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제국 로마에서 배운다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오른팔, 군사 천제 '아그리파'의 흉상, 출처 = Wikimedia Commons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오른팔, 군사 천제 '아그리파'의 흉상, 출처 = Wikimedia Commons

아우구스투스는 '팍스 로마나(Pax Romana)'의 실현을 위해 확고한 방위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국방이 안전하면 로마제국은 안전했다. 『로마사』에서 프리츠 하이켈하임은 “아우구스투스가 서방과 동방을 재편하여 국가 안보를 초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며 그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기원전 27년, 아우구스투스는 군사 천재인 '아그리파'를 동행하고 로마를 떠나 먼저 남프랑스로 갔다. 로마제국의 서반부를 재편성하기 위해서였다. 에스파냐 북부에 사는 산악 민족을 제압하는 일은 아그리파에게 맡겼다. 아그리파는 2년도 걸리지 않아 에스파냐 문제를 정리했다. 

갈리아는 카이사르가 철저히 정복하고 관리를 잘해놓은 덕택에 소소한 접전들을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었다. 알프스 지역은 두 의붓아들 티베리우스와 드루수스에게 맡겨 라인 강과 도나우 강 상류 지역에 사는 모든 종족을 정복했다. 이로써 ‘도나우 지역’이 로마제국의 북쪽 국경선이 되었다. 

기원전 21년, 아우구스투스와 아그리파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합류하여 동방 오리엔트 대책을 세웠다. 아시아(오늘날 소아시아)는 로마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지금까지 로마의 소아시아 정책은 동맹 관계가 기본 축이었다. 로마는 우세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소아시아 전역을 ‘속주화’하는 정책은 피하고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다. 

기원전 63년, 폼페이우스는 '시리아'를 로마의 속주로 만들었다. 오늘날 터키 남동부의 일부에 시리아와 레바논을 합한 지역으로 넓은 땅이다. 시리아는 파르티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까닭에 군사상 중요한 지역이다. 그래서 아우구스투스는 황제 속주로 삼고, 4개 군단을 주둔시켰다. 

 

 '유대(이스라엘)'와 '파르티아(오늘날의 이란)' 문제에 집중 

시리아 속주 남쪽에는 유대 왕국이 있다. 일신교를 믿는 유대 왕국은 다신교를 믿는 로마로서는 가장 골치 아픈 상대였다. 이런 유대에 대한 로마의 정책은 무엇일까? 

아우구스투스가 친로마 성향인 헤롯 왕을 얻는 과정을 살펴보자. 기원전 40년, 파르티아군은 유대를 침공하여 당시의 왕을 생포하고 친파르티아파인 왕의 동생을 왕위에 앉혔다. 퇴위당한 왕의 고관이었던 헤롯은 로마로 망명했다. 당시 로마의 실권자는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였다. 30대의 헤롯은 두 실력자로부터 ‘로마 시민과 원로원의 친구이자 동맹자’라는 칭호를 받고 조국으로 돌아가 반격에 성공하여 유대 왕위를 차지했다. 

안토니우스가 죽은 후에도 헤롯은 아우구스투스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타키투스는 『연대기』에서 “안토니우스는 헤롯에게 예루살렘의 왕위를 주었으며, 아우구스투스가 내전에서 승리한 후 헤롯의 권세는 더 커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헤롯 왕은 친로마 정책을 강화해나갔다. 

로마의 동쪽 방어선의 상징은 파르티아였다. 로마가 지중해 세계의 패권자가 된 뒤에도 로마에서 머나먼 동쪽에 있는 파르티아왕국은 로마 방위의 핵심이었다. 로마를 대항하여 싸울 수 있는 나라는 파르티아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로마는 파르티아와 싸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아우구스투스는 아르메니아 카드를 사용했다. 아르메니아는 친파르티아 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기원전 21년, 사모스 섬에 있는 아우구스투스는 동행한 티베리우스에게 시리아 속주에 주둔하고 있는 4개 군단을 이끌고 아르메니아로 진격할 것을 명령했다. 로마의 생각지도 못한 행동에 당황한 파르티아는 아르메니아 궁정의 아르탁세스 왕을 죽이고 사절을 급파하여 로마에 복종할 것을 맹세했다. 

파르티아 왕 프라테스 5세는 로마가 제시한 조건을 전부 수락하고, 강화조약을 맺기로 약속했다. 기원전 21년 5월 12일, 로마와 파르티아 사이에 강화조약이 맺어졌다. 양국 간에 강화를 맺은 5월 12일은 해마다 축제를 여는 국경일이 되었다. 빼앗겼던 은독수리 깃발이 돌아왔을 때 로마인들은 하늘을 날듯이 기뻐했다. 

양병무 기자

감사나눔연구원 양병무 원장.
감사나눔연구원 양병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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