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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팝 콘서트에서 열광하는 잼보리 대원들, 자료=문화체육관광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팝 콘서트에서 열광하는 잼보리 대원들, 자료=문화체육관광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전 세계 153개 나라에서 몰려든 4만 3천여 명의 청소년 잼버리 대원들이 바다를 메워 만든 새만금 간척지에서 생존 경쟁을 벌였다. 화장실은 개영 초기에 숫자가 부족하고 위생 상태가 불결하여 이용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35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청소년들이 서바이벌 게임을 치르는 뉴스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급기야 가장 많은 대원을 파견한 영국팀(4,465명)이 대회를 포기하고 철수를 시작했다. 뒤이어 미국, 싱가포르도 현장을 떠났다. 철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는 듯 했다. 다행히 다른 나라 대표들이 잼버리 정신을 살려 대회를 끝까지 참여하겠다고 결의함으로써 파행을 면할 수 있었다. 정부도 실추된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장에 머무르면서 진두지휘했다. 총리가 화장실을 청소하는 모습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군인과 경찰이 동참하여 햇빛 가림막을 설치하고 길을 정비했다. 삼성, 현대, LG, SK, 포스코 등 대기업이 참여하여 필요한 물품과 인력을 지원했다. 의료진도 파견하여 온열 환자를 치료했다. 

파열음을 내던 잼버리 대회는 점점 미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잼버리(Jamboree)는 북미 인디언의 말에서 유래되었는데 ‘유쾌한 잔치’ 또는 ‘즐거운 놀이‘라는 뜻이다. 주로 14-18세의 청소년들이 모여 야영 생활을 하면서 서로를 알고 배우며 미래의 리더로 커가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축제 한 마당이라고 할 수 있다. 

잼버리가 자리를 잡아갈 무려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일기예보였다. 잼버리 위원회는 철수를 결정했다. 어디로 갈 것인가. 서울, 경기, 충청 지역 등으로 분산했다. 기업, 연수원, 대학교, 종교 단체 등 기숙사가 있는 곳으로 군사 작전을 하듯이 이동을 했다. 

”대한민국의 위기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시험을 치르는 느낌이었다. 태풍은 점점 다가오고 걱정은 앞서갔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저력은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했다. 곳곳에서 잼버리 대원과 함께 하는 유쾌한 소식들이 들려왔다. 

그리고 마지막 행사로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모여 폐영식을 하고 K팝 콘서트를 끝으로 행사를 마무리한다는 소식이었다. 우여곡절이 많은 12일의 일정이었지만 마지막에 비장의 카드 K팝이 기다리고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비가 간간이 내렸으나 청소년들의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콘서트 실황은 생방송으로 TV에 중계되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국민이 함께 하는 콘서트가 되었다. 첫 번째 출연자가 등장하여 열창을 하자 4만여 명의 잼버리 대원들은 우렁찬 함성을 지르며 즐기기 시작했다. 한글 가사를 따라부르고 떼창을 하는 모습은 전율을 느끼게 했다.

글로벌 걸그룹 뉴진스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히트한 '하이프 보이'를 부르자 잼버리 대원들은 노래를 따라부르고 춤을 추면서 K팝 열기로 하나가 됐다. 아이브, 마마무, 있지 등 화려한 K팝 스타들의 열창에 청소년들은 떼창을 하고 뜨거운 환호를 보내고 춤을 따라 추며,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식 행사를 아쉬움 없이 즐겼다. 

19번째 등장하여 마지막 출연자가 된 NCT 드림은 최근 히트곡 '요거트 쉐이크'와 'ISTJ'를 부르며 세계적인 인기의 이유를 입증해 주었다. 

콘서트가 끝난 후 잼버리 대원들이 언론에 다양한 소감을 밝혔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정말 즐거운 잼버리였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됐다.”

“폭염부터 태풍까지, 출발 전엔 이렇게 많은 일들이 있을 줄 생각도 못 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잼버리가 될 것 같다.”

“마지막 날 콘서트까지 잘 마무리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한국 정부와 시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초반에 힘들기도 했지만 일정을 완주하니 정말 뿌듯하다. K팝 ‘왕팬’인데, 아티스트들을 직접 보고 노래를 들으니 정말 행복하다.”

“BTS 굿즈 선물을 받았다고 하니 미국 친구들이 메신저로 벌써부터 달라고 난리다.”

“화합이라는 스카우트 정신에 부합하는 잼버리였다. 매일매일 예측할 수 없는 일이 펼쳐졌지만 그래서 즐거웠다.”

“새만금에 있을 때는 솔직히 덥고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잼버리 기간 동안 만난 한국인들은 다 인사를 해주고, 따뜻했다. 한국에 무조건 다시 올 것이다.”

“내일 고국 캐나다로 돌아가는데 더 있고 싶은 심정이다.”

아흐마드 알헨다위 연맹 사무총장은 폐영식에서 “그 어떤 행사도 이렇게 많은 도전과 극심한 기상 상황에 직면한 적이 없다”며 “잼버리 대원 여러분은 시련에 맞서고 이것을 오히려 특별한 경험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잼버리 대회는 이렇게 '우려'로 시작해 '환호'의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났다. 기업, 대학교, 종교단체, 지방자치단체가 합심하여 위기를 극복한 아름다운 행사였다. 또한 마지막을 멋지고 우아하게 장식해 준 자랑스러운 K팝 스타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K팝이 있었기에 초반에 실추된 멍든 가슴을 어루만지며 든든한 마음을 간직할 수 있었다. 국민의 기대대로 K팝 스타들은 해외 각국에서 찾아온 잼버리 대원들에게 환희와 감동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주었으니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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