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수용자 감사나눔 공모전 응모작을 보며

전국의 교도소 수용자들이 에 응모한 2천여편의 응모작들이 감사나눔신문사의 홀에 가득 쌓여있다.
전국의 교도소 수용자들이 <감사나눔 공모전>에 응모한 2천여편의 응모작들이 감사나눔신문사의 홀에 가득 쌓여있다.

2천편이 넘는 응모작

“지난 1회 공모전에는 1043편이 응모되었는데, 이번 2회 공모전에는 2천편 이상이 쏟아졌습니다.”

안남웅 감사나눔신문 본부장이 2회 공모전 현황을 보고 한 말이다. 팩트를 언급하는 데도 격정적인 말투로 들렸다. 이어서 응모작 개요와 특징, 심사과정 그리고 마지막에 소감을 말하는데 그때는 파도가 산을 넘는 듯했다.

“수용자들이 쓴 감사를 보면서 작은 바람이 태풍을 일으키듯이 작은 감사의 바람이 거대한 감사의 태풍으로 휘몰아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교도소 안에서는 분명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이는 바깥에도 큰 영향을 끼쳐 여러 어려움이 가득한 대한민국 사회가 크게 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교정교화는 바깥사람들이 담당하고 갇힌 사람들은 교정교화의 대상인데, 어떻게 그들이 바깥사회에 변화를 줄 큰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일까?

“나비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바람을 일으켜 아주 먼 곳에서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즉 사소한 일들이 엄청난 결과나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겁니다.”

안남웅 본부장이 감사나눔신문사 사무실에 가득 쌓인 종이박스를 보고 느낀 점이다. 그 종이박스 안에는 전국 교도소 사회복귀과를 거쳐 보내온 감사의 글들이 꽉꽉 들어차 있었고, 봉합된 테이프를 뜯은 뒤 정성스레 쓰인 5감사, 100감사를 읽어가는 동안 1회 공모전과는 어마어마하게 다른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니 거슬러 올라가면 산더미 같은 종이박스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단순히 숫자에 그치지 않아

지난 2019년 4월 감사나눔신문사는 안양교도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용자들에게 500여권의 감사노트를 제공했고, 2500부의 신문을 매호 무료로 배포했다. 그러고는 그해 겨울 공모전을 시행했는데, 응모자는 총 50명, 그중 100감사를 10회 이상 쓴 사람은 20명, 매일 5감사를 2개월 이상 쓴 사람은 32명이었다. 감사보다는 불평과 불만이 많을 것 같은 수용자들이 감사를 쓸까 기우가 있었는데, 작지만 거대하게 보인 결과에 감사 관계자들은 감동했다. 그래서 450여 명 정도 되는 수용자들을 강당에 초대해 시상식을 개최했다. 수상자들의 가족들과 함께 한 이날 강당 바닥은 여기저기에서 쏟아낸 눈물 자국이 새겨지는 것 같았다.

이후 교도소 내 인성교육에 감사나눔이 추가되면서 수용자들의 감사쓰기는 전국 교도소로 번져갔고, 1회 감사나눔 공모전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면서 2회 공모전이 자연스레 이어지게 되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숫자가 증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에서 그치지 않았다.

다양해진 100감사

“100감사는 1회 때와 달리 대상이 아주 다양해졌습니다. 교도소 감사도 많았지만, 대한민국, 그리고 전직 대통령, 현직 대통령에 대한 감사도 있었습니다. 더 놀란 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 대한 감사도 있었습니다.”

안남웅 본부장의 말이다. 이어지는 그의 말을 들어보면, 감사는 진화하고 있었고, 정말 작은 바람이 큰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고 있었다.

“1회 수상자들의 감사를 보면 그림, 캘리그라피, 서예 등 예술 응모작들이 있었는데, 그걸 알아서인지 이번에는 예술성을 담은 응모작들이 더 늘어났습니다.”

예술성을 담은 게 눈에 띄게 하려는 목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예술성을 담으려면 혼을 담은 분투가 있어야 한다. 어설프게 했다간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 때 예술성을 가미한 수용자들의 분투는 감사에 대한 진정성을 더 진하고 깊게 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1천 감사를 넘어 3천 감사, 5천 감사까지 쓴 수용자들이 있었다. 감사 항목이 많을수록 감사 에너지가 축적되면서 감사 습관화가 이루어지는 건데, 놀라운 일들이 교도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상자에게 일정액의 상금이 부여된다고 하지만, 단순히 수상 목적으로 3천 감사, 5천 감사를 썼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감사로 내 삶을 변화시켜 보려는 간절한 염원이다.

이번 응모작들의 또 다른 특징은 수용자 가족들이 쓴 100감사도 상당했고, 방학 숙제하듯이 몰아쳐 쓴 5감사가 아니라 매일 꾹꾹 눌러쓴 5감사도 대부분이었다.

2천편이 넘는 응모작을 공정하게 심사하기 위해 서울구치소, 남부교도소, 동부구치소 교정위원들, 그리고 감사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수용자들의 감사를 보면서 이들은 내내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감탄’ 그 한마디가 모든 걸 말해주었다.

작은 바람이 큰 태풍을 일으키는 교도소 감사의 현장, 분명 대한민국을 긍정 사회로 만들 것이다. 이에 미리 감사한다. 감사합니다.

감사나눔신문사 행복홀에 쌓여있는 공모전에 참여한 수용자들의 작품들.
감사나눔신문사 행복홀에 쌓여있는 공모전에 참여한 수용자들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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