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혀 예상하지도 원하지도 않았던 교도소 생활이지만 감사를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2. 큰 울림 없이 읽은 시지푸스의 ‘고단한 역정’을 생각하고 삶이란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3. 수사와 기소, 재판과 구속, 수형생활을 통해 죄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감사합니다.
 4. 수형생활을 통해 낮은 곳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나의 교만했던 행동에 경종이 울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5. 교도소 생활을 통해 하나의 국가의 시스템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감사합니다.

               <중   략>
 11. 높은 담장이 추위를 막아주니 감사합니다.
 12. 방바닥에 열선이 깔려 있어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어 감사합니다.
 13. 엉망이었던 하루 일과를 규칙적으로 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14. 게으르기 짝이 없던 나를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게 해주니 감사합니다.
 15. 13명이 한 방에서 잠을 자다 보니 밖에 있는 나의 집의 고마움을 절실히 느끼게 되어 감사합니다.

               <중   략>
 21. 교도소의 노후 된 시설로 인해 생활이 불편하다 보니 삶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22. 기결 방에 있다 보니 김홍신의 ‘인간시장’에서나 만날 수 있는 온갖 사람들을 접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23. 나태함에 대해 스스로 질책을 하며 늘 긴장모드로 생활을 하고 있어 감사합니다.
 24. 반짝이는 타일로 마감되어 있는 수세식 화장실이 있어 감사합니다.
 25. 자주 화장실이 막힐 때마다 신속한 내부 청소반의 출동과 노고에 감사합니다.

              <중   략>
 31. 왜 사람들이 TV 예능 프로그램에 열광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고 있는지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32. 비록 좁은 방이지만 자기만의 자리가 있어 편안한 휴식과 사유를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33. 균형 잡힌 식단을 짜 주시는 영양사 분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34. 식욕에 대하여 억제와 절제를 배우고 있어 감사합니다.
 35. 같은 방 동료들이 맛있는 음식을 조금씩 양보 해주는 배려에 감사합니다.

              <중   략>
 41. 분업화된 설거지를 하며 ‘의무’라는 개념을 생각하고 있어 감사합니다.
 42. 설거지를 하며 불평이 없으니 미움도 없어집니다.  감사합니다.
 43. 하루 정해진 일정대로 생활을 하니 몸과 마음도 규칙적으로 변화되고 있어 감사합니다.
 44. 규칙적인 생활을 하니 몸에 독소가 빠져 건강한 몸으로 살아가고 있어 감사합니다.
 45. 비둔했던 나의 체중이 드디어 14kg 감량에 성공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중   략>
 51. 음주를 못하니 지방간으로 고생했던 내가 건강한 간으로 재탄생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52. 사회에서는 피로를 달고 살았는데 규칙적인 생활 덕에 고혈압도 정상이 되어 감사합니다.
 53. 청소년 시절 이후 식어 버렸던 나의 신앙심이 다시 회복되어 감사합니다.
 54. 종교 집회 시 떡을 준비해 주시니 소,확,행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55. 뉴스를 라이브로 시청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   략>
 61. 면회 접견을 위해 동행 연출해 주시는 직원 분들께 감사합니다.
 62. 접견을 통해 사회와 연결돼 있는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합니다.
 63.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수용자들의 고충을 잘 들어 주시는 계장님에게 감사합니다.
 64. 제 멋대로의 수용자들의 불만을 잘 설득해 주시는 주임님께 감사합니다.
 65. 처음 안양교도소에 들어 왔을 때 적극적으로 상담해 주셨던 j계장님께 감사합니다.
    
              <중   략>
 71. j계장님의 추천으로 소년수 봉사원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72. 10개월 여간 소년수 봉사원을 하도록 배려해 주신 계장님 감사합니다.
 73. 소년수 중에 성범죄로 들어온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청소년 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어 감사합니다.
 74. 소년수 봉사원을 하면서 교도 행정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75. 소년수들 간의 분쟁에 휘말려서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직원 분들의 공정한 개입에 감사합니다.
 
              <중   략>
 81.목욕 하러 가는 길에 멋진 하늘을 보았습니다. 안양교도소의 멋진 하늘에 감사합니다. 
 82. 기결수가 되어 기거하는 사동을 옮겼습니다. 2층에서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83. 통풍이 잘 되어 두피 가려움증과 습진이 완화 되어서 감사합니다. 
 84. 2층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1층 창으로 바라보던 하늘보다 더 크고 넓은 것 같습니다. 넓은 하늘을 바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85. 안양교도소 운영에 대한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신 교도소 소장님께 감사합니다. 
 
           <중   략>
 91. 인성교육의 알찬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신 직원 분들께 감사합니다.
 92. 위축 되었던 수치심을 어떻게 반전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해주신 인권 교육 강사님께 감사합니다. 
 93. 훌륭한 강사님들을 섭외해 주셔서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주신 교도소에 감사합니다. 
 94. 충격적이고 잊지 못할 안양 교도소가 내 삶의 중간 점검을 위한 기착지여서 감사합니다. 
 95. 나를 안양교도소로 이끌어 준 국가제도, 신의 섭리, 운명, 자가당착 이 모든 요소에 깊이 머리 숙여 감사합니다. 

             <중   략> 
 98. 예배 때마다 피아노 반주로 봉사해 주시는 분께 감사합니다. 
 99. 시간을 내어 열심히 연습하신 성가대 여러분의 찬송에 큰 감동을 느끼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100. 다이내믹한 인생을 꿈꿔 왔습니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무언가 짧은 인생에 경종을 울려 주시는 신의 섭리가 작동한 것을 느끼고 있어 감사합니다. 

                                    소    감     문

천차만별의 인생들이 모여 있는 곳이 교도소입니다. 생전 처음 교육을 받는 분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저 역시 회사생활 할 때나 교육을 받았었는데 지금은 재교육을 받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존재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주관해 주신 교도소 측에 감사합니다.  
                                                      안양교도소 수용자 강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