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무의 행복경영

가정문화원 두상달 이사장과 김영숙 원장 부부를 초빙하여 강의를 들었다. 두 분은 <아침 키스가 연봉을 높인다>는 책을 발간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기업체에서 강의가 쇄도하여 인기강사가 되었다. 60세가 넘은 부부가 함께 강의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 직원들의 관심도 남달랐다.

“결혼한 분들, 기회가 주어지면 배우자를 바꾸고 싶은 생각 있으세요?” “바꿔봤자, 그 사람이 그 사람이지 뭐.” 이들은 이렇게 주고받으며 강의를 문답식으로 재미있게 이끌어 갔다. 부부가 살다보면 약점이 보이고 때로는 “이 사람을 만나 내가 왜 이 고생을 하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들은 여기에 대한 해답을 얘기했다. “부부는 서로가 부족하기 때문에 할 역할이 있어요. 부부를 돕는 배필이라고 하는 이유죠. 완벽하면 결혼할 이유가 없잖아요. 결혼은 불완전한 사람들을 위한 제도지요. 부족한 사람들이 만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합쳐서 100점을 만드는 게 결혼의 의미라고 할 수 있어요.”

이들은 결혼의 비밀을 깨달을 때까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달려왔는데 정말 서로가 맞는 부분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남편은 시원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문부터 연다. 아내는 아침부터 찬바람 들어오는 게 싫어서 문을 닫는다. 차를 타면 남편은 에어컨부터 켠다. 아내는 에어컨 바람이 싫어 에어컨을 끈다. 남편은 TV 뉴스나 사극 보는 것을 좋아한다. 아내는 멜로드라마 보는 게 너무 좋다. 남편은 대화할 때 결론만 얘기하라고 다그친다. 아내는 일어난 과정을 소곤소곤 말하고 싶어 한다.

이처럼 맞는 게 없는 부부가 40년 넘게 살았다는 게 신기하다. 이들이 가정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서로가 맞지 않아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죽고 사는 문제 아니면 그냥 지나가자”는 원칙을 세웠더니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피해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 깨달은 진리가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는 것이었다. 부부가 서로 성격과 스타일이 다를 뿐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니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생각을 바꾸니까 다른 것이 장점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원칙을 정하고 서로가 서운한 게 있으면 표현을 하면서 상처를 치유했다.

남자는 관심 사항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이해하는 게 좋다. 남자는 생리적인 욕구를 우선시하므로 먹는 것에 관심이 많다. 여자는 정서적인 면에 관심이 더 많다. 세대 간의 차이도 중요한 변수다. 과거에는 가사는 여성이 전적으로 책임졌다. 하지만 지금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다. 이제 가사를 아내 혼자 부담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게 되어 있다. 집에 오면 가사의 50%는 남편의 몫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요리도 하고 설거지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남편 강사 자신도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집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남편이 죽을 때 아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무엇일까? “여보, 미안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고 소개했다. 이 한 마디에는 “상처 준 것 미안해, 못해 준 것 미안해, 고생시킨 것 미안해, 짐 남겨놓고 떠나서 미안해” 등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인생은 언젠가 마지막이 온다. 그 때가 되면 잘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된다. “있을 때 잘해!”라는 유행가 가사도 그래서 나왔을 게다.

가정이 행복해야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이 생긴다. 일류기업에서 가족친화를 부르짖는 이유이다. 도로교통공단에서 교통사고의 원인을 조사했더니 “부부싸움을 한 날 교통사고 위험이 가장 높다”고 한다. 미국의 조사에 의하면 아침에 다정하게 키스를 하고 출근한 행복한 부부의 연봉이 관계가 안 좋은 부부의 연봉보다 20~30%가 높다고 한다. 강사는 미혼인 사람도 짝을 찾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부탁했다. 결혼은 부족한 사람끼리 만나서 하는 것이다. 너무 눈이 높으면 만남 자체가 어려워진다. 한 단계만 눈을 낮추면 상대는 얼마든지 있다.

이들 강사 부부는 참 맞지 않는 사람끼리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아들 딸 낳아 잘 키워 결혼시켰다. 또 노년에는 가정의 행복전도사로 전국을 누비고 다니면서 명예도 얻고 있다. 이들은 강연을 통해 이렇게 부르짖었다. “우리처럼 맞는 게 없는 부부도 살고 있잖아요. 배우자의 부족한 부분은 내 몫이라고 생각하고 도와주세요. 생각만 바꾸면 가정이 행복하고 직장에서도 경쟁력이 생겨요.” 강의를 들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재미있고 의미 있는 교육이었어요. 조직장과 선생님 교육에도 강사로 모시면 좋겠네요”라고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가정은 가장 작은 공동체이다. 가정의 비밀을 알면 직장의 비밀도 자연스럽게 풀린다. 상사와 부하간에도 맞는 게 많으면 감사할 일이고 맞는 게 없어도 감사할 일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으로 유명한 스티븐 코비 박사는 “차이점을 오히려 축하해 주자”고 강조했다. 차이점이 많을수록 다양성과 시너지효과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차이점과 다른 점에 대한 생각만 바꾸어도 인생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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