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사랑의 인사

사람이 태어난 이유는 뭘까요? 에드워드 엘가는 자연의 소리를 음악으로 느낄 정도로 감수성이 뛰어났지만 무명 작곡가로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는 29세 되던 해에 피아노 레슨을 받으러 온 8세 연상의 캐롤라인 앨리스와 사랑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엘리트 집안 출신인 캐롤라인은 가족의 반대를 이겨내고 엘가와 결혼했지요. 

엘가가 그런 캐롤라인에게 약혼 선물로 바친 곡이 바로 <사랑의 인사>입니다. 이 곡에는 자기가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준 그녀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이 가득합니다. 
두 사람은 풍족하지 못했지만 음악과 사랑이 있었기에 행복했습니다. 평생 매니저, 비평가, 응원자가 되어준 캐롤라인 덕분에 엘가는 첼로 협주곡, <수수께끼 변주곡> 등 숱한 걸작을 쓸 수 있었지요. 
사람은 사랑하기 위하여 태어났습니다.

 

슬기로운 입시생활

“내가 어쩔 수 없는 일과 내가 할 일을 구분하는 학생이라면 충분히 마음먹은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라틴어 수업>의 이 구절을 보는 순간 조카 다은이의 한예종 합격 후기가 떠올랐습니다. 
다은이는 1차에 합격하고 2차 시험을 준비하다 교통사고로 입원했습니다. 그런데 캠퍼스에 홍수가 나면서 면접이 한 달이나 연기되어 충분하게 회복한 후 면접에 갈 수 있었지요. 

다은이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충고했더군요. 
“입시를 준비하다 보면 본인 마음처럼 되지 않고 계획에 어긋나는 순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럴 때 어긋남에 스트레스받기보다 그 틈에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과 도전에 기뻐하시길 바랍니다.” 
다은이는 이런 말도 덧붙였지요. 
“우리 삶은 어찌 됐든 알아서 잘 흘러갑니다. 그러니 변화에 두려워하지 마세요.”


은빛자서전

안진수 옥천기록공동체 대표가 <은빛자서전-집안의 철학자를 만나러 갑니다> 제2편 10권을 보내주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 중 한 명은 1932년 태어난 조순섭 어르신입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금화지구 최전선에서 겪었던 지옥 같은 고지전(高地戰) 체험담을 털어놓았습니다. 야간 기습작전에 투입됐다가 총탄을 맞고 “간호원”을 외치며 적군과 아군 사이에서 죽어가던 전우의 절규가 아직도 꿈속에서 들린다고 고백했습니다.

67년을 함께 산 아내도 “처음 듣는다”는, 악몽 같은 이야기를 고백한 다음 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털어놓으니 이제야 막힌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합니다.” 
앞으로도 은빛자서전 인터뷰 시간이 어르신들에게 해원(解冤)과 힐링의 시간이 되길 빌어 봅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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