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발명)이 곧 선행입니다 ③

교보문고 독서경영대학에서 정재승 KAIST교수는 위 사례를 소개하고, “혁신의 실마리를 고객의 마음에서 찾기 위해서는 고객의 사고와 행동을 정교하게 관찰해야 한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다면 그들의 뇌를 들여다봐야 한다. 소비자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야 기술 혁신의 돌파구가 마련된다”고 했다. 한국은행이 대형할인마트에 제안한 잔돈의 포인트 적립이나 잔돈의 상품권 도입은 늦은 감이 있지만 혁신의 좋은 사례로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묻히는 10원짜리 동전 끄집어내기

10원짜리 동전이 숨어버려 해마다 새로 찍어내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도에 따르면 10원짜리 한 개를 만드는 데 제조원가는 30원이 넘는다.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은 계속 올랐기 때문이다. 마침내 한국은행은 대형마트 측에 현금으로 계산할 때 동전을 거슬러주는 대신 포인트로 적립했다 쓰도록 제안했다.

지난달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머니토피아(Money-topia,돈+유토피아)’라는 주제로 미로운 전시회가 있었다. 돈을 소재로 한 독특한 작품세계로 유명한 퍼포먼스 작가 변영환 씨(55)가 황금만능세태를 비판하며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의 돈’을 역설한 작품들 ‘마전루摩錢樓’, ‘전사錢士’, ‘바벨탑’ 등 40여 점이 호평을 받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구속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전시회, 그러나 ‘작품’이기에 이해할 수 있으나 화폐가 훼손되고 있는 그 자체를 ‘인정’할 것인가에는 의문점을 찍지 않을 수 없다.

잔돈이 천덕꾸러기가 되어 있는 세태는 분명히 문제점을 안고 있다. 아메리카은행(Bank of America)의 ‘잔돈은 가지세요(Keep the Change)’라는 이름의 서비스는 문제의 근본을 살핌으로써 혁신을 한 좋은 예다. 아메리카은행은 오랫동안 신규 계좌가 늘지 않자 디자인회사 IDEO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IDEO는 은행의 잠재적 고객들이 돈에 관해 어떤 불편함을 갖고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귀찮을 정도로 면밀히 관찰했다. 이를 통해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변화의 실마리는 바로 잔돈이었다. 대개 동전들을 귀찮게 여긴다. 주머니에 잔돈이 있어도 꺼내볼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지폐로 계산한다. 주머니에 모아둔 잔돈은 퇴근 후 저금통에 쏟아 붓고, 나중에 지폐로 바꾸며 곗돈이라도 탄 듯 기뻐한다는 것이 그들의 관찰이었다. 그래서 IDEO의 제안으로 아메리카은행은 잔돈을 모아주는 계좌를 신설했다. 계산할 때마다 생기는 잔돈을 모아주는 계좌를 만들어 주 통장과 연동해 사용하는 것. 이 계좌 덕분에 아메리카은행은 5년 동안 1000만 개가 넘는 신규 계좌를 열 수 있었다. 고객의 사소한 행동에서 혁신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교보문고 독서경영대학에서 정재승 KAIST교수는 위 사례를 소개하고, “혁신의 실마리를 고객의 마음에서 찾기 위해서는 고객의 사고와 행동을 정교하게 관찰해야 한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다면 그들의 뇌를 들여다봐야 한다. 소비자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야 기술 혁신의 돌파구가 마련된다”고 했다. 한국은행이 대형할인마트에 제안한 잔돈의 포인트 적립이나 잔돈의 상품권 도입은 늦은 감이 있지만 혁신의 좋은 사례로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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