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영웅들에 대하여, 묵념!

이미지투데이.
이미지투데이.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동생들도 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

나는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주검을 아는 이는 없으리라.

조국을 위해선 이 몸이 숨길 무덤도 내 시체를 담을
작은 관도 사양하리라.

오래지 않아 거친 바람이 내 몸을 쓸어가고
저 땅의 벌레들이 내 몸을 즐겨 뜯어가도
나는 즐거이 이들과 함께 벗이 되어 행복해질 조국을 기다리며
이 골짜기 내 나라 땅에 한 줌 흙이 되기 소원이노라.

모윤숙 시인의 추모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의 일부 내용이다. 

 

6ㆍ25전쟁의 판세를 뒤집은 다부동 전투

대한민국 최초의 대장이자, 하늘의 별이 된 백선엽 장군은 "6.25전쟁은 많은 것을 잃게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볼 때 대한민국에 많은 것을 가져다준 사건이었다."고 고백했다.

고 백선엽 장군은 "나는 태생이 군인은 아니었다. 싸움의 기질이 강하고, 용맹함이 돋보이는 그런 사람도 아니다. 말이 어눌하고, 행동은 굼떠 보이며, 답답할 정도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뒤에 결정을 내리는 타입"이라고 밝혔다.

그런 그에게 다부동 전투는 군인으로서는 잊지 못할 전투였다.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전장에서도 그는 맡은 임무에 충실하려 노력했고, 그 노력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최초의 대장 자리에 올랐다.

특히 격렬했던 8월 15~16일은 1사단 병력 보충을 위해 모든 행정병과 취사병까지 동원했고, 부족한 인원들은 신병으로 채웠다. 

단 하루의 전투로 연대의 제1대대 중대원 130명이 60~70명으로 줄어드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또한, 방어선을 유지하기 위해 장교나 사병이나 투혼은 대단했다.

다부동 서측방과 중앙에서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북한군은 야간 총공격을 감행했지만,  제1사단의 '오직 승리'라는 결연한 의지덕분에 북한군 3개 사단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다부동과 대구를 지켰냈고, 대한민국은 결국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숭고한 꽃'으로 되돌아온 군인 아빠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6·25 전사자 유해 2구의 신원을 확인해 70여 년 만에 가족 품으로 모시게 됐다”고 1월 18일 밝혔다.

최 일병의 유해는 2001년 4월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일대에서 미국 측이 6·25 전사자 미군 유해를 발굴하던 중 오른쪽 정강이뼈 일부를 찾았고, 신원 확인을 위해 본토로 옮겨졌다.

이후 한미 공동으로 전투 기록, 발굴 정황, 유전자·법인류학적 분석 등을 통해 국군 전사자로 결론 냈다. 이후 국유단은 최 일병의 유해를 정밀 분석했고, 2020년 채취한 고인의 딸과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것을 최종 확인했다.

최 일병은 1920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전쟁이 발발하자 가족을 두고 입대했고, 육군본부 직할부대 일원으로 1950년 10월 ‘춘천-화천 진격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사했다. 이어, 2019년 6월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은 고 오문교 이등중사로 판명됐다.

국유단 기동탐문관이 병적자료를 조사하던 중 본적지를 전남 나주로 특정했다. 이어 지난해 4월 아들을 찾아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고, 가족관계를 확인했다.

오 이등중사는 1930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났고 슬하에 1남을 뒀다. 태중에 아들이 자라고 있었지만 1952년 4월 입대해 국군2사단 31연대에 배치됐다. 중부전선 고지 쟁탈전에서 중공군의 공세를 막아냈지만, 1953년 7월 화살머리고지 전투 중 22세의 꽃다운 나이로 전사했다.

국유단의 노력덕분에 자녀들은 호국영령이 된 아빠의 존재를 알게 됐다. 최 일병의 딸 최월선 씨는 “오랜 기다림 끝에 아버지를 만나게 돼 감격스럽다”며 감사를 전했다. 오 이등중사의 아들 오종숙 씨도 “뒤늦게나마 아버지의 유해라도 만나는 것이 제가 살아온 이유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