 정이 넘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노라 기억해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이주연 ( 청주여자교도소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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