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아픈 사람은 아픈 티를 내게 마련이다. 손으로 턱을 감싸 쥐고 진료실에 들어서는 사람에게 "이가 아파서 오셨군요?" 하고 물으면 "그걸 어떻게 아세요?" 하고 궁금해 하는 경우가 있다. 얼마나 아프면 자신이 아픈 이를 손으로 싸쥐고 온 줄도 모를까.

누구나 몸에 통증이 오면 아픈 곳으로 손이 먼저 간다. 배가 아프면 배로 손이 가고 머리가 아프면 머리로 손이 간다. 인간의 몸은 완벽하게 전자동이다. 우리 몸속에는 어떤 첨단기술로도 만들 수 없는 오토매틱 장치가 되어 있다. 
통증이 있는 부위로 손이 가는 것도 자동 장치의 기능이다. 왜 아픈 곳으로 손이 갈까? 분명 통증과 손에 어떤 관계가 있기 때문일 터이다.

침뜸 의학에서 보는 통증의 원인(상처가 원인이 아닌 경우)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열기이고 다른 하나는 한기이다. 기와 혈이 흐르는 경맥과 낙맥에 생긴 더운 열기가 다른 곳으로 흐르지 못하고 뭉치면 통증이 되고, 차가운 한기 때문에 경맥과 낙맥이 수축되어 기와 혈이 흐르지 못해도 통증이 생긴다. 
그래서 인체의 자동장치는 더운 열기로 생긴 통증에는 손을 보내지 않지만, 차가운 한기 때문에 통증이 생기면 손을 보내 감싸거나 쓰다듬고 주물러 아픈 부위를 따뜻하게 해서 아픔을 줄이려 한다.

관절염과 같이 열기로 생긴 통증은 차갑게 해 주 면 기분이 한결 좋아지고, 신경통이나 치통과 같이 한기 때문에 생긴 통증은 따뜻하게 하면 편안해진다. 
흔히 배가 아플 때 뜨거운 온돌에 배를 대거나 다리미를 달구어 배를 따뜻하게 해 주면 통증이 사라지고, 열기가 모여 머리가 아플 때 찬 물수건이나 얼음주머니로 이마를 차갑게 해주면 열이 내리면서 두통이 가라앉는데 그 모든 것이 한 이치이다.

열기나 한기 때문에 기와 혈이 흐르지 못해 통증이 생기는 것이라면 침과 뜸은 통증을 없애는 최고의 수단이다. 한기 때문에 혈이 순환 되지 않아 아플 때에는 손으로 주물러 안마를 해 주기만 해도 혈이 잘 순환되어 고쳐진다. 
그러하니 기혈의 흐름을 조절하며 병을 다스리는 침과 뜸은 더 말할 나위 없지 않은가. 한기가 원인인 통증은 침으로 혈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거나 뜸으로 기혈이 흐르는 통로를 따뜻하게 함으로써 완화되고, 열기가 원인인 통증은 침으로 열기를 풀어주거나 뜸의 열로 열기를 다스림으로써 완화된다.

50대 회사원인 K씨는 머리가 쪼개질 듯 아파 나를 찾았다고 했다. 아침부터 머리가 아파서 진통제를 먹고 집에서 나왔는데 약 기운이 있을 때만 잠시 괜찮을 뿐 두 통이 가시지 않는다고 했다.
“두통도 종류가 많은데 어느 부위 머리가 아픈가요?" "여기 쪽골이 ...."

K씨는 오른쪽 옆머리를 손으로 짚었다. 옆머리 편두통이라면 혹시 담석 때문이 아닐까? 옆머리로는 담(膽) 의 경락(經絡)인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이 흐르고 있는데 담에 정기(正氣)가 모자라거나 사기(邪氣)가 넘치면 담 경락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편두통이 있다면 담석이 있는지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구당 김남수 옹의 책 <나는 침과 뜸으로 승부한다>에서 발췌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