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SG 감사경영

발문

‘어느 골프장을 지나며’
갈비뼈를 잘려서 신음하는 산
창자를 드러내고 울부짖는 산
쇠막대기 하나 들고 허우적거리는 군상
삶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그런 건 잊은 지 오래
(<홍익인간과 ESG경영>에 삽입된 시)

 

ESG경영의 정신 기둥

기업의 목적은 수익 창출이 아니라 지속성이라고 한다. 그래서 모든 기업은 생존을 위해 시대의 필수가 된 ESG경영을 하고 있는데, 기술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ESG경영을 일이관지로 해나갈 정신적 기반에 대해 목말라 하고 있다. 이때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는 최상위 사상이 바로 우리 민족의 사상적 기반인 홍익인간이다. 기업도 ESG도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모든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인간뿐만이 아니라 인간과 관계를 맺는 세상 모든 생명까지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에 대한 조명과 탐구는 ESG경영을 이끌어갈 정신 기둥으로 자리 매김할 듯하다.

바로 이때 ESG경영을 탁월하게 이끌어갈 홍익인간, 이 둘의 관계를 살펴본 글이 있어 소개해본다. 그 이유는 경영학자가 아니라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장으로 정년퇴임한 이 시대의 유학자 이기동 교수의 성찰이기에 무게감이 더 간다.

ESG경영의 성공 가능성

이기동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명예교수는 영산대학교 동양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하는 ‘동양문화연구 제37집(2022.11)’에 <홍익인간과 ESG경영> 글을 게재했다.

이기동 교수는 기업의 책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산업사회의 발달은 심각한 지구환경의 위기를 불러왔고, 산업사회가 발달할수록 인간의 삶의 목표가 이익추구로 집중되면서, 사람들의 빈부격차가 심화되어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지나친 물질적 가치 추구로 인해 사람들이 인간성을 상실하고, 크나큰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산업사회를 추진하는 동력은 기업이므로, 사람들은 이제 기업에게 이익 추구를 위한 영업 외에 여러 가지 요구를 하게 되는데, 이른바 ESG경영이 그것이다.”

즉 모든 사람을 위한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말인데, ESG경영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업이 ESG경영을 하면 지구환경과 사회 문제의 악화를 다소 지연시킬 수는 있을 것이지만, 악화를 멈추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지금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의 근본 원인을 모르기 때문이고, 해결책 또한 근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마음에 기인한다.”

즉 ESG경영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당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는 있지만, 근본 처방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시 말해 ESG경영을 성공시키려면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는 뜻 같다.

ESG경영의 성공비결

이기동 교수가 말하는 ESG경영의 성공비결은 홍익인간의 실현이다. 왜 그럴까?

“홍익인간을 실현하면 ESG경영뿐만이 아니라 오늘날 총체적인 위기가 일시적으로 다 해결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홍익인간의 이상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아예 시도하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인류는 파멸 외에는 없을 것이다. 인류의 파멸을 막기 위해서는 홍익인간이 무엇이고,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모두가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될 다급한 시기가 되었다.”

이기동 교수가 정의하는 홍익인간은 다음과 같다.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림에 도를 넓혀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게 하며, 모든 왕을 대신해서 만물을 다스림에 병을 없애고 원한을 풀어주어 만물 하나도 본래의 모습을 잃지 않게 한다.”

첫째, 하늘을 대신한다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하늘은 천지간의 사람과 만물을 살리는 마음으로 가득하지만 하늘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므로, 하늘과 하나가 된 사람이 왕이 되어 하늘을 대신하여 사람과 만물을 다 살려야 하지만, 왕은 사람이므로, 시간적 공간적 한계가 있다. 그리하여 우선 사람을 살리는 데 치중한다.”

둘째, 도를 넓힌다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욕심에 갇힌 사람은 하늘과 분리되었고, 하늘과 하나 되는 길이 차단되었다. 그런 사람은 헛되고 불행한 삶을 산다. 하늘과 하나 된 사람이 그들을 보면 불쌍하고 안타깝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잘못되고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치고, 하늘과 하나 되는 길을 제시하여, 사람들 모두가 하늘과 하나 되어 참되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안내한다.”

셋째, 모든 왕을 대신한다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오늘날 사람이 환경을 보호하고 만물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까닭은 사람이 살기 위한 이해타산에서 비롯되므로 환경을 보호하고 만물을 보호하는 것이 손해가 될 때는 지키지 않는다. 그러나 만물과 하나 된 사람은 만물을 자기 몸처럼 여기고 사랑한다. 사랑하는 것보다 더 큰 보호는 없다.”

넷째, 병을 없애고 원한을 풀어준다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사람이 만물을 가만히 놓아두지 못하고, 병들게 하고, 원한 맺히게 한다. 지금은 만물이 많이 아프고, 사람에게 원한이 많다. 바다의 생물조차 플라스틱 등의 인간이 버린 쓰레기에 오염되어 죽어간다. 산과 바다와 들판이 인간에 의해 망가져 제 모양조차 간직하지 못하고 신음하고 있다.”

다섯째, 미물 하나도 제 모습으로 살아가게 한다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인간과 만물과 지구가 망가져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지금, 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근본 방법은 홍익인간의 정신을 회복하는 것뿐이다.”

자연과 사람을 끊임없이 분리시켜 물질 생산에서 행복을 느끼는 서양사상과 달리 만물과 하나가 되는 사람의 인식을 강조하는 홍익인간 사상, 분명 ESG경영 실현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감사합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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