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민간후원으로만 운영되는 의료기관

요셉의원의 이념과 사명.
요셉의원의 이념과 사명.
요셉의원의 이념이 담긴 액자가 환자를 맞이하고 있다.

땡! 땡! 땡!

12시가 되자 고요하지만 힘차게 미사를 집행하는 신부의 목소리가 요셉의원(고영초 원장. 서울시 영등포구 쪽방촌 근처) 내부에 울려 퍼진다.

때마침 시작된 미사는 약 15분간 진행됐다. 미사가 끝나고 나니 마음속에 평온함이 밀려온다.

하루의 시작을 미사(예배)로 시작하는 요셉의원 내부 한 켠에 위치한 작고 아담한 미니까페이자 접견장소에 들어서니 한쪽 벽에 걸린 사각액자의 글귀가 선명히 눈에 들어온다.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환자를 그리스도인의 사랑으로 돌보며, 그들의 자립을 위하여 최선의 도움을 준다." (이념)

"가난한 환자들에게 최선의 무료진료" (사명)

요셉의원 설립자 선우경식 원장.

36년 전인 1987년 당시, 요셉의원 설립자 선우경식 원장은 술 먹고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을 향해 "술 먹으면 안 된다."고 야단만 쳤을 뿐, 치료를 받고 간 환자가 오갈 데가 없어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기 위해 술을 먹는 처참한 현실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픈 몸을 치료하고 간 환자가 다시 찾아오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다 보니 단순하게 진료를 통한 약 처방 뿐만이 아니라 이들이 일시 쉴 수 있는 쉼터와 알코올 중독 환자를 돌보는 재활 프로그램 및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오갈 데 없이 거리에서 노숙자로 살아가야만 하는 가난하고 불쌍한 이들이 처한 현실, 특히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영혼 없는 환자들을 위해 선우경식 원장이 가져야만 했던 생각과 의지는 훗날 요셉의원을 지키는 이념과 사명이 되었다. 

문밖의 요셉의원은 초라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다른 세상에 들어선 듯 고즈넉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문밖의 요셉의원은 초라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다른 세상에 들어선 듯 고즈넉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요셉의원은 가난하고 병들어 사회에서 소외되고 의지할 데 없는 환자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며, 그들의 자활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 도운 지 올해로 36주년을 맞이했다.

뿐만 아니라, 개원 초부터 현재까지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순수민간후원만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영등포에 위치한 요셉의원 건물은 초리한 듯 하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수도원 같은 고즈넉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병원 안에 내과, 외과, 신경외과, 안과, 피부과, 치과 등 20여개 진료과목을 두고 있으며, 환자들의 특성을 감안해 정신적 치유를 위한 음악치료, 미술치료, 영화상영 등의 재활프로그램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낮에는 본업에 충실하게 임하고, 저녁이 되면 요셉의원에서 7시부터 9시까지 돌아가면서 환자들을 돌보는 시스템이다.

고영초 원장.
고영초 원장.

이런 상황이다 보니 낮에도 환자를 치료해줄 수 있는 의사들을 섭외하는 것이 요셉의원 원장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 4월 부임한 고영초 원장은 부임 이후, 현직에서 퇴직했거나 또는 낮 근무가 가능한 자원봉사자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다행히도 7명의 자원봉사자가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다고 한다.

요셉의원은 연인원 90여명의 의료진봉사자를 포함해 600여명의 각 부문 봉사자와 약 6,700명의 후원자들 도움에 힘입어 하루 평균 100여명씩 진료(년평균 약 24,000명)하여 2022년 말까지 약 73만명의 환자를 진료한 기록을 갖고 있다.

세계적 스트리트 아트 작가 토마 뷔유의 선물, '(십자마크) 고양이'가 응원하듯 환하게 웃고 있다.
세계적 스트리트 아트 작가 토마 뷔유의 선물, '(십자마크) 고양이'가 응원하듯 환하게 웃고 있다.

세계적 스트리트 아트 작가 토마 뷔유는 요셉의원을 찾는 자원봉사자와 환자들의 재활을 위해 헌신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요셉의원 건물 한 쪽면에 '(십자마크가 그려진) 웃는 고양이' 선물을 지난 7월21일 남겨 놓았다.

진료인생 50년을 되돌아보니 "모든 것이 감사였다."는 고영초 원장은 지난 4월 부임 당시, 취임사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고 한다.

"저의 50년 의료봉사, 요셉의원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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