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침과 뜸으로 승부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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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의 병은 마음이 상해서 오는 병, 이른바 내상병(內傷病)이었다. 내상은 마음 속 에너지의 통로인 경락(經絡)을 조절해 다스려야 한다. 내상으로 온 폐열(肺熱)이므로, 가장 먼저 폐의 경락인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화혈(火穴)인 어제(漁際)혈을 잡았다. 

심(心)이 지나치게 활동하면 폐가 피로하고 약해지므로 심(心)의 경락인 수소음심경(手少陰心經)의 통리(通里)혈에 침을 놓아 마음의 분란으로 지나치게 활동하는 심장이 안정되도록 했다. 이어서 감기로 온 열을 다스리는 풍문(風門)혈과 폐유(肺兪)에 뜸을 떴다. 
수태음폐경의 출발점이면서 위(胃)의 중앙인 중완(中院)혈에 뜸을 떠 폐를 보(補)하면서 동시에 소화를 돕게 했다. 그리고 팔의 곡지혈과 다리의 삼리혈에 뜸을 떠 상반신과 하반신의 균형을 잡아주니 곧 열이 내리기 시작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부인은 "참 신기하다" 며 계속 중얼거렸다.
“이렇게 열이 금방 내리는 것을 …. 의사 아들이 다른 병원 의사들을 불러들이면서까지 애를 써도 내리지 않던 열이었는데 ….”
김 회장이 편안히 잠든 모습을 보고 병실을 나서면서나는 병실 문 앞까지 따라 나온 부인에게 뜸을 권했다.
“집에서 날마다 쌀알 반만 한 크기로 몇 군데 뜸만 뜨면 감기도 잘 안 걸리고 건강하게 생활 할 수 있습니다.꼭 해보세요.”

며칠 뒤 퇴원한 김 회장은 집으로 나를 불렀다. 집에서 뜸을 계속 해보겠으니 와서 방법을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김 회장에게 뜸자리를 잡아 주었다. 먼저누구에게나 기본이 되는 보양 뜸으로 무극보양뜸을 권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감기 기운이 느껴지면 몸에서 사기(邪氣)가 드나드는 문(門)인 풍문(風門)에 뜸을 뜨면 된다고 알려 주었다.

“감기가 들면 등이 오싹오싹하죠? 오싹거리는 그 자리가 풍문(風門)혈이거든요. 매일 뜸을 뜨면 감기에 잘 안 걸리겠지만, 어쩌다 감기에 걸린다 해도 풍문(風門)에 뜸을 뜨면 열도 내리고 몸살도 가라앉게 될 겁니다.뜸 열심히 떠보세요."

그 뒤 몇 달이 지나 김 회장은 부인이 열심히 뜸해 주는 덕분으로 감기에도 안 걸리고 잘 지낸다며 나에게 고맙다고 전화를 했다. 나는 내 말을 믿고 따라주어 효과를 보고 있으니 오히려 내가 고맙다고 인사하고 나서나는 그에게 물어보았다.

“아직도 뜸뜨고 나면 창문 열고 선풍기 트세요?”
김 회장은 자신이 감기를 앓지 않으니까 의사인 아들도 좋은지 별 말이 없어 맘 놓고 뜸을 뜬다며 크게 웃었다.

구당 김남수 옹의 책 <나는 침과 뜸으로 승부한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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