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

어떻게 읽어야 할까

SK그룹이 창립 70주년(4/8)을 맞아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형제의 어록집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를 6일 발간했다. 이 책은 약 250개 대표 어록을 일화와 함께 다루며, 평생을 국가경쟁력 강화를 고민했던 두 회장의 유지가 어떻게 계승되어 SK가 재계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는지 조명한다.

두 회장의 어록을 어떻게 읽어내야 대한민국 경제를 살려낼 수 있을까? 특히 시대의 필수 비즈니스 전략이 된 ESG경영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까?

돈보다 아이디어와 추진력

“사업은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만 있으면 자금은 저절로 들어오게 돼 있다. 시장은 개발하지 않은 황무지와 같아서, 먼저 첫발을 들여놓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최종건, 1956년 제3공장 건설을 앞두고)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요소이다.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세계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ESG는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가치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ESG의 출발은 ESG를 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투자 결정 과정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선언이었다.

즉 돈이 있어야 사업을 한다는 건데, 최종건 회장의 어록에서 사업은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한다는 말, 중요한 지혜를 던져주고 있다. SK가 ESG경영 개념이 없던 시절부터 나무 심기, 사회적 가치 실현 등 ESG경영과 맞아떨어지는 경영을 펼친 건 돈을 보고 한 게 아니었고 미래를 내다보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지속가능한 지구가 있어야만 경제활동도 할 수 있고, 이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해야만 가능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기에 그에 맞는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곧 황무지 같은 새로운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 지혜의 출발이 최종건 회장의 어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간

“기업 경영에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다룬다는 기본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기업은 문자 그대로 사람이 업을 기획하는 것이다.”(최종현, 1980년 전경련 강연)

ESG경영에서 S(사회) 영역의 주요 화두는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이는 성별, 인종, 연령, 배경, 성적 지향, 장애, 종교 등에 관계없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포용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DEI는 기업의 생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다양성은 혁신을 촉발하며, 기업의 회복력을 강화시킨다.

최종현 회장의 어록을 보면, ESG경영에서 S(사회) 영역에 반드시 필요한 바탕의 덕목을 보는 듯하다. “성별, 인종, 연령, 배경, 성적 지향, 장애, 종교 등에 관계없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포용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이는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만 본다는 경영철학과 같은 선상의 말이기 때문이다.

SK그룹이 내놓은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에서 ‘패기’는 맨손으로 그룹을 일궈낸 형 최종건 회장을, ‘지성’은 미래에 대한 혜안으로 사업을 키운 동생 최종현 회장을 뜻한다고 한다. 이들의 어록에서 뽑아낸 핵심 단어 ‘패기와 지성’, SK그룹의 ESG경영을 더욱 뜻깊게 만들 것이다.

제갈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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