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나무처럼

“사람은 나무와 같아/ 속박으로는 자랄 수 없는 것/ 그러나 나무는 안다/ 자신의 뿌리가 땅의 속박을 벗어나는 건/ 자유가 아닌 죽음이라는 걸” 
박노해 시인의 ‘사람은 나무와 같아’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사람은 숲속에 선 나무와 같아/ 이웃에서 벗어나는 건 자유가 아닌 것/ 굶주린 아이들에게서 벗어나는 건 자유가 아닌 것” 
자발적 복종이란 말이 있듯이 때로는 기쁘게 속박을 받아들여야 할 때도 있습니다. 

“사람은, 사람은 나무와 같아/ 좋은 벗들에게서 벗어나는 건 자유가 아닌 것/ 옳은 길에서 벗어나는 건 자유가 아닌 것.” 
나무가 뿌리를 대지에 깊이 뿌리 내려야 살 수 있고 숲을 떠나선 살 수 없듯이, 사람도 세상에 깊이 뿌리 내려야 살 수 있습니다. 
나무와 나무가 만나 숲을 이루듯 우리도 세상을 향해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박소재

한국버츄프로젝트 김영경 대표를 남양주 조안면 한옥 자택 ‘박소재(樸素齋)’로 찾아뵌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내면에는 언제든 들어가 자신을 회복할 수 있는 성소(聖所)가 있다.” 
당시 김 대표가 소개한 헤르만 헤세의 말입니다. 
인생 문제를 해결할 해법의 열쇠는 우리 마음에 있다는 메시지였지요. 

김 대표는 이런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광부는 갱도에 아무리 쓸모없는 돌이 많아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가 찾는 건 보석이지 잡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미 에드거 앨런 포도 “사람들은 6000년 전에 비해 더 행복해지지도 현명해지지도 않았다. 그저 조금 더 바빠졌을 뿐이다”라고 말했지요. 

바쁘게 살면서도 정작 놓쳤던 삶의 본질과 가치는 무엇인지 돌아보는 아침. 박소재 행랑 유리창 너머 운길산 자락에도 새로운 계절은 찾아오고 있겠지요? 


아버지의 해방일지

“아버지가 죽었다.” 독서모임 회원들과 함께 읽은 베스트셀러 <아버지의 해방일지> 첫 구절입니다.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죽음과 사흘간의 장례식 절차가 이 소설의 씨줄이라면, 월남전 참전 상이군인 노인과 샛노란 머리의 다문화 가족 17세 소녀 등 다양한 조문객의 면면과 그들이 밝힌 아버지와의 ‘웃기고 울리는 인연’은 날줄입니다. 

“아버지는 갔어도 어떤 순간의 아버지는 누군가의 시간 속에 각인되어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생생하게 살아날 것이다. 나의 시간 속에 존재할 숱한 순간의 아버지가 문득 그리워졌다.”(110쪽) 

작품 뒤에 붙은 '작가의 말'에는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에 대한 회한 섞인 감사 메시지도 들어 있더군요. “감사합니다, 아버지. 애기도 하는 이 쉬운 말을 환갑 목전에 두고 아버지 가고 난 이제야 합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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