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전국 교정시설 감사나눔 공모전 수상자 발표

 

 

제3회 전국 교정시설 감사나눔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김00님의 감사편지 높이가 어마어마하다.
제3회 전국 교정시설 감사나눔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김00님의 감사편지 높이가 어마어마하다.

무엇이든 가능하게 하는 것

전국 54개 교정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5만 3천여 명의 수용자를 위한 다양한 교정교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감사쓰기는 공모전을 통해 그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23일 제1회 전국 교도소 감사나눔 공모전 시상식 및 페스티벌을 서울 남부교도소에서, 제2회 공모전 시상식은 2023년 8월 25일 경기도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개최했다. 이어 올해 12월 26일 제3회 공모전 시상식이 서울구치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제3회 전국 교정시설 감사나눔 공모전 심사에 올라온 응모자는 1,142명이다. 1회 응모자 1,043명보다는 늘어났고, 2회 응모자 1,680명보다는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본심에 올리기 전 규정에 못 미치는 476명을 교정시설 내에서 걸러낸 걸 감안하면 큰 변동은 없다고 봐야 한다.

제3회 최우수상 수상자는 서울구치소 김00님, 우수상은 남부교도소 최00님, 군산교도소 신00님이다. 장려상은 밀양구치소 김00님 외 5명, 가작은 안양교도소 전00님 외 7명이다. 이로써 본상 수상자는 17명이고, 최우수 참가상은 48명이다.

최우수상 수상자로 결정된 서울구치소 김00님의 감사는 한 심사위원의 말을 빌리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이다. 그가 쓴 감사편지를 쌓아보면 여느 문학관에 전시되어 있는 대하소설 원고 높이 같다. 장 수로 2,873장이고, 감사 개수로 2,873감사다. 한 사람이 이토록 짧은 시간에 저리 많은 글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레진다.

김00님이 제출한 감사 목록을 보자.

“소감문 / 100감사(울 자기, 울 엄니, 울 아버지, 우리 딸, 우리 아들, 우리 형, 우리 동생, 나, 처가 식구들, 사랑하는 가족들, 장00, 응우엔트) / 500감사(A : 2023년-베트남에서 구치소까지, 오늘, 서울구치소 식단, 2023년 나의 키워드, 구치소 물품들, B : 신문(사회에서 일어난 일들) / 매일 5감사 615개 / 오늘의 양식과 아름다운 글에 대한 감사.”

감사의 양에 압도당하고 면면히 펼치면 성심을 다한 정성에 감동하게 되는 김00님의 감사를 보면서 느낀 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거대한 폭풍으로 변화를 일으켜 평안한 행복을 줄 것이다.

교화가 실감나는 감사

이번 공모전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본상 수상자 17명 가운데 13명이 8개월 이상 매일 5감사를 썼다는 것이다. 이는 2회 공모전에 참여하지 못한 수용자가 3회 공모전 공고 이전부터 자신을 위해 감사쓰기를 실천했다는 것으로 감사쓰기가 추구하는 바와 일치한다. 즉 감사 습관화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외에도 그동안 못 보았던 감사 내용들이 심사위원들의 심금을 울렸다. 피해자에게 감사쓰기, 치매 수용자를 위한 대변 치워주기 등등 교정시설 안에서 누적되어 가고 있는 감사가 창발적으로 진화해 가는 모습에 심사위원들은 다음과 같은 소감을 남겼다.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간 감사일기를 보며,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차가운 시선에도 굴하지 않고 용기 내어 따뜻함을 잃지 않으려는 수용자들의 진심을 느꼈습니다. 작은 변화의 조짐으로부터 우리 사회는 밝아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부산구치소 교위 박병주)”

“겉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내면의 생각을 글로 써서 나타내어 정말 교화가 실감나네요. 감사 쓰기를 통해 변화되어가는 본인들의 모습에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에 나와 다시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서울 남부 교도소 교정위원 이춘화)"

희망은 내가 찾는 것

응모한 수용자들의 감사 하나하나가 모두 감당하기 힘든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이는 차차 지면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그 중 장려상을 받게 된 광주교도소 이00님이 피해자 분께 쓴 100감사 1번과 100번을 보자.

“1. ‘하느님께서 시간을 되돌려 주신다면’ 사건 현장에 가지 않겠습니다. 피해자가 겪었을 공포를 생각하면 피해자 분께 너무 죄송합니다. 죗값을 받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100. 세상 어리석은 이가 되어 주변 분과 피해자 분께 많은 상처를 주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1초도 헛되이 보낼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피해자 분의 저에 대한 원망의 눈물을 생각하며 피해 회복에 초점을 두겠습니다. 밝은 빛 가운데로 이끌어 주셔서 피해자 분께 감사합니다!”

모든 상황을 자신의 잘못으로 인정하며 피해자의 고통을 잊지 않는 마음, 분명 이전보다 나은 삶이 감사를 통해 펼쳐질 것이다.

다음은 가작을 받게 된 청주교도소 임00님을 응원하기 위해 그곳 의료수용동 서주동 교위가 동봉한 추천서를 보자.

“의료동 특성상 일반 환자보다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전혀 거동이 불가능한 사람이 몇 명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임00은 윤00, 김00 등의 대소변을 치우거나 목욕시키고 이불 정돈 등 궂은일을 마다않고 성실히 하는 수용자이기에 담당 근무자로서 이 사람의 성실성을 칭찬해 주고 싶었으며 특히 이번에 ‘100감사 쓰기’와 관련하여 가장 적합한 사람으로 임00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교도관도 감동시킨 임00님은 소감문에서 “현재까지도 종종 새벽에도 일어나서 대소변을 치우곤 합니다. 누군가 나서서 하지 않으면 사동에 큰 혼란이 올 것이고,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당연히 남들도 하기 싫은 일이기에 어떻게 보면 무리하게 간병일과 사동 도우미일 하던 도중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육체적 정신적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스스로를 보고 마음가짐을 다잡고 피드백을 하기 위해 감사쓰기와 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모든 게 감사투성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최우수상 수상자 김00님은 소감문에서 “희망은 제가 찾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감사가 모두에게 행복한 희망을 줄 것이다. 감사합니다.

김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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