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방 / 진짜뉴스 언론인, 서옥식 박사

서옥식 박사.(오른쪽에서 두번째)
서옥식 박사.(오른쪽에서 두번째)

# 뉴욕타임스, '한국 가짜뉴스' 소개

혹스(hoax)는 '괴담' 또는 "속임수'로 그럴 듯한 설명을 붙인 진실이 아닌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인들이 믿고 있는 '선풍기 사망 괴담(Fan Death)'을 소개했다.

밀폐된 방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들었다가 저산소증으로 인해 질식사했다."라는 기사가 1920년대부터 국내언론에 소개됐다.

전기낭비를 줄이기 위한 홍보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 가짜뉴스는 년도별로 파급효과가 커졌다.

1920년대 2,000만 명의 국민들 중 80퍼센트가 문맹이었기 때문에 일부 교육받은 신문독자들에게만 전달되었다. 1935년에는 선풍기를 켜놓고 잠들면 죽을 수도 있다는 가짜뉴스로 확대되었다.

1980년대 여름밤에 의문의 변사가 발생하자 TV뉴스 앵커는 선풍기 바람을 그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2007년에는 골방에 모여 선풍기 바람으로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선풍기 괴담은 의학전문 기자들이 바로 잡으면서 공식적 보도에서 사라졌다.

《가짜뉴스의 고고학》에서 서울대학교 최은창 박사는 '가짜뉴스'는 어제, 오늘 생긴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진짜 역사를 뒤흔든 수많은 가짜뉴스들을 소개하고 있다.

서옥식 박사.
서옥식 박사.

# 한국에서만 가능한 가짜같은 진짜뉴스

서울의 한 달동네 주민은 재개발로 집을 강제 철거당하게 되자 이웃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철거반원들을 향해 “이 김일성보다 더 나쁜 놈들아!”라고 내뱉은 것이 화근이 돼 반공법(찬양·고무)과 긴급조치 9호(사실왜곡) 위반으로 구속됐다. 그런데 법원에서 “당시 상황을 볼 때 피고인은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으므로 의도적인 북한 찬양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술집에서 친구에게 “대통령같이 생긴 사람이 새벽에 선글라스를 끼고 강남 압구정동의 모 여배우 거주 H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경호원인 듯한 한 남자의 호위를 받으며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사라지더라"고 했던 사람이 긴급조치 9호 유언비어 날조 유포 혐의로 처벌받기도 했다.

한 요리사는 술에 취해 통금위반으로 경찰에 연행되자 "선량한 사람을 왜 괴롭히느냐? 공화당은 공산당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해서 재판에 회부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친형의 칠순잔치를 마치고 만취해 버스를 탄 김모 씨는 버스기사와 요금시비를 벌이다가 무심결에 “나는 공산당이다. 공산당이 뭐가 나쁘냐? 잡아넣어라!”라고 했다가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았다.

북한과 관련된 것이면 설사 사실이라도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긴급조치가 함께 적용돼 처벌을 받았다.

 

간담회. 서옥식 박사, 곽철변호사, 소풍 작가, 양병무 원장, 제갈정웅 이사장.(오른쪽부터)
간담회. 서옥식 박사, 곽철변호사, 소풍 작가, 양병무 원장, 제갈정웅 이사장.(오른쪽부터)

 

# 진짜뉴스 언론인, '감사해야 할 대상은?'

‘광우병 연예인 40명’ 전모 최초 공개 등 ‘가짜’와 싸우는 언론인으로 알려져 있는 서옥식 대한언론인회 부회장이 감사나눔신문사를 방문했다. 

서 박사는 고대사, 근대사, 현대사 등 대한민국 역사의 아픈 손가락인 북한에 대한 보도와 관련해 "왜 가짜뉴스가 돌아다닐까?" 그리고 "가짜 뉴스 판별하는 법은 무엇이며, 정말 진짜 뉴스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명쾌하게 제시했다.

서 박사는 주요 언론사들을 포함해 각종 뉴스보도 내용들은 북한 보도와 관련해 유난히 신뢰성이 낮은 것에 대해 '왜 북한에 대한 실상을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것인가'라는 문제제기를 했다.

그래서 나온 책이 〈오역(誤譯)의 제국(2013년)〉을 시작으로 〈북한 교과서 대해부(2015년)〉, 〈가짜뉴스의 세계(2019년)〉라는 단행본 출판됐다. 각각 600쪽 넘는 분량의 세 권의 책은 모두 ‘사실(事實)’에 근거해 한국과 북한에서 벌어지는 왜곡·날조 사례를 분석했다.

그는 "북한 관련 보도 분석과 대응책이 책의 핵심이지만, 보다 정확한 사실을 많이 알수록 역사인식의 오류에 빠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이 되면 감사할 것들이 어떤 게 있을까요?"라는 감사나눔연구원 제갈정웅 이사장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감사해야 할 대상은 정말 많습니다. 상해임시정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싸워준 독립운동가들, 우리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도움을 준 동맹국가 등 정말 많습니다.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분들과 도움을 준 나라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옥식 박사는 전라남도 광양시 옥룡면 운평리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문리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1973년 동양통신사에서 외신부-사회부 기자로 일했고, 1981년부터 2002년 5월까지는 연합뉴스에서 외신부장, 북한부장, 편집국장, 논설고문 등으로 근무했다. 기자시절에는 언론통제가 극에 달하였을 때 사건기자로 활동하면서 주로 긴급조치위반사건 등 시국사건을 취재∙보도했다. 현재 한국언론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