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현의 건강칼럼

 비만 환자를 볼 때 꼭 물어보는 질문 중에 하나가 바로 식사 속도이다. 다 아는 것처럼 빨리 먹으면 체하기도 하고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은데, 비만 환자 중에는 실제로 식사 속도가 굉장히 빠른 분이 많다. 그래서 거의 5~10분 만에 다 먹거나 혹은 5분 이내에 식사를 끝마치는 분도 많다. 
물론 천천히 식사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체로 식사 속도가 빠르다. 이러한 빠른 식사 속도는 단순히 비만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질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성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일본의 한 연구 결과, 본인이 주관적으로 매우 빨리 먹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체질량 지수가 높았다. 뿐만 아니라 2형 당뇨병의 주된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이 높았고, 이는 식사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증가하였다. 
국내에서 검진을 한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한 한 연구결과 빨리 먹는 그룹, 그 중에서도 특히 남성에서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게 나타나거나 높은 혈당을 보였다. 물론 비만 위험 또한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식사 속도가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사람이 식후에 ‘배가 부르다’라고 느끼는 것은 약 15분~20분 정도 지난 후에 느끼게 된다. 이는 어느 정도 위가 늘어난 뒤에 신호가 뇌로 가기 때문인데, 5분 이내로 먹으면 아직 배가 부르다는 신호가 만들어지지 못해 본인의 양보다 더 많이 먹었는데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더 많이 먹게 되고, 빠른 식사 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배가 너무 불러서 뒤늦게 후회할 수 있다. 

따라서 비만하거나 혹은 당이 높아서 문제라면, 식사량을 3분의 2정도로 한번 줄여보고 천천히 15분 이상 식사를 하면 평소보다 적게 먹었는데도 배가 많이 고프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초반에 바로 느끼기 어렵더라도 시간이 가면 본인의 양도 줄어듦을 경험할 수 있다. 
포만감 외에도 충분히 씹어야 침과 잘 섞이고 입에서 잘게 부서지기 때문에 소화의 측면에서도 영양 흡수 면에서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만약 본인의 건강 상 문제가 있다면, 특히 비만이나 대사면에서 문제가 된다면 평소보다 5분 이상 더 천천히 식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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