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

1. 수용생활 대화법 완성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수용자들은 빽빽한 수용밀도와 폐쇄된 환경에서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사소한 다툼이 폭력으로 비화되는 일도 잦아 교정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퇴직 전까지 교도소 사회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수용자 상호간에 원만한 관계유지를 위한 대화법을 연구하여 수용자들의 사회성을 키우는 일을 하고 싶다. 두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면 그것을 위한 박사과정을 밟으며 나와 수용자 모두를 성장시키고 싶다.  

2. 자연농법으로 15Kg짜리 수박 키우기
 16년차 텃밭 농부로서 일하고 있다. 햇빛, 빗물, 퇴비 그리고 나의 게으른 노동만으로도 작물을 잘 키워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2년 전에 노지에서 13Kg짜리 수박을 키워 본 경험이 있어 어려 울 것 같지는 않지만 자연이 허락해야 하는 일이기에 꼭 이루기를 소망한다.  
 
3. 아내의 가장 행복한 모습 찍어보기
 사진은 순간의 예술이라고 한다. 그 짧은 순간을 정지시켜 영원을 이루는 일이다. 사진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부족함이 많지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모습일 때를 남길 수 있다면 DSLR의 무게와 고단함은 문제되지 않는다.  

4. 1년의 휴식과 수행
퇴직 이후에는 의무에서 벗어나 딱 1년간만 나만의 수행을 떠나고 싶다. 미얀마 어느 조용한 마을 사찰에서 탁발수행을 할 수도 있고, 태백산맥 줄기의 어느 암자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수행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적성에 맞으면 아마 그 모습으로 계속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5. 차 농부로 내 차나무를 가지기
 커피를 좋아하지만 차를 더 좋아한다. 좋아하는 차를 따고, 덖고, 유념하고 발효시켜 나만의 차를 만들어 보고 싶다. 맛이 좋으면 좋아하는 친구들과 나눠 마시고 싶다.

6. 군 생활 때, 폭력을 일삼던 고참 만나보기
 눈치가 없어 군 생활하며 고참들에게 많이 맞고 얼차려도 많이 받았다. 그런 고참들 중 특히 심했던 이를 만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당신을 용서할 수 있다.” 그렇게 말하고 싶다.

7. 100세 생일에 청송 주왕산 제2폭포에서 인증샷 찍기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 첫 근무지인 청송에서 아내와 자주 오르던 주왕산을 100세 생일에 아내와 함께 오르고 싶다. 아마 그 나이에 제2폭포 이상은 오르기가 힘들 것 같아 제2폭포로 정했다.
                                                                     배대현 (여주교도소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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