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건강

숲속 공기는 도심 공기와 확연히 다르다. 맑고 깨끗하고 호흡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심신이 안정되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지구 대기를 가득 채운 공기의 구성 성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평균 공기 구성비는 질소(N) 78퍼센트, 산소(O) 21퍼센트, 기타 1퍼센트다. 기타 1퍼센트를 보면, 아르곤(Ar)이 0.93퍼센트를 차지하고 이산화탄소(CO2)를 비롯한 나머지 많은 종류의 기체가 0.07퍼센트다. 이 구성비가 중요한 건 이로 인해 사람을 비롯한 동물들이 지구에 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탄소 증가로 지구 열대화 현상이 발생하는 건데, 구성비를 보면 이산화탄소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그런데도 탄소 증가가 문제되는 건 그 미세한 차이가 현재의 지구 생태계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변화가 지구 환경을 크게 바꿀 수 있고 그로 인해 타격을 받는 생물종이 많은 데 그 가운데 탄소를 증가시키고 있는 인간 종(種)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알고 보면 우울한 이야기이지만, 더 알고 보면 이제 더는 탄소를 증가시키지 않는 활동을 우리가 해나가면 될 것이다. 그 출발은 바로 숲속 공기가 얼마나 좋은지를 여러 모로 깨닫고, 도심 공기도 숲속 공기처럼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달나라에 생명체가 없고 지구에 생명체가 있는 이유는 지구에만 대기권이 있기 때문이다. 지구 지표면에서 1000km 달하는 대기권에 공기가 들어차 있기 때문에 생명들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인데, 공기가 필요한 이유를 보자.

첫 번째, 공기는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산소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공기는 지구 바깥에서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운석의 충돌을 막아 주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세 번째, 공기는 지구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럼 공기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산소와 우리의 관계를 보자.

지구상에서 산소농도가 가장 높은 곳은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으로 23퍼센트라고 한다. 이 정도의 산소농도는 사람이 거의 피로를 느끼지 못하는 수치인데,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한 유명 카지노에서는 산소 발생기를 설치하여 실내 산소농도를 23~25퍼센트로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정동진 인근 동해안 바닷가의 산소농도는 21.8퍼센트, 설악산 저지대 숲속은 21.6퍼센트, 광릉수목원은 21.3퍼센트, 강원도 산간 지역은 21.0퍼센트, 서울(수도권) 지역은 20.5퍼센트, 가정집 안방은 19.5퍼센트, 지하철 안은 19.2퍼센트, 지하 찜질방은 18.1퍼센트, 지하 쇼핑센터는 18.7퍼센트, 지하 노래방은 18.4퍼센트, 승용차 안은 18.2퍼센트(1인 탑승 환기 없이 1시간 경과 후)라고 한다.

숫자로 보면 산소농도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것 같지만, 우리가 호흡으로 느끼는 산소농도는 많이 차이가 난다. 그건 수치를 몰라도 본능으로 느껴지는 감각이기 때문이다.

‘숲속의 공기는 도심보다 얼마나 맑을까?’라는 제목의 산림청 글을 보자.

“대기 중에는 각종 오염물질이 먼지 알갱이 상태로 떠다니는데 이 알갱이들이 풀잎이나 나뭇잎, 줄기 등에 붙게 되어 주변의 공기를 정화합니다. 농경지가 먼지를 흡착하는 능력을 1로 보았을 때 잔디밭은 그의 2배, 키 작은 나무로 이루어진 덤불숲은 20배, 그리고 울창한 숲은 농경지의 200배에 이릅니다. 이것은 숲속의 공기가 다른 지역의 공기보다 그만큼 더 맑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죠.

공기 중의 먼지 수로 비교하면 공업지대는 숲에 비하여 250배 내지는 1,000배 많고, 대도시는 50배 내지 200배 많습니다. 이것은 숲의 공기가 공업지대와 대도시에 비하여 최소 50배, 최대 1,000배가량 맑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말은 숲속을 거닐기만 해도 도심과 다른 공기로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몸도 마음도 좋아진다는 건데 그 비밀은 우리에게 알맞은 산소농도가 아직 숲에는 있다는 것이다.

도시 숲도 자연 숲과 같은 산소농도로 맑은 공기를 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 일단 숲으로 가서 느껴보고, 도시도 그렇게 만들도록 노력해보자. 숲에도 가고 도시 숲도 확대해 가는 실천,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일 것이다.

김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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