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제목을 달면

“내 인생 중 가장 잘한 선택은 날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섯 가지 감사한 것을 일기에 적은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입니다. 그런데 윈프리는 일기만 쓴 것이 아니라 제목도 달았습니다. 

전문가들은 감사일기에 제목을 달면 감사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윈프리는 공항이나 터미널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을 때, 약속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 제목을 훑어봤다고 합니다. 

우리의 뇌는 반복 경험에 대해서는 쉽게 싫증을 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날마다 쓰는 일기에 제목을 달면, 나중에 그 제목만 훑어봐도 감사의 대상, 그것에 대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이 얼마나 변화되고 확장되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때에 맞는 말

출근할 때마다 KBS 클래식 라디오를 켭니다. 자동차 시동을 끄려는 순간 ‘출발 FM과 함께’ DJ 이재후 아나운서가 마지막 인사말을 던집니다. “오늘도 응원합니다. 당신을!” 
많은 청취자가 이 짧은 응원에 힘을 얻는다고 말합니다. 

토요일 동네 카페에서 서평이 실린 주말판 신문들을 봅니다. 한겨레 ‘성한용의 정치 막전막후’ 필자 성한용 기자는 장문의 기사를 마치며 반드시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많은 독자가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 열린 질문이 마음에 든다고 말합니다. 

<사람은 그 입의 대답으로 말미암아 기쁨을 얻나니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고>라는 잠언의 한 구절처럼, ‘때에 맞는 말’은 인간 세상에 감칠맛이 돌게 합니다. 
감칠맛에는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란 의미도 있습니다.


행복의 염치와 품위

유대계 독일인 철학자 아도르노(1903~1969)가 나치의 박해를 피하여 미국으로 망명해 집필한 <미니마 모랄리아>. 다음은 ‘한 줌의 도덕’이란 제목으로 번역되기도 했던 이 책의 한 구절입니다. 
“‘나는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것인데, 그것은 그가 행복을 불러냄으로써 행복에게 죄를 짓기 때문이다. ‘나는 행복했었다’고 말하는 사람만이 행복에 대한 신의를 지키는 것이다.” 

고통이 넘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느낄 때도 염치 때문에 감히 행복이라는 말을 발설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김소연 시인은 이 구절을 해석했습니다. 
그렇다면 염치를 잃지 않고도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요? 아도르노의 문장은 이렇게 이어졌지요. 
“의식이 행복과 갖는 유일한 관계는 ‘감사’다. 이러한 감사 속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의 품위가 들어 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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