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건강

소리와 소음의 차이

오스트리아 빈대 연구팀이 평균 연령 27세 성인 711명을 대상으로 음악이 스트레스 해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음악이 참가자들의 스트레스와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전전두엽 피질 회로 기능이 억제되고, 불안, 공포 등의 감정에 개입하는 편도체 기능이 활성화된다는데, 이때 음악을 들으면 전전두엽 피질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편도체와 전전두엽 회로의 균형이 맞춰지며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음악을 들으면 자율신경계 중 몸을 이완하는 부교감 신경계를 활성화하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혈압이 낮아지고 마음이 안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음악이라도 누구에게는 좋은 소리가 되고 누구에게는 나쁜 소음이 된다. 울산의대 이지호 교수에 따르면, 소리와 소음의 구분은 주관적 측면이 있어 간단하지 않고 경계도 모호하다고 한다. 소음은 ‘소통을 방해하는 원치 않는 소리’로 정의할 수 있고, 소리의 본질은 사람과의 소통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소리가 소음으로 바뀌는 명확한 물리적 기준(데시벨·dB)은 없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소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공기 분자의 진동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겨우 들을 수 있는 소리는 0데시벨, 일반적인 숨소리는 10데시벨,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는 20데시벨, 일반적인 빗소리는 50데시벨, 여름철 매미 소리는 70~80데시벨, 지하철이나 자동차 소음은 80~90데시벨 정도라고 한다. 이 이상 올라가면 소음성 난청을 유발한다고 한다.

안정감을 주는 숲의 소리

사람에 따라 순간의 감정에 따라 소리가 소음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소음이 소리가 될 수도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 <자연의 노래를 들어라>를 보면, “우리 인간은 시각 중심적인 존재여서 시각에 이상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을 듣는 성향이 있다. 예컨대 저 먼 앞바다에서 부서지는 파도에 시선을 고정하면, 우리의 귀와 뇌는 대개 다른 소리들은 걸러내고 저 멀리서 엄청난 힘으로 몰아치는 파도소리만 포착한다”라는 문장이 있다. 즉 소리와 소음은 우리가 무얼 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랬을 때 숲을 보면서 걷고 있으면 소음은 제거되고 소리만 들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2007년부터 숲 소리를 수집하여 그 특성을 분석한 결과, 사계절 중에서도 새와 벌레 울음소리가 끊임없이 지속되는 여름의 숲 소리가 생명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한 사계절 중 새의 지저귐이 현저히 증가하는 봄의 숲 소리는 사람에게 가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체 이완과 수면 중 뇌에서 발생되는 세타파(theta wave)가 숲 평균소리보다 높아서 안정감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봄의 숲 소리는 20데시벨로 도심 소리에 비해 음량이 1/3 수준으로 작아 청각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또 전 주파수별로 고른 분포를 띠어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고력 향상과 문제해결 시 발생되는 SMR파(sensorimotor rhythm)가 다른 계절에 비해 6퍼센트 정도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정도의 수치는 마음의 안정뿐만 아니라 문제해결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숲 소리 중에서도 시냇물 소리는 가장 선호도가 강했고, 일명 수면파라고 불리는 세타파의 발생량도 평균 숲 소리보다 약 10퍼센트 정도 높았다. 반면에 폭포소리와 낙엽 밟는 소리는 숲 평균소리보다 SMR파의 발생량이 16퍼센트 높아 학습능력 향상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국립산림과학원의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숲 소리를 잘 활용하면, 신체적 이완과 편안함 뿐 아니라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 향상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의 학습 시에도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어떤가? 소음은 없고 소리만 있는 숲을 거닐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풀린다는데. 숲의 소리가 안정감을 준다는데. 스트레스 푸는 가장 간단한 방법, 숲을 걷는 것이다.

김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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