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울대 감사 왕불씨 서문 동 사무처장이 지피는 100감사 쓰기 현장을 찾아서

우리 직원이 100감사를 썼어요

충남 천안 소재 남서울대학교 서문 동(64세) 사무처장은 지난해 6월 감사나눔신문사를 방문해 ‘만델라 프로젝트’에 동참 의사를 표명하며 후원금을 전달했고 이후 지속적인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고인이 되신 김용환 대표와 잦은 소통을 통해 감사를 교내에 확산시키고 싶어했고, 2022년 전국대학교 사무·총무·관리·재무·안전처(국)장 협의회 동계세미나에 제갈정웅 감사나눔연구원 이사장을 특별 강사로 초빙해 감사나눔운동이 널리 알려지기를 희망했다.

그러던 중 지난 11월 사무처 직원이 100감사를 썼다는 연락을 보내왔다. 서문 동 사무처장이 본지를 알게 된 건 부천에서 감사불씨를 지피고 있는 부천성형외과 김용만 이사장을 통해서였는데, 서문 동 사무처장이 무엇을 어떻게 했기에 교내 감사가 펼쳐지는지 궁금해 방문했다.

남서울대(총장 윤승용)는 1993년 12월 대학 설립인가를 받아 다음해 3월에 남서울산업대학교로 그리고 1998년 5월에 남서울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한 4년제 사립대학교이다. 아름다운 성산과 매주저수지를 품고 있는 40여만 평의 친환경 캠퍼스에서 1만 여명의 섬기는 리더 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남서울대 교정에도 겨울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래도 움츠릴 만큼 춥지 않아 경쾌한 발걸음으로 공학2관에 있는 사무처 사무실로 들어갔다. 서문 동 사무처장은 회의에서 돌아오지 않아 100감사를 가장 먼저 썼다는 김서영(36세) 사무처 직원이 처장실로 안내했다.

어렵지만 감사로 행복하게

마음을 좁히는 차 한 잔을 앞에 두자마자 김서영 님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해서 100감사를 쓰게 되었느냐고. 답은 간단했다. 서문 동 사무처장이 권유했기에. 그래서 어땠느냐고 물었다.

“감사를 100개나 쓴다고요? 그것도 한 번에요? 그래서 부정적으로 들렸습니다. 100감사 쓰기 전에 감사앱에 5감사를 쓰기는 했었는데, 100감사를 쓴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막 쓰면 부끄러움, 수치심이 밀려올 것 같아 머뭇거리다가 감사나눔신문에 한 번 써보았는데, 그걸 감사나눔신문에 알리신 건가 봐요.”

5감사를 쓸 때와 100감사를 쓸 때 무엇이 달랐냐고 물었다.

“5감사를 처음 쓸 때는 ‘아침에 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일상 감사를 적었는데 마음이 평안해지면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100감사를 쓰니 사랑하는 가족도 감사, 직장동료도 감사, 장애인이지만 사회생활 할 수 있는 것에도 감사, 신앙생활 하는 것도 감사, 음악을 꾸준히 계속하는 것도 감사였습니다.”

김서영 님은 9살 때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장애인복지카드를 발급받았다. 그가 쓴 100감사에 “대학원 졸업하고 직장 열 번 옮겨도 동일한 하나님의 은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가 있는데, 이는 계속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도 “하루하루 일자리를 통해서 삶을 배우고 나누며 살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항목처럼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인생을 감사로 행복하게 써나가고 있다.

감사가 글로 나타나니 울컥해졌어요

서문 동 사무처장이 감사나눔신문에 남서울대 사무처 직원 100감사를 알린 건 김서영 님 한 분이었는데, 직접 가서 보니 서문 동 처장의 회의 탁자에는 네 분의 100감사가 더 놓여 있었다. 취재를 간다고 해서 썼다고 보기에는 시일이 짧았다. 별도로 교육 시간을 내어 쓴 게 아니라 모두 서문 동 사무처장의 권유를 받고 스스로 시간을 내어 썼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 만나 보기로 했다.

이상원(35세) 님에게 물었다. 100감사를 보니 인생에 대한 감사(10개), 직장에 대한 감사(20개), 미래 배우자에 대한 감사(20개), 부모님에 대한 감사(50개)가 있는데, 쓰면서 가장 오래 생각했던 항목은 무엇이었느냐고.

“미래 배우자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미래 배우자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글로 정리되니까 울컥해지더라고요.”

드러나지 않는 속마음으로 드러나는 말로 늘 감사하는 분들도 감사를 글로 써보고 나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그래서 감사쓰기를 하고 있는 분들은 늘 말한다. 써봐야 그 느낌을 안다고.

이상원 님과 인터뷰가 진행되는 사이 회의를 마친 서문 동 사무처장이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그에게 물었다. 이토록 100감사 쓰기를 적극 권유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감사가 인성교육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감사하는 마음이 우러나와야 섬김의 리더십도 실천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서문 동 사무처장은 기독교인이었고, 그래서 예수가 제자들 발을 씻긴 의미를 늘 헤아리고 헤아린단다. 진정한 섬김의 삶을 실천하고 싶어서. 그러기 위해서는 감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그래서일까, 이후 세 분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그는 연신 오가며 뜨거운 차를 계속 챙겨주는 것이었다. 말보다 앞서는 부지런한 움직임에서 자연스러운 섬김을 읽을 수 있었다.

마음이 둥글둥글해져요

남서울대 사무처 직원인 김원우(28세) 님에게 100감사를 쓴 소감을 물었다.

“처음에는 감사할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써보니 생각보다 소소한 감사가 많았습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눈이 있어서 감사, 계약직이지만 경력을 쌓을 수 있어서 감사한 것 등이었습니다. 다 쓰고 나니 짠하고 뭉클하고 그랬는데, 마음이 둥글둥글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단 한 번의 100감사로 김원우 님은 감사가 안겨주는 핵심을 얻었다. 감사를 쓰면 부드럽고 유연해지는데, 그는 ‘둥글둥글’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송희준(36세) 님에게 100감사 중 가장 고민했던 부분을 묻자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음에 감사”라고 말했다. 그것이 곧 행복을 나누는 방법임에 또 감사를 표했다. 김성균(33세) 님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자 “내 상황을 이해해주심에 감사”를 가리켰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냐고 물으니 부모님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응원해주셨다고 한다. 그리고 고민 상담을 잘 해주는 누님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했다.

다섯 분의 모든 인터뷰가 끝난 뒤 우리는 서문 동 사무처장에게 감사 쪽지를 썼다.

“항상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김성균) 제가 모르던 얼굴의 (모습의) 사진을 잘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송희준) 항상 섬세하게 챙겨주시고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김원우) 부족한 사람인데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또 일자리 같이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김서영) 환대해주시고 배려해 주시고 세심하게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김서정) 늘 겸손과 배려로 가르침 주시고 감사 왕불씨로 선한 영향력을 흘려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이경희)”

서문 동 사무처장은 답했다. 열심히 해줘서 감사하고 건강하고 결혼하고 그래서 기뻐서 감사하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감사하고 열심히 해내면 미래가 행복할 거라고.

모두 감사하고 환한 마음으로 사무실에서 나와 따사한 겨울햇볕에 기념사진을 찍고 돌아오는 길에 문자가 왔다. 또 그 사이 중증장애인으로 오후 4시간만 근무하는 김형준 님이 100감사를 썼다고.

이례적인 일이었다. 감사교육 시간이 아니라 서문 동 사무처장의 권유가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 마음을 내어 100감사를 쓴다는 것. 감사 왕불씨의 열정으로 감사 불씨가 그곳에서 서녘 노을처럼 활활 타오를 것에 미리 감사한다. 감사합니다.

김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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