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건강

물로 몸을 씻으면 목욕이고, 숲의 기운으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면 삼림욕이다. 삼림욕이라는 용어는 목욕을 좋아한다는 일본에서 시작했다. 1982년 일본 임야청장이던 아키야마 도모히데가 제창한 신조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983년부터 소개되었다. 1989년 임업연구원 광릉시험림 내에 최초로 산림욕장 시설이 들어섰다.

산림청에서 정의하는 삼림욕은 “울창한 숲속에 들어가 나무들이 뿜어내는 향기(피톤치드)를 직접 마시거나 피부에 접촉시키고,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심신의 단련과 안정을 가지는 자연건강법”을 말한다. 삼림욕 효과는 숲의 나무들이 발산하는 테르펜류가 유해한 몸속 물질을 제거해 주고, 스트레스를 완화하여 심신을 순화시켜 주고, 신체 리듬을 회복시키고, 운동 신경을 단련시켜 준다. 인체의 심폐 기능 강화로 기관지 천식, 폐결핵 치료에 도움을 준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271개소의 산림욕장이 있는데 산림욕장은 침엽수가 많고 계곡이나 폭포 등과 같은 수계가 연결되는 곳에 조성한다. 경사가 완만한 산림을 대상으로 하되 경사가 있는 곳은 목계단, 안전로프 등을 설치하여 안전성을 확보하고, 산림환경 해설판 등을 설치하여 효과적인 환경해설이 되도록 계획한다.

삼림욕장과 자연휴양림은 다른 곳이다. 자연휴양림은 산림자원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도모하면서 숙박시설, 편의시설 등 기본적인 휴양시설을 설치하여 국민의 보건휴양, 정서함양, 산림교육 등을 위한 야외휴양공간을 제공한다. 동시에 산림소유자의 소득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한 산림으로, 지자체 자연휴양림, 국립 자연휴양림, 개인 자연휴양림 합해 192곳이 있다.

나무와 삼림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 2000년 농림수산성 장관상을 받은 요시후미 미야자키 대학 교수가 쓴 <삼림욕>에서 정의하는 삼림욕은 다음과 같다.

“삼림욕이란 오전이나 오후 또는 하루 종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숲속을 거닐거나 머무는 일이다.”

그가 말하는 삼림욕 방법을 보자.

“삼림욕은 2~3시간 동안 적절한 속도로 숲속을 걷는 일이다. 휴대전화의 전원을 끄고 속박되었던 환경을 완전히 차단하여 숲속에 온전히 머무르자. 발이 땅과 접촉하는 것에 마음을 집중하자.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온몸의 근육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느껴보자. 한쪽 발을 들어 올릴 때 어떤 근육이 움직이는가? 발의 어떤 부분이 가장 먼저 땅에 닿는가? 팔과 다리는 어떻게 동시에 움직이는가? 걷는 동안 무엇이 느껴지는가? 아프거나 불편한 부분이 있는가? 그 부위로 호흡함으로써 통증이 줄어드는 것을 상상해보자. 감정은 어떠한가? 행복한가 혹은 불안한가? 당신 생각에 대해 관찰자가 되어보자. 그 감정들을 받아들이고 감정들이 걸음걸이에 흘러가도록 하자.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을 가능한 한 많이 알아차릴 수 있도록 조용히 걸어보자. 걷는 동안에서 느낀 감각이 전신을 거쳐 뇌로 전달되는 것을 느껴보자. 피부, 발목, 종아리, 무릎, 허벅지, 엉덩이 골반, 가슴, 어깨, 팔, 목, 머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세심하게 살펴보자.”

이번에는 밤하늘 별을 바라보며 숲의 정기를 흡수하는 호흡법을 보자.

“-동일호흡 : 넷까지 세는 동안 코로 숨을 들이마신 다음 다시 넷까지 세어 숨을 내쉰다. 이런 방식으로 5분 동안 호흡한다. 숫자를 늘릴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복식호흡 : 한 손은 배에 다른 한 손은 가슴에 댄 상태에서 폐가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들 때까지 코를 통해 배에 숨을 불어넣는다. 그런 다음 코를 통해 숨을 부드럽게 내뱉는다. 이러한 방법으로 최대 10번 호흡한다.”

이번에는 프랑스 식물학자가 쓴 <나무처럼 생각하기>에 나오는 글을 보자.

“나무가 신체 건강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가장 설득력 있게 증명해 보인 일본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숲의 나무들이 우리의 면역체계를 활성화한다는 것은 이미 밝혀졌다. 앞서 언급한 삼림욕은 면역력을 강화하는 아로마요법과 관련이 있다. 나무는 피톤치드를 발생시키는데, 이 휘발성 물질은 나무가 세균 오염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핵심 물질이다. 그런데 이 피톤치드가 림프구, 특히 암세포를 조절하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cell, 줄여서 ‘NK세포’라고 한다. 자가 면역 체계의 주 구성원으로 면역화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자발적으로 죽이는 작은 림프구 모양의 세포다)를 활성화한다.”

어떤가? 사우나가 몸을 개운하게 하지만 삼림욕도 몸과 마음을 개운하게 한다. 그러니 숲으로 가자. 그것만이 정답이다.

김서정 기자(숲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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