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수용자 감사나눔 공모전 심사위원 소감

감사와 만족을 아는 사람

“감사하기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자기긍정), 동시에 그것을 준 사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타인긍정)이다.”

‘회복탄력성’을 국내에 처음 알린 김주환 교수의 최근 저서 <내면 소통>에 나오는 문장이다.

제2회 수용자 감사나눔 공모전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마친 뒤 감사나눔신문사 방명록에 남긴 소감을 보는데, 왜 이 문장이 생각났을까?

“세상에서 귀하지 않은 사람이 없음을 봅니다. 갇혀 있든 자유하든 어디에 있든지 감사와 만족을 아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꽃처럼 활짝 필 것임을 믿습니다. 공모전에 참여해주신 재소자님들의 글속에서 봄을 보았습니다. 꼭 그분들이 존재만으로도 사회에 필요한 귀한 분들로 새롭게 되시길 간절히 기도하고 축복합니다.”

‘꽃을 수하다’ 자수 작가 바늘꽃 윤정아(서울구치소 교정위원) 심사위원이 남긴 글이다.

수용자 존재 자체에 긍정성을 부여하는 건 물론 그 긍정성이 사회에 나왔을 때 필요하고도 귀한 분들이 될 수 있다는 확언의 글, 바로 감사가 새롭게 가져다준 안과 바깥의 연결 통로가 아닐까 생각한다.

수용자들의 감사 쓰기는 감사의 세 번째 단계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에 해당된다. 즉 내가 누군가에 의해 갇혀 있음에도 그 누구를 원망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감사거리를 찾아서 감사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함께하는 누구 때문에 힘들어도 분노하지 않고 감사거리를 찾아서 감사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감사 1단계인 ‘If 감사(형량을 줄여주면 감사합니다)’, 감사 2단계인 ‘Because of 감사(형량이 줄었기 때문에 감사합니다)’가 아닌 감사 3단계 ‘In spite of 감사(형량에 신경 쓰지 않고 매일매일 감사하며 살겠습니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예상하기 어려웠던 수용자들의 감사 쓰기가 감동을 주고 있는데, 이는 김주환 교수가 파헤친 감사의 본질을 진심으로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수용되어 있는 자기를 긍정하는 자기긍정, 수용을 한 누군가를 또 긍정하는 타인긍정, 물과 기름 같은 이 관계가 긍정으로 섞일 수 있었던 건 바로 감사가 가진 힘 때문이라는 것이다.

교도소가 수도원으로

자기긍정과 타인긍정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말, 무슨 의미일까?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수용의 상태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전전두피질은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긍정적 정보를 처리할 때 가장 크게 활성화된다. 그런데 감사하기는 나에게 생긴 어떤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그 일이 누군가 다른 사람 덕분에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마음 상태다.”

수용자들의 자기긍정과 타인긍정이 만들어내는 감사 쓰기는 이를 가장 먼저 읽는 심사위원들도 공통으로 느끼는 바이다. 수용자들의 감사를 보면서 심사위원들은 자기 자신 안에 긍정의 마음근력이 키워지고, 그 감사를 작성한 수용자란 타인을 더 긍정적으로 보게 되는 시선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백 가지 감사, 저와 가족에게, 그리고 함께하는 모든 이에게 꼭 필요한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채점하면서 눈물이 흐르는 감동적인 내용을 읽었습니다. 은혜 받고 갑니다. 귀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 교수 노길희(서울 동부구치소 교정위원) 심사위원의 글이다. 눈물을 흐르게 하는 감동의 실체, 모두를 긍정하는 감사의 진정성이지 않을까.

“감사나눔과 감사편지 쓰기가 전국 교도소에 들불처럼 번져서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바탕 위에 매일 매순간 감사의 꽃이 활짝 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하여 교도소가 수도원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서울 남부교도소 기독교 분과 위원장 김기동 심사위원의 소감이다.

교도소가 수도원이 되는 그날, 자기긍정과 타인긍정이라는 감사가 빨리 만들어줄 것에 미리 감사한다. 감사합니다.

김서정 기자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