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베아티투도

<라틴어 수업>에는 ‘베아티투도(beatitudo)’라는 라틴어가 나옵니다. ‘행복’을 뜻하는 단어인데 ‘베오(beo)’라는 동사와 ‘아티투도(attitudo)’라는 명사의 합성어입니다. 
여기서 ‘베오’는 ‘복되게 하다. 행복하게 하다’라는 의미이고, ‘아티투도’는 ‘태도나 자세, 마음가짐’을 의미합니다. 

<라틴어 수업> 작가 한동일은 이런 해석을 덧붙였더군요. “행복을 의미하는 라틴어 단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 단어가 유독 마음에 남는 것은 태도나 마음가짐에 따라 행복해질 수도 있다는 의미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감사’를 뜻하는 영어 단어 ‘gratitude’ 안에도 태도를 의미하는 ‘attitude’가 들어 있네요. 삶의 태도를 바꿔 불평 대신 감사의 한 획을 그으면 “인생(人生)은 고해(苦海)”를 의미하는 매울 신(辛)도 행복 행(幸)으로 바뀝니다.


평안의 기도

옛날 감사일기를 정리하다 한 구석에 적어놓은 라인홀트 니버의 ‘평안의 기도(serenity prayer)’를 발견했습니다. “우리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변화시키는 용기를, 그리고 이 두 가지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독서모임 회원들과 함께 읽은 한동일의 <라틴어 수업>에도 비슷한 구절이 나오더군요. “내가 어쩔 수 없는 일과 내가 할 일을 구분해야 해요. 그 둘 사이에서 허우적거리지 말고 빨리 빠져나와야 합니다.” 

사실 인생은 나의 뜻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갈 때가 많습니다. 주변에서 끊임없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그중 많은 문제가 우리를 괴롭히죠. 내 마음을 찬찬히 읽어내는 노력을 계속하고 그 마음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걷는 인간

“인간의 고유성은 로댕의 <생각하는 인간>보다 자코메티의 <걷는 인간>에 더 잘 각인되어 있다.” 생태철학자 우석영 작가가 ‘샛강 숲길을 걷는 사람들’과 주말 아침 함께 걸으며 던졌던 화두입니다. 

7세기 영국 시인 존 드라이든은 극작품 <오이디푸스>에 “음악이 있는 동안 근심은 사라진다”고 썼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나오기 이미 1000년도 전에 로마인들은 “걸으면 해결된다”고 일갈했지요. 이 금언은 기원전 4세기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했던 “솔비투르 암불란도(solvitur ambulando, 걷는 것이 해결한다)”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인간)도, 호모 폴리티쿠스(정치하는 인간)도,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하는 인간)도,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도 호모 에렉투스(걷는 인간)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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