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행복 공동체

 

누가 사람을 구하는가

기상청은 지난 7월 26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오늘 장마철이 끝나고 제주는 어제 종료한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장마가 끝났다는 건 폭염이 이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이는 극한호우로 이곳저곳에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아픔과 슬픔도 시나브로 잊힌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언제 폭우가 쏟아졌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할 정도로 푸른 하늘의 햇볕은 뜨겁기만 하기 때문이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삶, 갈수록 예측 불허의 요란한 기후를 보이는 지구, 천재든 인재든 어떤 위험이 어떤 위기 상황을 만들지 모르는 날들 앞에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의 ‘의인’ 유병조(44) 씨를 기억해 두는 건 어떨까? 용기 있는 판단이 요구될 때 내 목숨의 보전보다 같이 사는 법을 익혀두면 이 세상을 나도 아름답게 살다 갔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일상의 생존을 위해 여느 때처럼 오전 7시 자신의 화물차를 몰고 청주에서 세종 영리면 물류 창고로 향하던 유병조 씨는 미호천 제방 위로 물이 넘쳐 심각한 상황임을 알았지만, 통제하는 이가 없어 궁평2지하차도에 들어섰다. 물은 순식간에 차오르며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만들어갔다. 일단 앞에서 정차한 버스를 밀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유 씨도 탈출해야 했다. 차창을 깨고 화물차 위로 올라가니 사이드미러를 잡고 있는 여성이 있었다. 힘에 부쳐 삶을 포기하는 듯한 그분을 끌어올리고, 이어 화물차 뒤에서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 또 두 사람을 구해냈다.

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나눔을 하는 사람들은 구조대원들, 의료 전문가들, 자원봉사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일상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즉 나눔의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분들을 평소에 보면서 나눔을 잊지 않고 있다.

“저뿐만이 아니고 누가 와도 그런 상황이었으면 저랑 똑같이 행동했을 것 같습니다.”

유병조 씨의 말이다. 하지만 모두가 똑같이 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황망하게 세상을 떠난 분들을 슬픔 속에 애도하면서도 위안을 얻는다. 구한 자와 산 자가 나누는, 그들을 또 돕는, 모두의 나눔 속에서 아름다운 공동체 정신을 보기 때문이다. 그들이 서로 주고받는 감사 속에서 삶이라는 희망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나누고 돕는가

“무료급식소는 한 끼 식사를 베푸는 거지만 우리는 그 한 끼로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어요. 너무 고맙지요.”

눈물이 핑 돈다. 하루 한 끼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분들은 하루하루가 위기이기 때문이다.

무료급식소는 거의 후원금과 자원봉사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누가 후원금을 내고 누구 자원봉사를 한다는 것일까.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안 좋은 코로나 때 이야기다.

“기부금이 떨어질 때면 신기하게 누군가 후원금을 내 도시락을 만들게 된다고 한다. 신혼여행을 취소하고 여행비를 가져온 부부, 팔찌와 목걸이, 반지를 팔아 가져온 여성, 저금통을 털어 가지고 온 학생 등 가슴이 찡한 후원자 사연도 많다.”

그럼 자원봉사자들은 누구일까?

“이름을 밝히길 거부하는 수많은 봉사자가 있다. 그중 중학생, 고등학생도 있다. 천주교, 기독교, 불교 등 종교를 떠나 봉사를 하러 온다. 봉사자들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도시락을 싼다. 후원자와 봉사자 모두 이 시대의 진정한 천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위기상황에서 남을 돕는 용기와 희생 정신을 발휘하는 분들, 내 자신이 넉넉하지 않은 데도 일상에서 나눔 정신을 보여주는 분들, 그분들 덕분에 우리들의 삶은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궁핍하지 않게 이어지는 것 같다. 그분들 덕분에 세상은 여전히 살맛나는 것 같다. 감사와 존경의 대상이 되는 그분들에게 다시 또 감사드린다. 감사합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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